공주산림휴양마을
아이들의 겨울 방학 전후로 두 달 가까이 정신없이 바빴다.
1월부터 2월까지 달력에 빼곡히 적혀있는 스케줄을 보며 한숨이 나왔다.
쉬고 싶다….
아무것도 안 하고 싶다.
2월에 비어 있는 딱 한 주.
가족들과 쉬러 가야겠다.
숙소를 찾기 시작했다.
날씨가 좋을 땐 캠핑을 다녔는데 겨울캠핑만큼은 절대로 하고 싶지 않다.
근교의 자연휴양림을 검색했다.
신축 자연휴양림은 거의 예약이 되어 있었고, 너무 멀지 않고 가격도 괜찮은 곳으로 찾다 보니 <공주산림휴양마을>이란 곳이 있었다.
‘응? 룸컨디션도 좋고 가격도 괜찮은데 의외로 방이 많이 비어있네?’
단독복층방으로 예약을 했는데 원래도 저렴한데 다자녀 할인까지 하니 2박에 11만 원이 조금 넘는다. 우와~~
도착한 날은 눈이 조금 쌓여있었다.
한적한 동네를 지나 오르막을 오르니 숙소가 보였다.
문을 열고 들어가니 미리 난방을 켜 놓아 아주 따뜻했다.
커튼을 여니 방이 하나 더 있는 것처럼 커다란 발코니가 있다.
통유리로 되어 있어 시야가 탁 트였다.
겨울의 눈 덮인 산속. 독채숙소.
이런 곳을 이런 가격에 묵을 수 있다니.
복층도 넓어서 아이들은 복층과 발코니를 왔다 갔다 하며 어디서 잘 지를 고민했다.
“엄마, 난 여기서 혼자 잘래.”
첫째가 발코니에서 말했다.
“엄마, 난 여기서 잘래.”
둘째가 복층에 올라가 말했다.
말은 이렇게 하고 밤에는 넷이서 다 같이 다닥다닥 붙어서 잤지만.
다음날은 늦잠을 자고 바로 근처에 있는 사계절 썰매장에 갔다.
<온누리공주시민> 홈페이지에 가입하면 입장료가 반값이다.
오~공주 너무 마음에 드는데?
썰매는 생각보다 더 스릴 있고 재미있었다.
2시간 동안 무려 스무 번을 넘게 썰매를 탔다.
더 타고 싶다는 아이들을 말려 마침 열린 공주 오일장에 갔다.
간식으로 무엇을 먹을까 이것저것 구경하다가 별생각 없이 사 먹은 호떡과 국화빵이 일부러 찾아 간 맛집보다 맛있었다.
썰매를 스무 번이나 탄 게 조금 무리였는지 남편과 나는 몸이 살짝 으슬으슬했다.
특히나 무게가 많이 나가는 남편은 엄청난 가속도가 붙어서 더 그랬던 것 같다.
바닥이 정말 뜨끈뜨끈해서 찜질방에 온 것처럼 한 시간 정도 몸을 지지며 낮잠을 잤더니 가뿐해졌다.
꼭 해야 할 일이 없다는 것.
먹고 싶을 때 먹고, 자고 싶을 때 자고.
너무 좋은데 다음날 가야 한다니…
아쉬웠다.
마지막 날 체크아웃을 하고 공주에 있는 <미세스피베리>라는 카페에 갔다.
추적추적 비가 내려서 며칠 전 내린 눈이 질척거렸지만 카페는 아늑했다.
오픈하자마자 들어가서 우리는 겨울에 제일 인기 있는 벽난로 앞에 자리를 잡았다.
카페는 생각보다 넓었고, 군데군데 느낌이 다 조금씩 달라 구경하는 재미가 있었다.
밥을 한 번도 사 먹지 않고 다 해 먹어서 카페에서는 아낌없이 주문했다.
커다란 와플이 먹기 아까울 정도로 너무 예쁘게 나왔는데 포크를 대자마자 10분도 안 돼 사라졌다.
카페에서 사치를 부리고 2박 3일의 일정이 끝이 났다.
공주산림휴양마을.
이름처럼 우리는 제대로 휴양을 하고 왔다.
다른 계절에도 가 보고 싶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