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돌부처, 자네 혹시 엔비디아 샀어? 내 친구는 2년 전에 사서 강남 아파트 평수를 넓혔다는데, 나는 삼성전자만 들고 있다가 아주 죽을 맛이야. 지금이라도 들어가야 하나? 아니면 이거 다 거품인가?"
오랜만에 만난 대학 선배가 소주잔을 기울이며 한숨 섞인 푸념을 털어놓습니다. 비단 이 선배만의 이야기가 아닙니다. 요즘 직장인들의 점심시간 대화 주제는 기승전'주식'입니다.
특히 AI가 세상을 바꾼다는데, 정작 내 통장 잔고는 바뀔 기미가 안 보이고, 남들은 AI 테마주로 몇 배를 벌었다는 소리가 들려오면 배가 아픈 것을 넘어 극심한 불안감, 즉 포모(FOMO)가 밀려옵니다.
'나만 이 거대한 부의 이동에서 소외되는 것 아닐까?' 하는 공포죠.
게다가 뉴스는 혼란스럽습니다. 한쪽에서는 "AI는 인터넷 발명 이후 최대의 혁명이다, 앞으로 10년은 더 오른다"라고 외치고, 다른 쪽에서는 "닷컴 버블 때를 기억해라, 실체 없는 기대감만 부풀어 올랐다, 곧 폭락한다"라고 경고합니다.
도대체 누구 말을 믿어야 할까요?
땀 흘려 번 소중한 월급을 어디에 둬야 안전할까요?
오늘 저는 여러분과 함께 AI 시대의 투자 지도를 아주 냉철하게, 그리고 '보통 사람'의 눈높이에서 그려보려 합니다. 단순히 어떤 종목을 사라는 소리가 아닙니다. 주식 차트 너머에 있는, 진짜 돈이 흐르는 길목을 찾는 법과 AI를 이용해 내 노동의 가치를 뻥튀기하는 '레버리지' 전략에 대한 이야기입니다.
먼저, 모두가 궁금해하는 'AI 주식 시장' 이야기부터 짚고 넘어가겠습니다. 지금의 AI 열풍을 이해하려면 19세기 미국 캘리포니아의 '골드러시'를 떠올리면 가장 쉽습니다.
금광이 발견됐다는 소문에 전 세계에서 사람들이 몰려들었습니다. 모두가 금을 캐서 부자가 되기를 꿈꿨죠. 하지만 정작 가장 확실하게, 그리고 가장 크게 돈을 번 사람은 누구였을까요? 금을 캐러 온 사람들은 대부분 빈손으로 돌아갔습니다. 진짜 승자는 그들에게 '청바지와 곡괭'를 판 리바이스(Levi's) 같은 상인들이었습니다.
지금 주식 시장도 똑같습니다. 전 세계의 빅테크 기업들이 AI라는 '금'을 캐기 위해 혈안이 되어 있습니다. 그리고 이들이 금을 캐려면 반드시 필요한 '최첨단 곡괭이'가 바로 엔비디아의 GPU입니다. 그래서 엔비디아 주가가 미친 듯이 올랐던 겁니다. 이건 거품이라기보다, 인프라가 깔리는 필연적인 과정입니다. 도로나 철도를 깔 때 건설회사가 돈을 버는 것과 같은 이치죠.
하지만 주의할 점은, 영원히 오르는 주식은 없다는 겁니다. 철도가 다 깔리고 나면 철도 회사의 성장은 둔화됩니다. 그때부터는 누가 돈을 벌까요? 깔린 철도를 이용해 물건을 빠르고 싸게 파는 유통 회사나 여행사들이 돈을 봅니다.
AI 투자도 마찬가지입니다. 지금까지는 '곡괭이'를 파는 기업들이 주인공이었다면, 앞으로의 2막은 이 AI 인프라를 활용해 '돈을 버는 서비스'를 내놓는 기업들이 주인공이 될 것입니다.
예를 들어볼까요? 신약을 개발하는 데 10년 걸리던 제약회사가 AI를 도입해 1년으로 단축한다면? 엄청난 비용 절감과 특허 수익을 얻겠죠. 상담원 100명이 하던 일을 AI 챗봇 하나로 해결하는 은행은? 이익률이 급증할 겁니다. 따라서 지금 당장 엔비디아를 추격 매수하지 못해 안달복달하기보다는, 여러분이 몸담고 있는 산업, 혹은 평소 관심 있는 분야에서 "누가 AI를 가장 잘 활용해서 돈을 벌고 있는가?"를 찾아보는 것이 훨씬 현명하고 안전한 투자입니다. 이것이 바로 '실체 있는 성장'에 투자하는 길입니다.
