요즘은 가끔 시집을 찾아본다.
전에 없던 일이고
여전히 시가 어렵지만
광산에서 금을 캐내듯
가끔 내 마음을 찌르르하게 만드는 시구를 발견하면
횡재한 것처럼 기분이 좋다.
오늘은 누구나 한 번쯤 들어봤을 법한 윤동주 시인의 별 헤는 밤을 읽다가 조금 슬펐다.
별 하나에 추억과
별 하나에 사랑과
별 하나에 쓸쓸함과..
유행가 가사처럼 자동반사적으로 따라 나왔던 그 시의 앞뒤로
이렇게 긴 이야기가 있는 줄 몰랐다
계절이 지나가는 자리에는 가을로 가득 차 있다니
지금과 비슷한 계절에 써졌나 보다
이 시집에는 시를 소개하기 앞서 작가의 초상화와 짤막한 작가 소갯말이 있는데
특히 윤동주의 모습은 청년 같았다
실제로 시인은 1917년에 태어나 광복된 해인 1945년 후쿠오카 형무소에서 복역 중 옥사하였냐고 한다
그걸 알고 시를 보니
그 냉엄한 시기 젊은 청년이 겪었을 혼란과 고뇌, 좌절 같은 것들이 훅 몰려와
시에 써진 글자 하나하나가 다 슬퍼 보였다.
별을 보며 어머니를 떠올렸지만
별처럼 결코 닿을 수는 없어
어머니를 부르고 부르는 것밖에는 할 수 없었던 시인의 외로움이
종이를 뚫고 나오는 것 같았다
자기 전에 딸아이를 더 많이 안아줬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