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by 이혜숙 Dec 19. 2021

《스스로 행복하라》를 읽고

- '무소유'의 법정 스님이 그립다. 

흰 눈이 소복소복 내린다. 올 겨울 처음으로 눈답게 내린다. 

창 밖으로 추운 날씨에도 나와서 눈사람을 만들고 있는 행복한 아이들이 보인다.

 "나이 들면서 지켜야 할 것은 동안이 아니라 동심이다"라는 말이 생각난다.

어린 시절엔 눈 내리는 것만 봐도 얼마나 설레고 스스로 행복해했었는가?


어떤 상황에도 '스스로 행복하라'는 법정 스(1932~2010)의 열반 10주기 특별판인 《스스로 행복하라 》를 읽었다.

스님께서 좋아하시는 것들과 내가 좋아하는 것들이 같은 것이 많아 더욱 공감이 되고 위로가 되고 생각나는 것들도 많았다.


30여 년 전에 법정 스님을 뵙고 싶어서 친구들과 함께 송광사에 갔었다. 아름다운 자작나무 숲을 지나 불일암에 도착했다. 스님을 뵙고 싶었는데, 그만 스님께서는 전 날 강원도로 떠나시고 안 계셨다. 그때 너무나 아쉬웠지만 스님이 앉으셨던 작고 소박한 의자를 보며 스님을 만난 듯 반갑고 '무소유'를 실천하시는 스님 모습이 느껴졌다. 스님은 그 의자에 앉아서 무슨 생각을 하셨을까?


 '무소유'의 법정 스님이 그립다!


꽃을 좋아해서 그런지 꽃에 대한 스님의 말씀에 너무나 공감된다. 

"꽃들은 저마다 나름의 빛깔과 모양과 향기를 지니고 있습니다. ㆍㆍ다른 꽃들을 닮으려고도 하지 않습니다. ㆍㆍ모두 다 자기 나름의 특성을 한껏 발휘하고 있습니다. 자기 내면의 지닌 가장 맑고 향기롭고 아름다운 그런 요소들을 마음껏 발산하고 있습니다. "


꽃을 좋아하시고 꽃에서 인생을 말씀하시는 스님!

꽃처럼 사람도 자기 나름의 빛깔과 모습과 향기를 지니고 자기 내면의 아름다움을 피어야 한다는 것이다.


나는 어떤 꽃일까?

나는 나만의 향기가 있는 어떤 꽃으로 피어날까?

코로나 시대에 슬기로운 집콕 생활로 유튜브 보고 독학하며 수채화를 배우고 있다.

꽃을 그리면서 잠시 나도 꽃이 된다. 꽃의 생명의 신비에 감탄하고 기쁨과 힐링의 시간이다.


군자란을 그리면 주황색 군자란 꽃을 좋아하시던 엄마가 생각나 "즐겁게 살아라"라고 말씀하신 엄마와 대화를 한다.

동백꽃을 리면 동백이를 사랑하는 순수하고 따뜻한 용식이가 나오는 드라마 '동백꽃 필 무렵'이 생각나서 혼자 웃는다.

장미를 그리면 장미향이, 국화를 그리면 국화향이 마음에 조금씩 스며든다.


꽃그림을 그리면 서툴지만 몰입이 되고, 실력은 부족하지만 완성된 그림을 보면 가슴 뿌듯하고 행복을 느낀다. 스님 말씀처럼 '스스로 행복하다'.

꽃처럼 나에게도 사람들에게도 위로와 기쁨과 향기를 주는 그림을 그리고 싶다.


요즘 정치를 보면 웃음이 없고 사과만 있다.

"웃음을 선사할 줄 모르는 정치는 향기 없는 꽃이나 마찬가지다 "라는 스님 말씀처럼 국민들에게 웃음을 선사할 수 있는 그런 멋있는 정치인이 나오길 바란다.


'어린 왕자'를 좋아하는 스님! 나도 너무나 좋아하는 어린 왕자!

우리 동네 운정 호수공원 벽화에 있는 어린 왕자 그림이 생각난다.

어린 왕자가 너무나 아름답고 착한 조금은 슬픈 영혼이라 좋아한다는 스님!

