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프롤로그
현재의 우리는 어떤 시대보다도 급진적인 변화와 공존하고 있다. 자신만의 컨셉, 정체성, 그리고 도전 등으로 새로운 소비방식과 태도, 그리고 관점으로 미래를 나아가고 있다. 특히, 디지털 세상을 둘러싼 SNS의 활성화, 예를 들어, 블로그, 인스타그램, 유튜브 등을 통해서 비대면으로 온라인상에서 타인과 만나고 정보를 공유하고 소통하는 네트워크망의 지속적인 발전과 형성이 이뤄지고 있다.
하지만, 현실과 다르게 우리는 아직도 예술작품을 본다는 것의 의미에 대하여, 어려움을 가지고 있다. 디지털미디어와 문화적 네트워크는 지속적인 발전 속에서, 그 사이에서도 아직 멈춰있는 것들이 있다. 그 중에서도 바로, 예술작품을 대하는 우리의 태도와 관점이다.
우리는 오늘 미술관 혹은 갤러리, 대안공간을 방문한다. 당신은 누군가의 손에 이끌려, 유명한 작품이라는 정보에 인증샷을 위한 SNS에 올린 사진을 촬영하겠는가? 아니면, 오늘 간 그 장소에서 마음에 와닿는 예술에 발길을 머무를 것인가?
예술에 대해 많은 정보와 지식을 갖출지라도, 자신이 좋아하는 예술에 대해서는 잠시 생각에 잠길지 모른다. 내가 무엇을 좋아했지? 팝아트?, 옵아트? 미니멀리즘? 개념? 퍼포먼스? 많은 예술지식으로는 알 수 없는 자신이 좋아하는 예술. 정작, 자신이 좋아하는 예술에 대해서는 잠시 의문을 갖는다.
생각해보면, 예술이란.
우리의 평범한 일상에 잠시 특별함을 제공해주는 사건이자 이벤트이다. 그 소소함 속에서 특별함을 발견하기 위해서 우리는 미술관을 방문할지 모른다. 하지만, 우리의 전시관람은 매우 전통적이다. 조용하고 엄격하면서 고요한 분위기 속에서의 사진 촬영을 하거나, 혹은 눈으로 예술작품을 뚫어지게 바라본다. 오랜 전통 속에서 이어져 온 전시 관람문화로 우리는 이를 예의로 지켜내며, 작품을 바라본다. 하지만, 정작 우리는 타인에 의한 입소문과 미디어를 통해서 유명해진 작품들 앞에 줄을 서서 보지만, 정작 자신이 좋아하는 작품에 대해서는 모른다.
생각보다 예술이 가까이 존재한다는 사실을 알게 된다면?
예술은 생각보다 다양한 방식으로 우리의 일상 속에 깊숙이 침투되어 있다. 특히 예술은 삶과 분리될 수 없다. 예술의 자양분은 창조적 활동과 경험이 기반을 이룬다. 하지만, 우리는 이를 잊고 예술은 자신과 분리되어 있다고 생각한다.
사실, 이 12명의 예술가들의 작품은 개인의 경험을 바탕으로 1960년대를 시작으로 급격한 예술의 발전을 보여준 예술가들이다. 백남준(Paik Nam June, 1932~2006)을 제외하고, 그들의 활동경로는 주로 미국, 유럽지역을 중심으로 이뤄졌다. 하지만 한국에서 왜 이들에 주목 해야 하는 이유는 무엇일까?
근래에 와서 앤디 워홀(Andy Warhol, 1928~1987), 장 미쉘 바스키아(Jean Michael Basquiat, 1960~1988), 크리스토 자바체프(Christo Javacheff, 1935~2009) 등의 작품이 온라인매체, 전시를 통해서 더욱 주목되었다. 국내에서의 외국작가에 대한 전시가 1990년대를 시작으로 본격적으로 알려지게 되었고, 이를 계기로, 그들은 사실상 우리에게 새로운 예술가가 아니고, 더 친숙한 예술가들이다. 1990년대 이후로 한국은 본격적으로 해외의 거장전으로 그들을 소개하기 시작했다. 특히 세계화와 함께 정부의 문호개방은 갤러리, 미술관, 비엔날레 등을 통해서 국제교류가 본격적으로 이루어졌다. 이 시작을 알린 것이 바로, 《뉴욕현대미술전》(1988), 《광주비엔날레》(1995),《국제현대미술전》(1998) 등이다. 이를 계기로 1990년대를 전후로 하여 이미 한국에서 백남준과 함께 앤디 워홀, 조지 시걸(George Segal, 1924~2000), 장 미쉘 바스키아, 클래스 올덴버그(Claes Oldenburg, 1929~), 크리스토 자바체프, 제스퍼 존스(Jasper Johes, 1930~), 로버트 라우센버그(Robert Rauschenberg, 1925~2008), 장 팅켈리(Jean Tinguely, 1925~1991) , 리처드 롱(Richard Long, 1945~), 알렉스 카츠(Alex Katz, 1927~)등이 소개가 되었다.
이들은 어찌보면, “공유할 수 있을까? 이(This) 예술도?”에서 새롭게 만나는 것이 아니라, 우리와 이미 함께 하고 있었고, 이들은 오래전 우리들을 만나러 왔었다. 그래서 좀 더 가까이 그들의 예술 활동과 삶을 공유하는 경로를 공유하고자 한다. 우리에게 찾아온 급격한 환경의 변화와 함께 찾아온 새로운 일상의 환경, 그리고 새롭게 문화를 수용하는 방식에 대한 고민들로 가득한 요즘, 우리의 일상에서 잠시 예술이 쉼터가 되어준다면, 그들의 삶과 예술을 통해서 힘을 얻기를 바란다.
그럼, 우리가 경험한 일상 속에서 잠시나마 스쳐 지나간 일, 사건, 이벤트 그리고 삶에서 생각한 것들, 알고 있는 것들, 본 것들로, 예술이 어떻게 우리에게 다가왔을까?