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by 이혜숙 Mar 05. 2022

무공훈장 받으신 아버지께 헌화하며

                    - 능소화 꽃말에 마음을 담아

"그만하면 좋아요."

능소화 수채화를 보여주니 남편이 말했다.


얼마 전 기적 같은 일로 아버지께서  6.25 참전 무공훈장을 받으셨다. 6.25 참전 70년 만에,

아버지 돌아가신 지 36년 만에 오랜 기다림 끝에 황금빛 화랑 무공훈장이 왔다.


 '아버지 살아계실 때 받았으면 얼마나 좋았을까?'

너무나 아쉬움이 있지만 지금이라도 다행이고 감사하고 명예롭고 영광이다.


작년부터 꽃 수채화 독학하고 있어서 나만의 추모와 감동과 감사를 담아서 아버지께 바치는 꽃을 그리고 싶었다.


'어떤 꽃을 헌화할까?'

생각하다 능소화 꽃말이 떠올랐다.

능소화 꽃말은 '명예, 영광, 기다림'


작년 여름 남편과 산책하다가 만난 능소화 사진을 보고 그렸다. 남편에게 스케치를 보여주니 구도를 잘 아는 남편이 구도가 부족하다고 했다.

사부로 조언하며 네 번째야 좋다고 했다.

채색 후에도 명암을  잘 나타내라고 하며

사진 보고 꼼꼼하게 말해주는 남편이 고맙다.

 

조선시대 장원급제 한 사람의 화관에 꽂아  주는 어사화로 쓰였다는 황금빛 품은 붉은 능소화!

능 : 업신여길 능,  소 : 하늘소,  화: 꽃 화

하늘을 업신여길 정도로 피어나는 고고한 꽃!


능소화 꽃이 질 때 활짝 핀 예쁜 모습으로 툭! 떨어져서 선비의 기개를 나타냈다고 한다.

선비의 명예는 하늘처럼 백성을 사랑하고 나라를 지키는 것이 아닐까?


6.25 때 참전한 모든 군인들의 마음도 그러지 않았을까?

6.25 무공훈장을 찾아주는 일이 어렵다고 한다.

돌아가신 분들도 많고 유족들은 보이스 피싱인 줄 알고 지나가는 경우가 있다고 한다. 우리도 처음에 그랬다. 남편에게 연락 온 것이 너무 이상했다.


육군본부 관계자는 자녀들의 핸드폰 번호는 찾기가 힘든데 남편 핸드폰 번호가 있어서 그랬다고 했다.

남편이 퇴직 후 주민자치위원으로 봉사하면서 시청에 연락처가 있었나 보다. 남편 덕분에 아버지 훈장을 찾게 되어 더욱 고맙고 기적 같다.


나중에 알고 보니 육군본부에서 오빠에게 카톡으로 연락을 했으나, 연락이 없자  다시 남편 핸드폰으로 연락이 온 것이다.

오빠는 뇌경색으로 2년 이상 입원해서 핸드폰을 꺼 놓고, 새언니가 가끔 확인하기에 뒤늦게 보았다고 한다. 


올해 99세인 친구 시아버님께서 작년 98세에 무공훈장을 받으셨다.

"고생이 헛되지 않았네"

하며 너무나 좋아하셨다고 한다.


어제는 20대 대통령 선거 사전 투표를 했다.

투표소까지 한 100 미터 줄을 선 사람들과 기다리면서 40분 만에 투표를 했다.

진정으로 국민을 사랑하는 대통령이 당선되시길!

나라를 위해 희생하신 분들의 고생이 헛되지 않게.

 바람이 많이 부는 날 바람을 담아서...


하늘에서  아버지가 이 능소화 수채화를 보시고 빙그레 미소 지으시면 좋겠다.

아, 아버지의 인자한 미소가 그립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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