오늘도 나의 눈웃음쟁이 셋째 이야기다.
요즘 우리 셋째에게
여러 가지 관심사가 많지만
그중에서도 유독 버려진 쓰레기에 대한 관심이 높아지고 있다.
"엄마, 누가 여기 쓰레기 버렸어~"
그때마다 난
"그러게, 누가 버렸을까~ 여기 버리면 안 되는 건데"
라고 말해 왔다.
엊그제도 그랬다.
"엄마 오늘 누가 쓰레기 버린 거 봤어~"
"그랬구나.. 누가 버렸을까. 지구가 아파질 텐데..."
어제 아침에도 유치원 등원버스를 기다리며
버려진 투명 페트병을 보았다.
"엄마 누가 여기에 쓰레기 버렸어! 누가 버린 거지?"
"그러게... 왜 여기에다 버렸을까?"
같은 날 저녁, 하원 후 편의점으로 향하는 길이었다.
"엄마! 여기에 누가 쓰레기 버렸어~ 이거 내가 주워야겠어!!!!"
"아... 아니... 괜찮아"
하지만 이미 지저분한 쓰레기를 맨손으로 잡은 아이.
주변에 쓰레기통이 없어
편의점까지 가져가야 했다.
편의점에 도착해 쓰레기통에 함께 쓰레기를 버리고서야 나는 알았다.
그날 아침에도,
그리고 예전에도
쓰레기를 볼 때면 이 아이는 쓰레기를 주워 치우려 했다.
쓰레기를 버리면 안 되니까.
그러면 눈으로 보기에도, 지구의 건강에도 안 좋으니까.
그런데 그걸 말린 게 바로 나였다.
손이 더러워지니까.
처리하기 귀찮으니까.
그 생각이 들자 부끄러워졌다.
"우리 00이 정말 착하다..."
"왜?"
"우리 00 이가 우리 마을 깨끗하라고 쓰레기 치워줬잖아~"
작은 칭찬에 아이는 특유의 눈웃음으로 큰 보답을 한다...
오는 주말에는 플로깅이란 걸 해보려고 한다.
그간 아이가 쓰레기를 주우려 할 때마다
말렸던 만큼 치우지 못했던 쓰레기들.
몰아서 치워보려고.
그러면 눈으로 보기에도, 지구의 건강에도 좋을 테니까.