brunch

You can make anything
by writing

C.S.Lewis

by 핑크라샤 Nov 15. 2022

내 이야기는 듣지 않는다.

말할 기회

같이 산책하고 가끔 좋은 경치 보러 가고 술도 한잔 먹는 사람이 있다.

처음 만나서 이야기하고 같이 걸을 때는 내가 이야기하는 게 참 편했다.

내가 하는 이야기를 잘 들어주니깐 ~~

2년이라는 세월이 지나가고 나는 그 사람과 산책도 계속하고 좋은 경치도 보러 가고 술도 가끔 먹는다.

하지만 언제부터인지 내 이야기를 듣지 않는다는 느낌이 조금씩 들더니 이젠 내가 이야기를 하면

자꾸 무시한다는 느낌을 받는다.

그래서 난 이야기할 때마다 목소리가 커지고 리액션도 늘어나고 살짝 허풍도 섞게 되는 나를 느끼고 있다.

사실 마음의 앙금이 자꾸 쌓이는 것이다.

매일 보는 사람도 아니고 내가 하는 일에 중요한 사람도 아니고 꼭 봐야 되는 사람이라고 체크한 사람도 아닌 그냥 삶에 묻어서 같이 바람 따라 세월 따라 시간을 채우고 싶은 사람인데 내가 자꾸 위축되고 할 말을 줄여야 하고 다그치는 그 사람의 말에 수긍만 해야 하다면 난 그 시간이 자꾸 싫어질 것 같다.

난 내 말을 평가하고 분석해서 답을 내어놓는 사람이 필요한 게 아닌데~~

그런 사람은 삶의 무게에 얼마든지 나타나서 나를 짓누르고 있는데 말이다.

아니 평가하고 분석하는 것 까지는 좋은 피드백이라고 생각하고 싶을 때도 있다.

하지만 그 생채기를 꼭 그 사람에게 받고 싶지는 않은 것이다.


그냥 펀하게 산책하고 좋은 경치 보고 가끔 술 마시고 싫어하는 사람 하나 같이 욕도 하는  그때 그 사람을 다시 만나고 싶다.

나를 가르치려 들고 잔소리하는 사람으로 변해버린 그 사람 말고 말이다.

 

편한 사람을 오래 만날 수 있는 방법은 그냥 그 사람의 이야기를 잘 들어주고 고개 끄덕여 주는 게 아닐까?


난 사실 살면서 잔소리하고 내야기 안 들어주는 사람을 더 많이 만났기에 그렇지 않은 사람을 만나고 싶었는데 말이다.


그럼 난 그 사람에게 한 번은 이야기해야겠지~~

"너에게 살짝 아쉬운 건 네가 내 얘기 잘 안 들어주고 네가 네 생각이 옳으거라고 말을 종지부 찍으려고 할 때야~~ 네 생각이 틀렸다는 게 아니고 내 생각은 다를 수 있다는 걸 한 번씩 생각해 주길 바라

그리고 네가 말하는 난 내가 아니야

난 그냥 내가 생각하고 살아가는 나일 뿐이야"

라고 말이다.

작가의 이전글 네 말이 맞아
작품 선택
키워드 선택 0 / 3 0
댓글여부
afliean
브런치는 최신 브라우저에 최적화 되어있습니다. IE chrome safari