달의 계곡
차로 우유니를 출발하여 볼리비아 국경을 넘어 칠레로 입국하면 도로가 달라진다. 남미의 가난한 나라인 볼리비아에서 부자나라인 칠레로 넘어오면 비포장도로에서 포장된 도로가 시작된다. 그리고 아타카마 사막을 3시간 달리면 해발 고도 2,600m에 위치한 작은 오아시스 마을 산 페드로가 나타난다.
산 페드로 마을로 들어가면 흙벽 위에 흰 페인트를 칠한 건물들이 늘어서 있으며 투어를 알아보고 식사를 하는 여행자로 활기가 넘친다. 마을 중심에 위치한 아르마스 광장에는 노천카페와 더불어 이 마을의 랜드마크인 산페드로 성당이 보인다. 단층의 황토집이 대부분인 이 마을에 3층 높이의 성당은 우뚝 솟아 있지만 지금까지 보아온 성당들에 비하면 무척 소박하다.
1774년에 지어진 성당은 칠레에서 가장 오래된 성당으로 성당의 정문과 천장을 10m 높이까지 자라는 선인장을 사용하여 건축했다. 그래서 성당의 흙벽돌과 조화를 이루며
원주민들에게 친근감을 주어 정복자의 종교인 가톨릭 신앙을 자연스럽게 받아들이게 하는데 큰 역할을 하였다.
아타카마 사막의 아름다움을 가장 잘 볼 수 있는 대표적인 명소는 산 페드로 외곽에 있는 달의 계곡이다. 달의 계곡은 울퉁불퉁한 회색빛 화강암과 거대한 모래 언덕 그리고 넓은 평야에 펼쳐진 하얀색 염분 등이 마치 달 표면의 모습과 비슷하다고 해 붙여진 이름이다.
산 페드로에서 출발한 달의 계곡 투어의 첫 번째 방문자는 는 붉은 사막 가운데 우뚝 솟은 <세명의 마리아>이다.
<세명의 마리아>는 커다란 바위가 오랜 세월 동안 강한 바람에 깎이면서 만들어진 조각상으로 그 모습이 마치 세 명의 기도하는 성녀의 모습 같아 붙여진 이름이다. 신비로운 마리아 상 주위로 보이는 하얀 결정체는 소금이다.
2억 년 전에 바다였던 이 곳은 해안 단층과 육지 단층의 충돌로 융기하면서 호수가 되었다가 거의 비가 오지 않는 건조한 기후로 호수의 물이 메말라 바닥의 암염이 지금의 형태가 되었다. 이곳에 12월에 20일경에 유일하게 비가 내리는데 빗물이 땅속으로 스며들어 증발하면서 염분이 함유된 토양을 밀어 올려 대지가 하얀 표면이 된다고 한다.
달의 계곡 두 번째 방문지는 소금 동굴이다. 투어버스에서 내려 가이드를 따라 기암괴석을 지나니 소금 동굴로 들어가는 입구가 나타난다.
태고적 지형의 대 충돌 이후 가파른 물 흐름에 따라 계곡과 동굴이 생겨났는데 소금 동글 역시 그중의 하나이다. 가이드를 따라 동굴 길을 들어가면 크리스털처럼 빛나는 소금조각과 반짝반짝거리는 벽을 탐험한다.
소금동굴을 나와 투어버스를 타면 버스는 바위산을 지나 모래언덕이 줄지어 서 있는 곳에 멈춘다. 이곳이 세 번째 방문지인 안피테아트로이다.
차에서 내려 조금 걸으면 마치 극장의 스크린처럼 둥글게 펼쳐진 미끈한 계곡의 사면이 장대하게 펼쳐진 광경을 만난다. 현지인들은 이 곳을 원형극장이라는 뜻을 가진 안피테아트로라고 부른다.
원형극장을 뒤로하고 열기가 아직 남아 있는 태양을 뒤로하고 발이 푹푹 빠지는 모래 길을 걸어 오르면 드넓은 모래사막이 펼쳐진다. 아무도 지나간 흔적이 없는 모래 언덕은 태고적 숨결을 그대로 간직한 채 2억 년이라는 시간을 넘어 마주한 여행자의 마음을 설레게 한다.
뜨거운 모래사막을 감상하고 버스로 다시 이동하니 아타카마 사막이 한눈에 보이는 절벽에 차가 멈춘다.
버스에서 내려 절벽으로 가까이 다가가니 지구 같지 않는 풍경이 발아래 펼쳐진다. 울퉁불퉁한 화강암과 끝없이 펼쳐진 모래 그리고 돌산의 장엄한 광경은 지구의 모습이 아니라 외딴 행성의 모습을 하고 있다. 그제야 사람들이 이 곳을 달의 계곡이라 부르는 이유를 알게 된다.
달의 계곡 투어의 하이라이트는 일몰에 있다. 풀 한 포기 없는 붉은 아타카마 사막에 붉은 태양이 내려앉으면 아타카마 사막은 다양하고 웅장한 모습을 펼친다.
어둠이 점점 내려앉아 돌산 위로 달이 떠오르면 나는 없고 위대한 자연의 경이로움과 감탄만이 존재한다.
마지막으로 산 페드로 아타카마의 진짜 매력을 느끼고 싶은 여행자라면 별 투어를 추천한다. 아타카마 사막은 해발 2600m 고원지대에 있으며 언제나 맑아 밤하늘을 관측하기에 최적의 조건을 갖추고 있다.
별 투어를 신청하면 각 회사마다 가지고 있는 천문대에 도착한다. 그리고 준비된 천체망원경으로 화려하게 펼쳐지는 별자리를 관측하다 보면 별자리가 가만히 있는 것이 아니라 천천히 움직이는 것을 보고 느낄 수 있다. 그리고 한국에서 W 모양으로 보이는 카시오페아가 남반구인 이곳에서는 M 모양으로 보이는가 하면 가끔씩 떨어지는 별똥별을 감상할 수 있다.
투어 마지막에 아름다운 별과 함께 찍는 사진은 영원히 잊지 못할 추억을 선사한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