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by 데일리아트 Jul 25. 2024

 Museo Frida Kahlo

[고영애의 건축기행] 멕시코 프리다 칼로 미술관

"푸른 집"
- 건축가: 후안 오 고먼
- 주소: Londres 247, Del Carmen, Coyoacán, 04100 Ciudad de México, CDMX, Mexico
- 홈페이지: museofridakahlo.org.mx  

사진작가 고영애가 전 세계를 돌아다니며 미술 작품보다 아름다운 현대미술관 60곳을 프레임에 담아 소개한다. 뉴욕현대미술관부터 게티센터, 바이에러미술관, 인젤홈브로이히미술관 등 현대 건축의 정수를 보여주는, 12개국 27개 도시에서 찾은 미술관들을 생생한 사진과 맛깔스런 건축 이야기로 안내한다.


프리다 칼로 미술관의 안뜰 (사진 고영애)


프리다 칼로 미술관의 정면 (사진 고영애)


푸른 집의 내부 공간 (사진 고영애)

코요아칸에 있는 프리다 칼로의 생가다. 조용한 주택가에 위치한 푸른 집은 코발트 칠의 강렬함에서 한눈에 알아볼 수 있었다. 디에고 리베라의 친구인 멕시코의 화가이자 건축가 후안 오 고먼(Juan O'Gorman)이 '푸른 집' 프로젝트를 담당했다.


독특한 자화상으로 유명한 화가 프리다 칼로는 18세 때 교통사고로 여러 차례의 수술을 받은 비운의 여성이다. 그럼에도 불구하고 프리다 칼로는 화가의 길을 걸으며 자신의 고통스러운 삶을 주제로 한 그림들을 그렸다. 교통사고로 전신에 깁스를 한 채 침대에 누워 있어야만 했던 암울한 기억들을 캔버스에 옮겼다. 그 표현이 잔인할 정도로 적나라하면서 동시에 감각적이며 관능적이다. 그중 감동적인 작품은 1932년 작 <떠 있는 침대(Henry Ford Hospital)>였다.


원제와 다르게 <떠 있는 침대>로 번역되어 있는 이 작품은 몇 번의 유산 후 병원에서 그린 죽은 아이에 대한 오마주이며 자신의 암울한 삶을 그대로 담은 누드 자화상이었다. 프리다 칼로는 1953년에야 비로소 멕시코에서 첫 개인전을 열게 된다. 그녀의 삶이 얼마 남지 않았음을 직감한 디에고 리베라가 열어준 전시회였다. 프리다 칼로의 강인한 삶을 생생하게 그린 영화 <프리다>의 마지막 부분이 너무나 인상적이었다. 앉을 수조차 없게 된 프리다가 자신의 침대에 누운 채 전시회장으로 등장하며 그녀의 첫 개인전 오픈식에 참석한 그 장면은 잊을 수가 없다. 전시회를 보러 온 군중들 앞에서 누운 채로 기뻐하며 건배했던 장면은 그녀의 당당한 모습 뒤에 가려진 고통으로 더 애절하였다.


프리다 칼로가 죽은 지 1년 후, 리베라는 그녀가 평생을 몸담았던 ‘푸른 집’을 나라에 기증했다. 푸른 집은 프리다 칼로를 기리는 미술관이 되어 오늘날까지 수많은 예술가들이 찾는 명소가 되었다.

프리다 칼로의 작품 전시실 (사진 고영애)


프리다 칼로가 사용했던 이젤과 붓 등의 소장품들 (사진 고영애)


프리다 칼로 미술관의 전시실 모습 (사진 고영애)

프리다 칼로의 집을 돌아보며 남편이었고 그녀의 정신적 지주였던 멕시코 벽화의 거장 리베라의 숨결이 곳곳에 느껴져 리베라를 언급하지 않을 수 없다. 그는 정치적 역사적인 주제를 강렬한 색채로 표현한 가장 멕시코다운 화가였다. 그는 멕시코의 풍경과 멕시코인들의 삶을 사랑했다. 그의 회화적 신념은 뚜렷했다. 그는 메소아메리카의 아름다움을 표현하고자 하는 인디오 정신이 투철했던 예술가이며 조국과 인디언을 사랑했던 숭고한 혁명가였다.


1920년 미국과 유럽, 라틴아메리카의 젊은 미술가들은 멕시코혁명의 예술 현장으로 찾아왔다. 그 무렵 오로스코, 시케이로스와 함께 벽화 운동의 중심에 서 있었던 디에고 리베라는 수많은 공공장소에 벽화를 그렸다. 1929년 처음 개관한 뉴욕현대미술관은 첫 개인전으로 앙리 마티스를, 두 번째 개인전으로 디에고 리베라를 초대할 정도로 리베라의 입지는 대단하였다. 노동자를 그린 디트로이트 미술학교의 벽화는 미국의 공업화를 대표하는 작품으로 그의 대표적인 걸작으로 평가된다. 1933년 록펠러 센터 내부를 장식할 벽화 속에 노동자들의 거대한 메이데이 행진과 이 행진을 이끄는 레닌의 초상을 그려 넣자 이를 제거해줄 것을 요청받았지만 거부하여 결국 그 벽화 자체가 파괴되었던 일화는 유명하다.


리베라는 미술에 대한 열정뿐 아니라 여성 편력의 열정도 대단하였다. 두 차례의 이혼 이후, 세 번째 연인 프리다 칼로를 만나지만 5년 만에 파경을 맞게 되었다. 그러나 둘은 재결합하여 칼로가 세상을 떠나는 1954년까지 함께하며 서로의 작품에 영향을 주었다.

프리다 칼로에게 영향을 준 인디오 컬렉션 (사진 고영애)


프리다 칼로의 일대기를 상여하는 곳 (사진 고영애)


프리다 칼로 자화상 (사진 고영애)



고 영 애


오랫동안 전 세계를 돌아다니며 미술관을 촬영하고 글을 써온 고영애 작가는 서울여대 국문학과와 홍익대 대학원 사진디자인과를 졸업했다. 한국미술관, 토탈미술관 등에서 초대 전시회를 열었고 호주 아트페어, 홍콩 아트페어, 한국화랑 아트페어 등에 초대받아 큰 호응을 얻었다. 한국미술관에서 발행하는 월간지에 글과 사진을 실었던 것이 계기가 되어, 이후 잡지에 건축 여행기를 썼다. 

이 연재물은 그의 책 <내가 사랑한 세계 현대미술관 60>(헤이북스) 중에서 <데일리아트> 창간을 기념하여 특별히 독자들에게 소개하고 싶은, 미술 작품보다 아름다운 현대미술관을 골라서 내용을 요약하여 소개한다. 그가 15년 넘도록 전 세계 각지에 있는 현대미술관들을 직접 찾아가 사진을 찍고 기록한 ‘현대미술관 건축 여행기’다.


고영애 글/사진, '내가 사랑한 세계 현대미술관 60', 헤이북스


https://www.d-art.co.kr/news/articleView.html?idxno=1085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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