직장인으로 대만살기_week 15
三元花園(삼원가든), Oneca丸咖(밀크티), 원치않는 선물
三元花園 삼원가든
114 대만 Taipei City, Neihu District, Lane 188, Ruiguang Rd, 43號1F
아마 (?) 대만에 있는 캐쥬얼 한식당 중에서는 가장 비싼 "삼원가든"을 드디어 먹어보았다.
미니언니가 다리를 다쳐서 병원에 같이 가고, 약을 사다주는 등의 심부름을 몇 번 했더니 언니가 삼원가든을 사줬다.
내 돈 내고는 대만생활에서 절대 먹어볼 일이 없다고 생각했는데 또 이렇게 먹어보게 된다.
나는 돼지고기도시락을 시켜서 돼지갈비가 들어있는 정식이 왔다.
김치, 무말랭이, 고구마샐러드, 브로콜리, 양파절임, 멸치볶음, 잡채, 달걀말이, 흰쌀밥, 돼지갈비
반찬이 먹어도 먹어도 끝이 없었다. 거기다 맛도 좋았다.
역시 비싼 값을 한다.!
서울에 있는 삼원가든도 안가봤는데...
다음에 한국에 돌아가면 한번 가봐야지 싶다.
Oneca 丸咖 饒河店
No. 112號, Raohe St, Songshan District, Taipei City, 대만 105
언니가 비싼 밥을 사줘서 후식은 내가 사기로 했다.
우버이츠에서는 굉장히 예뻐보이고 고급져보이는 밀크티 가게였는데...
시키고 보니 진짜.. 완전 싸구려 맛이었다.
오랜만에 당충전한다고 딸기어쩌구로 용기내서 시킨건데..
짜증나서 (불면증때문에 짜증이 잦다.) 도대체 어떻게 생겨먹은 가게인지 구글맵에 쳐봤더니 ...
라오허지에 야시장안에 있는 작은 가게였다 ..
우버이츠 시킬때 진짜 조심해야한다. 한국에서도 물론 마찬가지고.
멀쩡해보이는 가게에서 시킨다고 생각하지만 실제로 그 가게를 가보면
'아 여기선 절대 밥 못먹겠다.' 하는 곳들이 꽤 많다.
한국에서는 그림그리기가 취미였다.
요새 잠도 못자고 집에만 갇혀서 우울해보이니 로니가 미술용품을 사주겠다고 그림이라도 그려보는게 어떻겠냐고 물었다.
왠일로 챙겨주나 싶어서 알겠다고 냅다 대답하니 무슨 용품이 필요한지 말하면 자기가 주문하겠다고 했다.
그래서 한 세네개 정도 필요한 도구들을 말하고 기다리기를 몇주...
경비아저씨가 택배가 왔다고 해서 잔뜩 기대에 부푼 마음으로 가져왔더니..
....ㅎㅎㅎㅎㅎㅎ
????
진짜 무슨... 요새는 초등학생들도 안쓸법한 색칠도구세트가 왔다.
좋은 마음으로 선물해준거라는 걸 알기에 화내고 싶지 않았는데 진짜 단전에서부터 화가 치밀어올랐다.
장난하나 싶었다.
아니 그럴거면 애초에 뭐가 필요한지 왜 물어본거고, 나는 사이즈랑 브랜드까지 상세하게 찾아서 말해줬더니 보낸다는게 저딴걸 보내?
그냥 너 색칠공부나하라면서 물어보지말고 보내주던가
진짜 화가나서 감정조절도 안되고 쓰기도 싫어서 뜯지도 않고 그냥 창고에 처박아넣었다.
글쓰면서 다시 생각해도 열받는다.
처박아놓고 저녁에 다시 생각하니, 그래도 성의가 있는데 내가 너무 화가 나있나 싶어서 다시 창고에서 가져와서
비닐을 뜯었다. 그리고 크레파스인지 색열핀이지 뭔지 무슨 플라스틱덩어리같은걸 슥슥 그어봤는데 쇳소리나면서 내가 지금 도화지에 플라스틱을 긁고있는 건지 뭔지 싶은 느낌이 들어ㅏ서 다시 냅다 집어던지고 더 분노만 쌓인채 창고에 다시 처박았다.
미니언니가 이해가 안간다는 표정으로 화가나면 로니한테 말하고 반품해달라고 하라고 하길래
내가 그부분이 더 화가난다고 말했다.
남자친구라면 내 감정을 솔직하게 말할 수 있어야하고 서운한점을 이야기 할 수 있어야하는 존재라고 생각한다.
그리고 나는 직접적으로 표현하는 성격이어서 서운한 점을 갖고 있지 않고 늘 말하려고 한다.
그런데 로니랑의 관계에서 느낀 점은, 내가 내 감정을 말하면 오히려 항상 얘의 화를 부추기고 그럼 싸우게 되고 그게 반복되다보니 무슨일이 생겨도 입 꾹 닫고 말을 안하게 됐다.
오늘만 해도 그렇다. 싸구려색칠공부세트가 정말 마음에 안들고 불쾌한데 (품번 다물어보고 딴거 사준것 같아서 더 화남) 이걸 말해봤자 싸움만 날게 뻔하고 이해도 못할게 뻔하니까 그냥 물건 잘 받았다고만 말했다.
화병나듯이 속으로만 부글부글하면서 눈물이 나는거다.
이게 남자친구인가 싶어서 더 짜증이 났다.
되는일도 하나도 없고 그냥 다 필요없고 나도 미니언니를 따라서 한국에 돌아가고 싶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