행복한 설 명절을 바라며
ㅡ 분홍빛 장미 꽃말처럼
"우와! 작년보다 많이 발전했는데 ~"
남편이 지나가다가 장미 그림을 보면서 말했다.
그리면서 행복했는데 더 감사하고 행복했다.
설 명절이 며칠 안 남았다.
'무슨 꽃으로 마음을 전할까?'
생각하다 '행복한 설 명절'을 바라며 분홍빛 장미를 그려 가족 친지들에게 그림과 함께 안부를 전했다.
작년 여름에 아파트 정원에 핀 장미꽃을 찍은 사진을 찾아서 보고 그렸다.
장미 중에 분홍빛 장미가 좋다.
꽃말이 예뻐서. 꽃말처럼 행복한 사랑하고 싶어서!
분홍빛 장미 꽃말은 '행복한 사랑'
어렸을 때 행복한 설 명절이 생각난다.
엄마가 사준 알록달록한 색동저고리와 빨간 치마를 입고 설날 세배하고, 세뱃돈 받으면 동네 가게에 가서 보름달처럼 둥근 '보름달' 빵을 사 먹었다.
빵 속에 하얀 크림이 있고 카스텔라처럼 부드럽고 달콤한 맛!
"아! 맛있다!"며 빵순이가 되어 행복했다.
설 선물로 종합세트 과자 선물을 받고 기뻐하며 아껴 먹었던 추억도 새록새록 난다.
고향이 이북 평양인 엄마는 설 명절 때 늘 만두를 빚었다. 고향에서 꿩만두를 먹던 생각이 난다고 하시며... 꿩만두 식당을 찾아가서 드시면서
"여기서는 통 그때 먹던 꿩만두 맛이 안나!" 하셨다.
꿩고기는 없지만, 묵은지와 두부 숙주나물 돼지고기를 섞어서 속을 만들어 만두피에 넣고 만두를 빚으셨다. 이북식으로 크게 초승달처럼 이쁘게! 나도 옆에서 보고 따라 만들다가 만두소가 터진 적이 여러 번 있었다.
설음식은 역시 떡만둣국이다. 딱딱해진 하얀 가래떡 도마에 놓고 일일이 타원형으로 이쁘게 썰고 만두를 넣어 맛있는 떡만둣국을 해 주셨다. 먹기 좋게 찢은 소고기도 좋았고, 하얗고 노란 계란 지단 고명도 예뻤다.
어릴 때 가장 기억나는 설빔으로 손재주 좋으신 엄마표 빨간 털실 바지와 장갑이다.
빨간 색상이 좀 화려한?
엄마가 빨간 털실 한 뭉치를 가지고 긴 대바늘로 한 땀 한 땀 손뜨개를 해서 쫄바지와 귀여운 벙어리장갑을 해주셨다.
장갑 잃어버린다고 털실로 길게 짜서 목에 걸고 다닐 수 있도록 장갑 걸이도 만들어서 주셨다. 겨우내 나는 그 빨간 털실 쫄바지를 입고, 장갑을 끼고 다녔다. 엄마 사랑을 입고 끼고 해서 그럴까? 따뜻한 겨울을 보냈다.
엄마는 7년 전에 하늘나라로 가셨다.
코로나로 거리두기 때문에 또 오빠가 뇌경색으로 2년이나 입원해서 명절에 가족들이 못 모였다.
설 명절에 모여 엄마와 가족들이 두 편으로 나누어 윷놀이하던 행복한 설 명절이 그립다.
"우와! 모다!"
"아우ㅜㅜ 백도네!"
하며 "하하하하~~~"
웃었던 엄마와 가족들의 웃음소리가 들리는 듯하다.
진 팀이 아이스크림 사 오기 내기인데 그때 먹던 아이스크림은 얼마나 부드럽고 달콤했는지!
장미는 그리스 신화에서 미의 여신 '아프로디테 '가 자신의 아름다움을 표현하기 위해 만들었다고 한다.
사랑의 사자 큐피드가 아름다운 장미를 보고 키스하려 하자 꽃 속의 벌이 놀라 침으로 큐피드의 입술을 콕 쏘고 말았다. 이에 신이 벌을 잡아 침을 빼서 장미 줄기에 꽂았다. 그 후에도 큐피드는 가시에 찔려도 장미꽃을 사랑했다는 전설이 있다.
아름다운 장미에 가시가 있듯이 행복한 사랑에도 아픔이 있다.
어릴 적 행복한 설 명절을 생각하니 엄마의 사랑이 더욱 가슴이 뭉클하다.
가난한 살림에 힘든 장사일도 잘 참고 하시며 하루에 서너 시간만 주무셨다는 엄마!
'4남매 키우시느라 얼마나 힘드셨을까?'
살림은 어려워서 물질적인 것은 부족했지만, 늘 우리에게 사랑을 많이 주셨다.
87세에 돌아가신 엄마 말씀이 생생하게 기억이 난다.
"나는 그때 너희들이 말썽 없이 잘 자라서 힘든 줄도 몰랐다!"
올해 77세 시인 나태주 님의 사랑에 관한 시가 엄마의 사랑이 아닐까?
'사랑에 답함'
- 나태주
예쁘지 않은 것을 예쁘게
보아주는 것이 사랑이다
좋지 않은 것을 좋게
생각해주는 것이 사랑이다
싫은 것도 잘 참아주면서
처음만 그런 것이 아니라
나중까지 아주 나중까지
그렇게 하는 것이 사랑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