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아침 7시, 남편에게 아기를 잠깐 맡기고 쓰레기를 버리러 밖으로 나간다. 햇살이 따사롭게 비추고, 바람은 살랑살랑 불어오고 새소리가 아름답다. 이대로 딱 한 시간만, 아니 십 분만이라도 느긋하게 걷다가 들어가고 싶은데 집에서 홀로 아기를 보고 있을 남편이 눈에 밟혀 결국 집으로 향한다. 아니나 다를까, 남편은 화장실에 가고 아기는 침대에서 울고 있다.
#청소하고, 빨래하고, 설거지하고, 장난감 정리하고.
매일매일이 똑같은 것 같은데 그럼에도 시간은 흐른다. 그 와중에 아기는 갑자기 놀랄 만큼 달라진다. 갑자기 뒤집기를 하더니, 이번에는 "푸푸" 뭐라고 말하려는 듯 투레질을 한다. 아기가 성장할 때마다 그동안의 고생이 싹 잊히는 기분이 든다.
#우리 아가는 어떤 인형을 애착 인형으로 삼을지 궁금했다. 침대에 귀여운 토끼인형, 카카오인형, 용띠라서 용인형, 남편이 연애시절 사다준 인형 등 갖가지 인형을 가져다 놓았으나 결국 애착인형으로 삼은 것은 내 손가락이었다. 내 손가락을 한참을 만져보다가 빨아보다가 잠든다. 돌고 돌아 엄마라니, 참 귀엽다.
#엄마껌딱지라는 말이 있다. 일명 엄껌. 엄마가 안 보이면 울고, 아주 심하게 울어 남편이나 시어머니, 친정어머니가 달래도 계속 울다가도 내가 안으면 딱 멈춘다. 이럴 때마다 다들 하나 같이 "얘 엄마 찾는다. 엄마를 아네."라고 말한다. 처음 이 말을 들을 때는 부담이었는데, 지금은 즐긴다. 이렇게나 나를 온전히 의지하고 있는 존재라니.
엄마가 더 사랑해 줄게, 아가야.