"사막이 아름다운 것은 어디엔가 오아시스를 감추고 있기 때문이다 "라는 어린 왕자 말처럼 스님이 사막의 오아시스 같다


너무나 좋아하는 어린 왕자 말이 떠오른다.

"너의 장미꽃이 그토록 소중하게 된 것은 네가 그 꽃을 위해 공들인 시간 때문이야"


내가 사랑하는 가족들과 친구들이 소중한 것은 그들을 위해 공들인 시간 때문이다. 하물며 나 자신을 위해 지금까지 얼마나 공들인 시간이 많은가? 내가 너무나 소중하다는 것을 알았다. 내 인생의 주인은 나니까.

'스스로 행복하라'는 뜻을 더욱 깨달았다.


첼로의 성인 파블로 카잘스를 좋아하시는 스님!

오래전에 《첼리스트 카잘스- 나의 기쁨과 슬픔》를 읽었던 기억이 난다. 스님은 파블로 카잘스처럼 평생 진실과 아름다움 평화를 위해 실천하신 분이다. 진실한 내 글과 그림이 조금이라도 세상을 따뜻하게 하는데 도움이 되길 바라본다.


파블로 카잘스가 그의 고향 카탈루냐의 평화와 자유를 위해 연주한 <새들의 노래>를 들었다. 음악을 들으니 요즘의 미얀마가 생각났다. 미얀마의 자유와 평화를 위해 기도한다


니코스 카잔차키스의《희랍인 조르바》를 좋아하시는 스님!

너무나  인간적이고 자유로운 영혼 조르바! 그리스 크레타 섬에서 자식을 잃은 슬픔을 춤으로 이겨내는 슬프고 아름다운 조르바의 모습도 떠오른다. 조르바의 인간적이고 자유로운 영혼을 닮고 싶다.


스님이 좋아하시는 헬렌 니어링의 《아름다운 삶, 사랑 그리고 마무리》처럼 아름답게 무소유로 살다 가신 스님! 나도 아름답게 살다 사랑하고 마무리를 하고 싶다.


스님은" 출가는 집을 떠나는 것이 아니라 내 자리에서 진정한 본래 나를 찾는 것이다"라고

말씀하신다.

진정한 나는 누구인가?

내가 진정으로 원하는 삶은 무엇일까?


10여 년 전 난소암 3기 말로 수술받고 항암치료받으면서 깨달았다. '내가 너무나 무리하게 성취욕이 많아 몸과 마음을 돌보지 못했구나' 반성도 했다. 무엇이 중요한데!


"암은 깨달을 암이다"라고 그때 깨달았다. 승진과 출세, 명예  성공 등 세속적인 욕심이 행복을 가져다줄 수 없다는 것을! 욕심에 대한 집착과 얽힘에서 벗어났다. 욕심을 버리고 나니 꽃 한 송이 피는 것도 너무나 신비롭고 감탄하며 감사했다. 아름다운 꽃과 단풍을 보는 것만으로도 힐링이 되고 살아있는 기쁨과 축복에 감사했다.


요즘 코로나 시대에 거의 못 나가고 답답하고 우울했다. 일상이 멈추고 즐거웠던 여행과 명퇴 후 처음으로 가지게 되었던 취미 생활인 라인댄스와 노래교실도 못하게 되었다.


그러다 생각을 바꾸어 슬기로운 집콕 생활로 나의 진정한 꿈을 키우기 시작했다.  어릴 때부터 꿈이었던 작가에 도전해 63세에 브런치 작가가 되었다. 너무나 설레고 벅차고 가슴 뿌듯하고 기쁘고 글을 쓸 때  행복하다.


또 그림을 좋아해서 화기가 꿈이라 유튜브 보고 독학하고 그린 그림을 보면서 몰입하고 성취감도 느끼고 또한 행복하다. 내 자리에서 진정한 나를 찾은 느낌이다. 힘든 시기에 충만한 삶을 살고 있다.


코로나 시대에 스님 말씀처럼 세상에 달라지라고 말하기 전에 자신이 먼저 달라지겠다고 다짐했다.

이제는 코로나 블루로부터 자유롭게 즐겁게 조금씩 성장하며 스스로 행복하다.


힘들고 우울한  코로나 시대에 위로와 희망을 주는 스님의 말씀이 더욱 공감되고 생각난다.


"스스로 행복하라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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