brunch

You can make anything
by writing

C.S.Lewis

by 정지영 Dec 08. 2021

식탁 위의 시간 10년

 첫 번째 이야기:  Old… new


요즘 강산은 5년에 한 번씩 변한다고 한다. 시간의 속도가 빠르게 변화하고 있다.  이런 시간 속에서

작은 식당을 하며 10년의 시간을 보내고 있다. 나의 시간 속에서  끊임없이 변화하는 식탁 위의 이야기를

하려 한다.  오래된 것들과 새로움이 공존할 수 있게 마음을 기울인다.




episode 1>


딸아이가 쉬는 날은 매장 일을 도와준다.  

나는 딸과 함께 있을 때 손님을 응대하고 나면 딸의 눈치를 살피게 된다. 그녀의  잔소리 때문이다.

나는 손님이 더 맛있게 먹을 수 있게 설명해 주려고 하면 딸아이는 TMI이라고 말한다.

TMI… 낯선 언어이다. 나는 무슨 뜻인지 물어본다.

‘ To mach information’ 정보를 너무 많이 주면  된다는 말이다. 잔소리의 고상한 표현이다. 설명을  붙이면 참견이 된다고 한다.  맛있게 먹는 방법을 알려 주는 것이 참견이라 생각을 해보지 않았다. 딸아이와 같은 또래 손님을    머릿속에 ‘TMI' 되뇌어진다.  그래서 간단한 인사로 마무리한다.

이런 시선의 격차가 외식할 때도 부딪혔다.

딸아이가 고른 식당에서 도무지 이해할 수 없는 맛과 가격에 왜 맛집인지 물어본다.  

인스타 맛집은 멋집이라고 한다. 기준이 달라졌다. 29살 청춘의 시선과 50세 중년의 시선은 다르다.

나이가 갖는 다른 시선은 신선하기도 하고 당황스럽기도 하다. 그리고 젊음과 점점 멀어지는 것 같아서

서글프기도 하다.  내 나이가 소위 말하는 꼰대라고 하는 나이가 되었다니 씁쓸하다.

이 시선의 격차를 어떻게 줄일 수 있을까? 잔소리처럼 듣지 않고 좋은 정보라고 생각하게 할 방법은 없을까? 오래된 것이 좋은 것도 많은데 그 오래된 것들을 어떻게 새로움을 입혀할지 고민이 된다.

나의 지나온 시간 속에서 그리고 나의 다가올 시간 속에 혜안을 찾아야 할 것 같다.



old... new

와인과 샤인 머스캣

와인은 오랜 시간 속에서 변신을 거듭하며  식탁 위를 굳건히 지키고 있다. 와인을 모르는 사람은 없을 것이다.  하지만, 샤인 머스캣이라는 과일은  우리 식탁 위에 올려 진지 얼마 되지 않은 과일이다. 2년 전부터

나온 과일이다. 색은 청포도 같고, 크기는 거봉처럼 크다. 그 맛은 포도보다 달고 망고보다는 덜 달다.

이 과일은 비싸다. 일반 포도 10송이 가격이 한송이 가격이다. 한 송이를 욕심껏 먹다 보면 배가 부르다.

새로운 맛에 입은 즐겁다. 이 과일은 와인과도 잘 어울린다.  와인의 맛을 더 끌어올리는 새로운 맛이다.

이 새로운 맛 속 본질은 포도에서 시작되었다. 포도에서 시작된 두 가지가 다르지만 같은 곳에서 출발한다.

오래된 것과 새로운 것은 하나에서 시작된 다름이다.


이 새로운 과일과 와인이 함께 어울리는 식탁을 만든다면 꼰대가 아닌 멘토가 될 수도 있다는 소망을

조심스럽게 품어본다.




작가의 이전글 우주의 소식
브런치는 최신 브라우저에 최적화 되어있습니다. IE chrome safari