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by 이혜숙 Apr 14. 2022

행복한 설 명절을 바라며

  ㅡ   분홍빛 장미 꽃말처럼

"우와! 작년보다 많이 발전했는데 ~"

남편이 지나가다가 장미 그림을 보면서  말했다.

그리면서 행복했는데 더 감사하고 행복했다.


설 명절이 며칠 안 남았다.

'무슨 꽃으로 마음을 전할까?'

생각하다 '행복한 설 명절'을 바라며 분홍빛 장미를 그려 가족 친지들에게 그림과 함께 안부를 전했다.


작년 여름에 아파트 정원에 핀 장미꽃을 찍은 사진을 찾아서 보고 그렸다.

장미 중에 분홍빛 장미가 좋다.

꽃말이 예뻐서. 꽃말처럼 행복한 사랑하고 싶어서!


분홍빛 장미 꽃말은 '행복한 사랑'


어렸을 때 행복한 설 명절이 생각난다.


엄마가 사준 알록달록한 색동저고리와 빨간 치마를 입고 설날 세배하고, 세뱃돈 받으면 동네 가게에 가서 보름달처럼 둥근 '보름달' 빵을 먹었다.


속에 하얀 크림이 있고 카스텔라처럼 부드럽고 달콤한 맛!

"아! 맛있다!"며 빵순이가 되어 행복했다.

설 선물로 종합세트 과자 선물을 받고 기뻐하며 아껴 먹었던 추억도 새록새록 난다.


고향이 이북 평양인 엄마는 설 명절 때 늘 만두를 빚었다. 고향에서 꿩만두를 먹던 생각이 난다고 하시며... 꿩만두 식당을 찾아가서 드시면서 

"여기서는  통 그때 먹던 꿩만두 맛이 안나!" 하셨다. 


꿩고기는 없지만, 묵은지와 두부 숙주나물 돼지고기를 섞어서 속을 만들어 만두피에 넣고 만두를 빚으셨다. 이북식으로 크게 초승달처럼 이쁘게! 나도 옆에서 보고 따라 만들다가 만두소가 터진 적이 여러 번  있었다.


설음식은 역시 떡만둣국이다. 딱딱해진 하얀 가래떡 도마에 놓고 일일이 타원형으로 이쁘게 썰고 만두를 넣어 맛있는 떡만둣국을 해 주셨다. 먹기 좋게 찢은 소고기도 좋았고, 하얗고 노란 계란 지단 고명도 예뻤다.


어릴 때 가장 기억나는 설빔으로 손재주 좋으신  엄마표 빨간 털실 바지와 장갑이다.

빨간 색상이 좀 화려한?

엄마가 빨간 털실 한 뭉치를 가지고 긴 대바늘로 한    한 땀 손뜨개를 해서 바지와 귀여운 벙어리장갑을 해주셨다.


장갑 잃어버린다고 털실로 길게 짜서 목에 걸고 다닐 수 있도록 장갑 걸이도 만들어서 주셨다. 겨우내 나는 그 빨간 털실 쫄바지를 입고, 장갑을 끼고 다녔다. 엄마 사랑을 입고 끼고 해서 그럴까? 따뜻한 겨울을 보냈다.


엄마는 7년 전에 하늘나라로 가셨다.

코로나로 거리두기 때문에 또 오빠가 뇌경색으로 2년이나 입원해서 명절에 가족들이 못 모였다.

설 명절에 모여 엄마와 가족들이 두 편으로 나누어 윷놀이하던 행복한 설 명절이 그립다.


"우와! 모다!"

"아우ㅜㅜ 도네!"

하며 "하하하하~~~"

웃었던 엄마와 가족들의 웃음소리가 들리는 듯하다.

진 팀이 아이스크림 사 오기 내기인데 그때 먹던 아이스크림은 얼마나 부드럽고 달콤했는지!


장미는 그리스 신화에서  미의 여신 '아프로디테 '가 자신의 아름다움을 표현하기 위해 만들었다고 한다.

사랑의 사자 큐피드가 아름다운 장미를 보고 키스하려 하자 꽃 속의 벌이 놀라 침으로 큐피드의 입술을 콕 쏘고 말았다. 이에 신이 벌을 잡아 침을 빼서 장미 줄기에 꽂았다. 그 후에도 큐피드는 가시에 찔려도 장미꽃을 사랑했다는 전설이 있다.

     

아름다운 장미에 가시가 있듯이 행복한 사랑에도 아픔이 있다.

어릴 적 행복한 설 명절을 생각하니 엄마의 사랑이 더욱 가슴이 뭉클하다.

가난한 살림에 힘든 장사일도 잘 참고 하시며 하루에 서너 시간만 주무셨다는 엄마!


'4남매 키우시느라 얼마나 힘드셨을까?'

살림은 어려워서 물질적인 것은 부족했지만, 늘 우리에게 사랑을 많이 주셨다.

87세에 돌아가신 엄마 말씀이 생생하게 기억이 난다.

"나는 그때 너희들이 말썽 없이 잘 자라서 힘든 줄도 몰랐다!"


올해 77세 시인 나태주 님의 사랑에 관한 시가 엄마의 사랑이 아닐까?      

                '사랑에 답함'

                                                -  나태주     

예쁘지 않은 것을 예쁘게

보아주는 것이 사랑이다  

   

좋지 않은 것을 좋게

생각해주는 것이 사랑이다

    

싫은 것도 잘 참아주면서

처음만 그런 것이 아니라

    

나중까지 아주 나중까지

그렇게 하는 것이 사랑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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