장호해수욕장
캠핑장에 도착해서 짐을 풀기 전에 우리는 바다에 먼저 가 보았다.
해수욕장은 정말 바로 앞에 있었다.
“우와~ 여기가 한국이 맞아?”
동남아 해변에서 볼 것 같은 그런 에메랄드빛 바다가 펼쳐져 있었다.
부랴부랴 텐트를 치고 짐을 풀었다.
옷을 갈아입고 바다로 향했다.
‘동해니까 엄청나게 차갑겠지?’
라고 생각하며 물에 들어갔는데 생각보다 놀기 좋은 온도였다.
수영도 못 하고 물놀이를 즐기지 않는 나조차도 그런 바다를 두고는 들어가지 않을 수 없었다.
물속이 투명하게 보여 신나게 스노클링을 즐겼다.
크고 작은 물고기들이 꽤 보였다.
신혼여행 때 푸켓의 바다에서 스쿠버다이빙을 했었다.
장비와 옷을 착용하고 다이버를 따라 입수를 했는데 마스크에 물이 점점 차서 시야를 가리기 시작했다.
숨은 쉴 수 있었지만 마스크에 차 오르는 바닷물 때문에 따가워서 도저히 눈을 뜰 수가 없었다.
추워서 몸은 점점 떨려오고 보이는 것도 없어 나는 점점 무서워졌다. 바다는 칠흑같이 어둡게 느껴졌다.
남편과 다이버에게 신호를 보내 원래 시간을 채우지 못하고 물 밖으로 나오자 코피가 터졌다.
생애 첫 코피였다.
비행기를 탈 때마다 나는 귀가 많이 아팠는데 아마 압력에 굉장히 약했나 보다.
스노클링도 엄두를 내지 못했었는데 삼척의 바다에서 그때 보지 못했던 물고기들을 보았다.
알록달록한 열대어는 없지만 그것만으로도 충분히 즐거웠다.
추위에도 약한 나는 모래사장에 나와 모래찜질을 했다.
모래에 몸을 파묻고 누워있으니 추위가 금방 가셨다.
장호해수욕장의 모래는 달라붙지 않고 털면 털어지는 모래여서 더 좋았다.
펜션에 묵게 되면 바다에서 놀고 들어갈 때 아무리 털어내도 방바닥의 모래를 다시 치워야 하는데 캠핑장은 바다에서 놀기에 정말 최적이었다.
밖에서 물로 모래를 대충 씻어내고 샤워장으로 들어가면 깔끔한 몸으로 텐트에 들어갈 수 있었다.
장호비치캠핑장은 샤워장이 너무 작은 것 빼고는 모든 것이 좋았다.
밤에는 동네를 산책했다.
벽에 <한국의 나폴리 장호>라고 쓰여 있었다.
나폴리가 어떤 곳인지 아무것도 모르지만 그냥 수긍하게 되었다.
그렇게 불릴만한 가치가 있는 곳이라고.
아마 아무것도 모르고 가서 더 감탄할 수 있었던 것 같다.
겨우 1박 2일인 것이 너무 아쉬웠다.
우리는 내년을 기약하고 삼척을 떠났다.
다음 해, 캠핑장이 오픈하는 날 대기했다가 남편과 둘이서 광클릭을 했지만 예약에 실패했다.
그리고 올해, 우리는 다시 한번 시도했고 3박 4일 예약에 성공했다!!
5시간이 넘는 거리를 달려 올여름휴가를 삼척에서 보냈다.
남들은 왜 그렇게 먼 곳까지 가냐고 하지만 우리에겐 그럴 가치가 충분했다.
바다는 여전히 예뻤고, 2년 전보다 더 오래 바다에서 놀았다.
아이들은 삼척해양레일바이크를 다시 타고 싶어 했고, 2년 만에 다시 탄 레일바이크는 여전히 좋았다.
투명한 바다가 다시 그리워질 때쯤, 또 가야지.
한국의 나폴리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