안녕하세요, 파란개구리입니다. 7월 9일 제 생일날, 잘 때 즐겨 듣는 오르골 플레이리스트에 왠지 울컥해 쓴 댓글을 가져왔어요.
오늘은 제 생일이에요.
지난 3년간 정신병동을 세 번 정도 입원했어요. 힘들었어요. 하루마다 절망과 죽음을 반복해 생각했고, 어딜 가든지 죽음을 상상하고 바랐어요. 시도로 이어지기도 했죠. 모두가 원망스러웠어요. 병원에 있을 때는 나를 이곳에 넣은 부모님을 원망했고, 과거의 나를 아프게 해서 지금까지 아프게 만든 사람을 원망했어요. 저는 제가 미웠어요.
세 번째 입원, 우울한 나날을 보내던 중 전원을 했어요. 치료받는 느낌을 받을 수 없었던 전 병원과는 달리 프로그램도 선생님들도 많아서 치료받는 기분이 들었어요. 그럼에도 저는 가끔씩 자해를 하고, 많이 울었어요. 어디서 나오는지 모르겠는 우울이 끊임없이 쏟아져 나왔어요.
전원한 병원에서 대략 6개월을 지냈어요. 저를 괴롭히던 우울이 줄어든 기분이 들었어요. 점차 차갑던 색채가 줄어들고 따뜻한 색채를 지닌 세상을 봤어요. 저는 퇴원을 했고, 적응하기 어려운 일상에 조금씩 발을 내디뎠어요. 가끔은 다시 뒤로 가고 싶었어요. 다시 세상을 등지고 숨고 싶었어요. 힘들어서 학교에서 많이 울기도 했어요. 그래도 뒤로 가진 않았어요. 멈추는 시간은 있었지만 힘들면 힘든 대로 버텼어요. 더 이상 저를 아프게 하고 싶지 않았어요.
그렇게 퇴원한 지 1년이 지나 생일을 맞이하게 되었네요. 오늘 새벽에 친구에게 온 생일 축하 메시지를 봤어요. 뭐라 말할 수 없는 기쁨과 행복, 그동안 느꼈던 감정들이 파도가 되어 제 안을 쓸었어요. 그동안 몰아쳤던 폭풍우 속의 파도와 달리 이번 파도는 노을 해변가에 시원하게 밀려들었다 모래 위 자국을 사라지게 만들었어요. 제 팔에는 자해자국이 있고 상처도 마음에 여전히 남아있지만 전보다 아프진 않았어요.
저는 아직도 많이 울어요. 쉽게 상처받고 아파하고 그만하고 싶어 해요. 그러나 나는 전처럼, 어릴 적 행복했던 시절처럼, 최근 느꼈던 행복함처럼 돌아갈 수 있어요. 시간이 필요할지도 모르지만요. 저는 저도 모르게 편안해졌어요. 펑펑 솟아 나오는 우울은 아직도 제 안에 있지만 쏟아낼수록 편안해진 것 같아요. 저는 여러분이 펑펑 쏟아냈으면 좋겠어요. 그게 눈물이든, 이야기든, 분노든, 혼자서든, 둘이서든 말이에요.
지금도 잘 버텨내고 있어요. 고마워요. 고마워요, 여러분.
새벽 감성에 끄적인 글이지만 오랜만에 마음에 드는 글이라 가져와 봤습니다.
여러분, 태어나 주셔서 감사합니다. 잘 버텨주셔서, 누군가의 힘이 돼 주셔서 감사합니다.
오르골 플레이리스트