자, 주식 이야기는 여기까지 하겠습니다. 사실 오늘 제가 진짜 하고 싶은 말은 이게 아닙니다. 주식은 내가 통제할 수 없는 영역입니다. 트럼프가 말 한마디만 해도, 연준이 금리만 건드려도 출렁거립니다. 우리 같은 개미들은 거대한 파도 위에서 멀미를 할 수밖에 없죠. 하지만 내가 100% 통제할 수 있고, 엔비디아보다 더 높은 수익률을 기대할 수 있는 종목이 딱 하나 있습니다.
그건 바로 '나 자신'입니다.
"아유, 뻔한 자기 계발서 같은 소리 하시네."라고 생각하시나요?
아닙니다. 이건 철저히 계산된 '수익률 게임'입니다. 과거에는 개인이 회사 밖에서 돈을 벌려면 엄청난 자본이나 특별한 재능이 필요했습니다. 가게를 차리려면 권리금이 들고, 책을 내려면 출판사가 선택해줘야 했죠. 하지만 AI 시대는 다릅니다. AI는 개인에게 '아이언맨 수트'를 입혀주는 것과 같습니다. 평범한 직장인도 AI라는 수트를 입으면, 예전에는 전문가 10명이 붙어야 했던 일을 혼자서 해낼 수 있습니다.
이게 무슨 뜻일까요? '생산성의 혁명'이 일어났다는 겁니다. 그리고 자본주의 사회에서 생산성의 향상은 곧 '소득의 증가'로 이어집니다. 단, 그 수트를 입을 줄 아는 사람에게 만요.
구체적인 시나리오를 그려보겠습니다. 여기 평범한 40대 직장인 박 차장이 있습니다. 그는 엑셀을 조금 다룰 줄 알고, 주말에는 맛집 다니는 걸 좋아합니다. 예전 같으면 그의 수입은 월급이 전부였을 겁니다. 하지만 박 차장이 AI를 '파트너'로 삼기로 결심합니다.
첫째, 그는 '시간'을 법니다. 회사 업무에 AI를 적극 도입합니다. 챗GPT로 보고서 초안을 잡고, 엑셀 함수를 물어봐서 3시간 걸릴 일을 30분 만에 끝냅니다. 남는 2시간 30분 동안 그는 몰래 딴짓을 하는 게 아니라, 자신의 '두 번째 파이프라인'을 구축합니다.
둘째, 그는 '콘텐츠'를 생산합니다. 박 차장은 자신이 좋아하는 '가성비 노포 맛집' 정보를 블로그에 올리기로 합니다. 예전에는 글 하나 쓰는 데 2시간이 걸려서 엄두를 못 냈습니다. 하지만 지금은 다릅니다. 맛집에 가서 찍은 사진과 메뉴판, 그리고 느낀 점을 메모해서 AI에게 던져줍니다.
"이 내용을 바탕으로 30대 직장인들이 좋아할 만한 위트 있는 말투로 블로그 포스팅 하나 써줘. 검색 잘 되게 해시태그도 뽑아주고."
1분 만에 그럴듯한 글이 나옵니다. 그는 자신이 에디터가 되어 수정을 하고, 글을 발행합니다. 하루에 10분 투자로 블로그가 쌓이고, 방문자가 늘어나고, 광고 수익이 들어옵니다.
셋째, 그는 '지식'을 팝니다. 15년 동안 회계팀에서 일한 경험을 살려 <초보 사장님을 위한 세금 신고 가이드>라는 전자책을 쓰기로 합니다. 목차 구성부터 본문 작성, 교정, 교열까지 AI가 다 해줍니다. 예전 같으면 6개월 걸렸을 집필이 주말 이틀이면 끝납니다. 크몽이나 탈잉 같은 플랫폼에 올려두니, 자고 일어나면 1~2만 원씩 팔려 있습니다.
이게 바로 AI가 가져온 '개인 비즈니스의 대중화'입니다. 거창한 사업이 아닙니다. 내 경험과 AI의 기술을 결합해 아주 작은 '머니 머신'을 만드는 것입니다. 엔비디아 주식을 사면 배당금이 1년에 0.1%도 안 나오지만, 내 지식을 AI로 포장해서 팔면 마진율 90%짜리 상품이 됩니다. 이것이야말로 잃을 것 없는 가장 확실한 투자 아닐까요?
그런데 여기서 많은 분이 주저합니다.
"나는 글솜씨도 없고, 특별한 기술도 없는데..."
