잘 바르고 계실 것 같죠?
제가 항상 강조하는 것 중에 하나는 우리 몸을 위해서 좋은 것을 자꾸 더하기 위한 노력을 하는 것보다 좋지 않은 것을 하지 않으려는 노력이 훨씬 중요하다는 겁니다. 예를 들어 매일 패스트푸드를 먹으면서 건강기능식품을 열심히 챙겨 먹는 것보다 패스트푸드를 줄이고 건강한 식단을 즐기는 습관을 키우는 것이 중요하고요, 피부의 건강을 위해서는 메이크업을 깨끗하게 지우기 위해 3-4중 세안을 뽀득뽀득하고 또 솜에 토너를 묻혀서 최대한 깨끗하게 문질러 닦아야 한다는 고정관념에서 벗어나 가볍고 적절하게 클렌징하는 습관을 갖는 것이 중요합니다.
이렇게 피부건강을 위한 기본적인 세안 습관을 갖고 계신다면, 피부의 장벽기능을 튼튼하게 유지하고 외부로부터 노화를 예방할 수 있는 가장 중요한 두 가지 방법은 아래와 같습니다.
세안 후에 보습제나 수분크림은 대부분 기본적으로 바르시는데요, 자외선 차단제는 아직도 생각보다 많은 분들이 잘 사용하지 않거나, 적절한 사용 방법을 모르시는 듯합니다.
선크림을 올바르게 바르는 방법은 선크림의 종류에 따라 달라집니다. 선크림은 크게 유기자차와 무기자차로 구분할 수 있습니다.
유기자차(유기 자외선 차단제, 화학적 차단제)는 유기물질을 이용하여 화학적인 방법으로 자외선을 흡수하여 열로 배출하는 차단제이며, 대표적인 성분으로는 에칠헥실메톡시신나메이트, 에칠헥실살리실레이트, 호모살레이트 등이 있습니다.
무기자차(무기 자외선 차단제, 물리적 차단제)는 무기물질을 이용하여 물리적으로 빛을 반사시키고 산란시키는 차단제로 대표적인 성분으로는 징크 옥사이드(Zinc Oxide), 티타늄 디옥사이드(Titanium Dioxide)가 있습니다.
유기자차는 발림성이 좋으며 백탁현상이 없는 반면 민감성 피부에는 자극이 될 가능성이 상대적으로 높습니다. 유기자차는 피부에 흡수되는 시간이 필요하기 때문에 외출 30분 전 바르고 외출하는 것을 권합니다.
무기자차는 민감성 피부에도 자극이 적은 반면 금속성분의 막을 형성하기 때문에 위 사진처럼 백탁현상이 생기고 발림성이 떨어지는 단점이 있습니다. 무기자차는 막을 형성해 자외선을 반사하고 차단해 피부에 들어오지 못하게 막는 역할을 하기 때문에 바로 외출하여도 자외선차단 효과가 있습니다.
따라서 이러한 장단점을 잘 고려하여 유기자차와 무기자차 중 내 피부의 상태와 상황에 맞게 사용하시는 것이 좋습니다.
저는 피부가 유분기가 있으면서 세안 직후 보습제를 바르지 않으면 땅기는 증상이 잘 생기고, 제 피부에 맞지 않는 제품을 사용하는 순간 따갑고 붉어지는 민감성 피부인 O(d)S3NW 피부타입이기 때문에, 보습력이 좋고 백탁은 비교적 적은 SPF50, PA++++ 이상의 가성비가 좋은 무기자차를 사용하고 있습니다.
이처럼 어떤 종류의 선크림을 언제 바르는지도 중요하지만 제대로 잘 발렸는지도 그에 못지않게 중요합니다.
많은 분들이 스스로 선크림을 잘 바르고 있다고 생각하시지만 사실은 그렇지 않은 경우가 대부분입니다.
선크림 사용의 권장량은 1㎠ 당 2mg입니다. 이렇게 말씀을 드리면 쉽게 와 닿지 않으실 텐데요, 얼굴 전체에 도포하는 것을 기준으로 검지 손가락 한마디가 가득 찰 정도의 용량이라고 생각하시면 됩니다.
하지만 물리적 차단제를 이 정도 양을 사용하면 위 사진처럼 얼굴이 하얗게 될 수밖에 없기 때문에 실생활에서는 거의 대부분 권장량만큼 사용하지 못하고, 실제 사용량은 권장량의 1/4 수준입니다. 따라서 제품에 표기되어 있는 수치보다 자외선 차단효과가 떨어질 수밖에 없습니다.
또 우리가 평소 습관대로 바르면 전체적으로 균일하게 발리지 않는다는 것도 큰 문제입니다. 어떤 부위는 두껍게 발리고, 어떤 부위는 얇게 발리면서 부위에 따라 얼룩덜룩하게 발리는 현상이 일어나게 되는데, 이를 보완하기 위해서는 ‘자외선 차단제를 연속으로 두 번 바르는 것’이 많은 도움이 됩니다.
그리고 간과하기 쉬운 윗눈꺼풀과 눈의 안쪽 부분, 콧등, 머리 이마 라인, 귀 앞 등을 좀 더 세심하게 발라줄 필요가 있고요, 얼굴뿐만 아니라 귀, 손등, 팔에도 꼭 선크림을 발라주는 게 중요합니다. 한국인에게 가장 흔한 피부암은 '기저세포암'으로 지속적이고 반복적인 자외선 노출과 밀접한 연관이 있는데요, 위에 말씀드린 부위에는 햇빛 노출이 잘 되는 부위지만 선크림을 잘 바르지 않아서 피부암이 발생할 가능성이 높기 때문입니다.
또한 물놀이를 가거나 땀이 많이 나는 운동을 하게 되면 물과 땀, 옷 등에 의해 자외선차단제가 쉽게 닦여 사라지므로 자외선차단제를 수시로 자주 덧발라 주는 것이 매우 중요합니다.
피부 노화의 가장 대표적인 원인은 바로 자외선이기 때문에 피부 노화를 '광노화'라고 부르기도 합니다. 나에게 잘 맞는 좋은 선크림을 잘 바르는 것이 피부 노화 예방의 시작입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