우리 집 고양이는 요미다. 성은 '귀', 이름은 '요미', 그래서 '귀요미'. 말 그대로 귀여움 덩어리라 그렇게 이름을 붙였다. 그런데 우리는 귀요미라고 부르지 않는다. 요미가 요상한 행동을 할 때마다 "똥고양이야"하고 부른 게 입맛이 좋아 똥요미라 부른다. 웃기다. 본명은 귀요미. 불리는 건 똥요미.
[요미는 에헴, 에헴, 으르신]
요미는 첫 고양이다. 그래서 우리가 많이 어리숙했다. 성장한 요미는 이제 어르신 같다. 어기적, 어기적. 걷는 것도 어르신 같다. 처음엔 몰라서 강아지처럼 안아주기도, 놀아주기도 했다. 그런데 그게 맞지 않았다. 고양이 관련 도서를 하나, 둘 정독하고서야 고양이 습성에 맞게 대해줬다. 아직도 초보 집사다. 책 내용과 요미 행동을 대조하는 일도 버벅댄다. 그런 초보 집사인데 둘째를 덜컥 데려왔다. 구미다. 그런데 구미는 다르다. 요미 대하듯 구미를 대했는데 뭔가 다르다. 내가 아직 고양이를 모르는가, 싶어 고양이 책을 다시 읽어도 구미는 요미와 달랐다. 그렇다. 고양이도 저마다 성격이 달랐다. 구미는 음, 완전 똥강아지다.
[억울한 구미 표정, 하루 종일 이 표정]
구미는 날래다. 이리 샤샤샥, 저리 샤샤샥. 어쩜 그리 재빠른지 지켜보는 우리 눈이 뱅글뱅글 돈다. 요미에게 맞춰졌던 고양이 선입견이 쨍하고 깨졌다. 그만큼 구미는 달랐다.
[투닥투닥 일보 직전]
조용했던 우리 집이 시끌벅적해졌다. 앞으로 얼마나 시끌벅적해질지 궁금하다. 그래도 우리 요미, 우리 구미 다치지 않기를 바란다. 마음 졸일 일 없기를 바란다. 우리와 백년해로 할 수는 없겠지만, 오래도록 함께 할 수 있기를 바란다. 아무쪼록 지금처러... 어, 어?