여러분, AI는 '평균의 실력'을 가진 사람을 '준전문가'로 만들어주는 도구입니다. 이제 중요한 건 '기술'이 아니라 '기획'과 '실행'입니다. "무엇을 팔 것인가?", "누구에게 보여줄 것인가?"를 고민하는 것, 그게 여러분이 할 일의 전부입니다.
조금 더 과감한 이야기를 해볼까요? 최근 실리콘밸리에서는 '1인 유니콘 기업(직원 없이 혼자서 1조 원의 가치를 내는 기업)'이 등장할 것이라는 예측이 나옵니다. 황당한 소리 같지만, 샘 알트만이 실제로 한 말입니다. AI가 코딩, 디자인, 마케팅, CS를 다 해주면 혼자서도 거대 기업을 운영할 수 있다는 거죠. 물론 우리가 당장 유니콘 기업을 만들 순 없겠지만, 적어도 '나 혼자서 팀장, 대리, 사원 역할을 다 하는 1인 기업'은 충분히 가능합니다.
이것을 우리는 'N잡' 혹은 '사이드 프로젝트'라고 부릅니다. 하지만 과거의 대리운전이나 편의점 알바 같은 N잡과는 차원이 다릅니다. 내 몸과 시간을 갈아 넣는 노동이 아니라, AI 시스템을 구축해 두면 내가 잠자는 동안에도 돌아가는 '지식 자산'을 만드는 일이니까요.
이 모든 것의 공통점은 '초기 비용이 0원에 가깝다'는 것입니다. 망해도 잃을 건 약간의 시간뿐입니다. 하지만 성공하면? 월급 외에 든든한 파이프라인이 생깁니다. 그리고 무엇보다 이 과정에서 배우는 'AI 활용 능력' 자체가 여러분의 본업 경쟁력을 무시무시하게 높여줄 것입니다.
하지만 경계해야 할 태도가 하나 있습니다. 바로 '소비자'로만 남는 것입니다.
대부분의 사람은 AI를 '놀잇감'이나 '소비재'로 대합니다. 월 20달러짜리 챗GPT 유료 버전을 결제해 놓고, 심심풀이 대화나 하거나 숙제 대신 시키는 데 그칩니다. 이건 넷플릭스를 구독하는 것과 다를 게 없습니다. 돈을 쓰는 거죠.
우리는 '생산자'가 되어야 합니다. 월 3만 원을 결제했다면, 그걸로 최소 30만 원, 아니 300만 원의 가치를 뽑아내겠다는 마음가짐이 필요합니다.
"이걸로 어떤 콘텐츠를 만들까?"
"이걸로 내 업무 시간을 얼마나 줄여서 내 시급을 올릴까?"를 끊임없이 고민해야 합니다.
AI 시대의 빈부 격차는 'AI 기술을 가진 자'와 '못 가진 자'가 아니라, 'AI를 이용해 생산하는 자'와 'AI가 만든 것을 소비만 하는 자' 사이에서 벌어질 것입니다.
글을 마무리하며, 다시 처음 선배의 질문으로 돌아가 봅니다.
"AI 주식, 지금이라도 사야 할까?"
제 대답은 이렇습니다.
"형, 주식은 여유 자금으로 적립식으로 조금씩 사두고 잊어버려. 대신 그 불안해할 시간에 형이 가진 20년 치 영업 노하우를 AI한테 정리해 달라고 해서 전자책을 하나 써봐. 아니면 형이 좋아하는 등산 코스 정보라도 AI로 예쁘게 편집해서 유튜브에 올려봐. 엔비디아 주가는 반토막 날 수도 있지만, 형이 만든 그 콘텐츠와 AI 다루는 기술은 절대 배신하지 않아. 그게 진짜 노후 대비야."
여러분, 늦지 않았습니다. 아니, 지금이 가장 빠릅니다. 인터넷 초창기에 블로그를 시작한 사람들이 파워 블로거가 되고, 유튜브 초창기에 영상을 올린 사람들이 대형 유튜버가 되었듯, 지금 'AI 크리에이터'의 세계는 무주공산입니다. 아직 깃발을 꽂은 주인이 없습니다. 3050의 경험과 노련함에 AI라는 무기를 장착해 보세요.
오늘 밤, 주식 차트를 보며 한숨 쉬는 대신, 챗GPT에게 이렇게 물어보세요.
"나는 15년 차 영업맨이고, 사람 설득하는 건 자신 있어. 이걸로 돈 벌 수 있는 부업 아이디어 10개만 추천해 줘. 그리고 구체적인 실행 계획도 짜 줘."
그 질문 하나가, 여러분의 통장 잔고를 바꾸는 터닝 포인트가 될지도 모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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