일상에 삼행시 곁들이기
지금 살고 있는 집으로 이사 오기 전, 회사와 집은 도보 12분 거리에 있었다. 그것은 우리 집 거실에서 회사뷰가 펼쳐진다는 것이다. 이토록 가까운 거리였기에 출근길은 항상 여유가 넘쳤다.
여느 때와 다름없이 터벅터벅 걷던 중, 50m 앞 연구소 건물에 세워져 있는 자전거가 그날따라 눈에 띄었다.
'자전거가 있네? 자전거 삼행시 만들어볼까?'
자. "자전거 탈 줄 알아요?"
전. "전 어릴 때 친구 자전거로 독학했어요."
거. "거~뤠?" (개그맨 김준현님 유행어)
의식의 흐름이 왜 삼행시로 흘러갔는지 모르겠다.
자전거에 이어 눈에 보이는 버스, 육교, 전봇대를 시제 삼아 머릿속에서 단어를 썼다 지웠다를 반복했다.
저 앞에 회사가 보인다. 그 앞에 소나무가 있다.
소. 소나무는 항상 푸르른 모습 그대로 자리를 지킨다.
나. 나는 어떤가?
무. 무리하게 애쓰고 있지는 않는가.
이날 출근길은 좀 지쳤던 모양인지 마음의 소리가 삼행시에 표출된 것 같다.
그날부터 눈에 보이는 것은 모두 시제가 되었고 2020년 시작된 나만의 삼행시 놀이가 지금까지 이어지고 있다.
친구들 생일날 이름으로 삼행시를 지어 축하 인사를 전하고, 이벤트에 응모하기도 하며, 특별한 날 진심을 담아 표현하기도 한다.
'이렇게 쓰고 지우며 생각하다 보면 치매는 안 걸리겠다'싶던 내 머릿속의 은밀한 취미 이야기를 하려고 한다.
삼행시 이렇게 활용해 보세요.