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by 엘레멘트 Jul 17. 2020

나는 왜 매일 고통스럽게 운동을 할까

죽을 것 같지만 죽지는 않는다


저는 질병을 가지고 있지는 않지만 유전적으로 그리 튼튼한 육체를 갖지 못했습니다.


고등학교 시절 친한 친구는 주먹을 몇 번 쥐었다 펴기만 해도 팔에 근육이 터질 듯 갈라졌지만, 저는 아무리 뛰고 열심히 운동을 해도 종아리에 알이 배기질 않고 언제나 말랑거립니다. 당연히 힘도 약하고 체력도 좋지 못해 건강을 위해 20대 후반부터 운동을 시작하여 꾸준히 운동을 하였지만 부상을 당해 3년 가까이 운동을 완전히 쉬기도 했습니다.


운동의 필요성은 늘 느끼고 있었지만 부상을 핑계로 계속 미루다가 2년 전 서른일곱의 나이에 다시 운동을 시작하게 되었는데, 운동을 하다 보면 점점 목표 수준이 올라가고 결과적으로 멋진 몸을 갖게 된다는 것도 큰 동기부여가 되긴 합니다만 저는 남들에게 멋진 몸을 과시하기 위해 운동을 하는 것은 아닙니다.


제가 운동을 좋아하는 몇 가지 이유가 있는데요,


# 첫째, 제 인생의 가장 중요한 미션과 직접적인 연관이 있습니다.


언젠가 저의 미션에 대해 자세히 말씀드릴 기회가 있겠지만 ‘가족의 행복’을 유지하는 것은 어떤 것과도 바꿀 수 없는 저의 가장 중요한 미션입니다. 물론 앞서 말씀드린 것처럼 제 몸은 ‘진실된 나’는 아닙니다.

https://brunch.co.kr/@element/1


만약 제가 살이 쪄서 뚱뚱해지거나, 사고로 팔이나 다리가 사라져도 제가 아니게 되는 것은 아니니까요. 다만 내 몸은 외부세계와 진정한 나를 연결해 주는 유일한 용기이자 매개체이므로 소중히 다뤄야 하는 것은 당연합니다. 제가 아프고 병들게 된다면 저의 가장 중요한 미션을 제대로 수행하지 못하게 될 것이 분명하지만, 운동을 꾸준히 하면 생활패턴과 식단까지 자연스럽게 건강한 습관을 따르게 되므로 건강을 유지하며 저의 가장 중요한 미션을 성공적으로 수행할 가능성이 높아지게 됩니다.


# 둘째, 운동은 칙센트미하이 교수가 말한 ‘몰입’을 비교적 쉽게 경험할 수 있게 합니다.


저는 언제나 운동을 할 때 제가 가지고 있는 신체능력의 한계치를 약간 초과하는 수준에 도전합니다. 무게를 드는 운동을 한 시간 정도를 한다고 했을 때 이 순간은 비록 수 초-수 분의 짧은 순간이지만 고도로 집중하지 않으면 부상으로 이어질 수 있으며, 심폐능력을 향상하기 위한 운동을 할 때는 꽤 오랫동안 괴로운 상태가 지속되지만 육체적인 고통 때문에 오로지 운동에만 완전히 빠져들어 정신을 혼란스럽게 만드는 모든 생각이 사라지는 몰입 상태를 경험할 수 있습니다.


# 셋째, 운동은 삶의 모습과 매우 유사합니다.


운동을 하는 것이 힘들고 피곤하지만 매일 빠지지 않고 같은 시간에 운동하는 것을 루틴으로 하다 보면 습관이 되어 운동을 하지 않으면 오히려 몸이 개운하지 않게 됩니다. 그리고 운동할 때마다 힘들고 괴로워서 포기하고 싶은 순간이 찾아오지만 이를 극복하면 뿌듯한 성취감을 느낄 수 있습니다. 매일 이런 과정을 꾸준히 반복하다 보면 단기적으로는 몸의 변화를 전혀 알아차릴 수 없지만, 수개월-수년이 지나면 분명하게 변화된 성장해 있는 자신을 발견하게 됩니다. 이런 과정은 공부, 일, 운동, 인생 모든 것에서 스스로 성장하기 위해 공통적으로 필요한 과정인 듯합니다.

운동시작 12개월 후
왼쪽 운동시작 9개월 후 / 오른쪽 운동시작 전


행복은 자신만의 목표를 달성하는 과정에서 정신적, 육체적으로 아무리 힘들더라도 자신의 일을 진심으로 사랑하며 몰입할 수 있을 때 느낄 수 있다고 생각합니다. 그런 면에서 저는 꽤나 행복한 삶을 살고 있는 것 같습니다.


이 글을 읽는 여러분도 더 건강하고 행복해지는 하루가 되셨길 바랍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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