린다의 문맹이 별거인가요

린다 시리즈 공간과 장소

by 스타벅스

머리를 들어 얼마나 자주 밤하늘을 보는가? 쉽게 색을 식별할 수는 없지만 밤하늘의 별들은 푸른색과 붉은색으로 빛난다고 한다. 비교적 나이가 젊은 별들이 푸른빛을 내고 나이가 많은 별들이 붉은빛을 낸다고 한다. 우주도 푸른빛은 생기를 뜻하고 붉은빛은 저물어 가는 노을처럼 인생을 표현하고 있는 것 같다.


추운 겨울날 지인들과 모임을 한 후 늦게 헤어졌다. 서로 잘 가라는 인사를 하고 돌아서 오는 길에 문득 밤하늘을 보았다. 강남의 높은 빌딩 숲 사이로 보이는 밤하늘은 빛의 연기에 가로막혀 별들이 희미하게 보인다. 건물에 매달린 불빛은 벽과 유리창에 부딪쳐 땅으로 떨어지고 하늘로 솟아오르는 듯하다. 어쩌다 쳐다본 도시의 밤하늘이다.


사실 시골에 있다 보면 도시보다 별을 볼 기회가 더 많다. 도시보다 일찍 어둠이 찾아오기도 하고 더 어둡다. 그러니 반짝이는 별들을 잘 볼 수 있다. 모든 것을 자연스럽게 보고 느끼게 된다. 어둠이 내려앉은 땅은 식어가며 땅 냄새를 풍기고 별들은 반짝이며 숨을 쉴 때마다 밤공기 사이로 청량한 냄새가 새어 나오는 듯하다. 시골의 밤하늘이다.


땅도 하늘도 늘 보던 것을 우리는 때때로 멀리 자연으로 여행을 갔을 때 진지하게 혹은 호들갑스럽게 감탄하지 않나. 사실 내가 있는 곳 어디에도 하늘도 땅도 있지 않는가. 그곳이 어디든지 낮에는 푸른 하늘이 있고 밤에는 검거나 푸른빛이 도는 밤하늘이다.


김호기의 ‘예술로 만난 사회’에서 ‘장소와 공간’을 설명한 글이 있다. “우리가 거주하는 장소와 공간은 이중적 의미를 갖는다. 전자가 일상적인 삶의 이루어지는 곳이라면 후자는 추상적인 생활이 진행되는 곳이다. 낯익고 따뜻한 곳이 장소인 반면, 낯설고 메마른 곳이 공간이다. 장소가 아닌 공간에서의 삶이 다름 아닌 현대 도시생활의 특징을 이룬다.” 장소와 공간 어느 곳이 더 편한가. 화려한 불빛과 밤하늘의 별빛, 도시 속에서 익명의 자유와 시골의 풀어헤쳐진 들판 같은 정감, 넘쳐나는 소통과 한적한 자유 어떤 것에 더 익숙한가?


우리는 장소와 공간을 알고 있다. 사람과의 관계 속에서도 장소와 공간은 존재한다. 삶을 생각하는 장소와 공간을 선택하는 것은 각자의 몫이다. 선택한 곳에서 숨 막힐 듯한 소통, 넘쳐나는 정보, 넘치는 관심으로부터 가끔은 빠져나와 자신의 주변을 보는 시간을 가져 보라는 것이다. 외톨이가 되라는 것이 아니다. 되돌아보는 시간을 가지고 스스로의 마음을 읽을 수 있어야 한다.


문맹이 별거인가. 읽지 못하면 문맹이지 않는가. 나를 읽지 못하면 스스로의 문맹이다. 문맹 탈출을 위해 산속의 공간이 필요한 사람도 있고 누군가는 마음의 장소가 필요할 것이다. 어디서든 지금 밤하늘을 보길 바란다. 어두울수록 빛나는 밤하늘의 별처럼 홀로 있는 시간에 자신을 잘 볼 수 있지 않을까 한다.


어디에 있는 것이 중요한 것이 아니라 무엇을 생각하며 살고 있는가 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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