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지붕 없는 투스카니,
현대 CCS

[아카이브 프로젝트 : 80]

by 올드카 아카이브

HYUNDAI CCS

[Archive 080] 2003, Designed by Hyundai. ⓒ Dong Jin Kim


예나 지금에나 한국에서 컨버터블이란 개념은 사치처럼 느껴진다. 물론 시도는 계속 있어왔지만 낮은 시장성과 수익성으로 인해 모두 양산화의 문턱 앞에서 고꾸라졌다. 투스카니를 기반으로 제작된 CCS (Coupe Cabriolet Study)역시 양산화에 대한 여지를 남겼지만, 아쉽게도 그런 일은 일어나지는 않았다.


CCS의 특이점은 세계 최초로 후면 글라스뿐만 아니라 루프까지 통유리로 제작된 하드톱에 있다. 개발에 참여한 독일의 카로체리아 '카르만 (Karmann)'은 처음에 루프를 손으로 열고 닫는 원시적인 방식을 제안했으나, 승객의 편의를 위해 설계가 복잡하더라도 전동식 개폐장치를 탑재하도록 개발 방향을 선회했다. 그 결과 톱을 닫은 상태에서도 쾌적한 뷰를 제공하는 혁신적인 설계를 이뤄냈다. 3단 슬라이딩 형식으로 접히는 독특한 작동 방식은 톱 부품의 작동 반경을 최소화하여 공기 저항을 줄이고 안정성을 대폭 향상했다. 덕분에 기존 컨버터블이 주행 중 천장 개폐가 불가능했던 것과 달리, CCS는 25초 만에 시속 30km/h에서도 하드톱을 여닫을 수 있게 되었다. 쿠페 대비 불과 140kg 밖에 증가하지 않은 공차중량은 1901년 창립 이래로 컨버전 기술력을 쌓아온 카르만의 솜씨를 엿볼 수 있는 대목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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1단: 루프 글라스, 2단 후면 글라스 개폐


이 차량의 개발을 이끈 현대·기아차 유럽연구개발센터의 류성원 차장은 “슬라이딩 방식이 하드톱과 바람의 마찰을 최소화하여 주행 중에도 안정적으로 조작할 수 있게 했다”라고 강조했다. 그는 주말마다 3,000km에 이르는 거리를 직접 테스트하며 차량의 완성도를 높이기 위해 노력했다. 하드톱의 영향으로 후미부의 트렁크와 테일램프는 새로 디자인되었다. 한층 높아진 부트 라인 덕에 비교적 여유로운 트렁크 저장공간 (루프 수납 전 / 후 각각 443 / 244 리터)을 확보할 수 있었다.


인테리어는 레카로 시트와 8웨이 메모리 시트를 채용하고 있으며 베커(Becker) 하드웨어와 인피니티 스피커를 결합한 280W 고성능 사운드 시스템을 채용했다. 이외에도 225/40 x 18 규격의 미쉐린 타이어를 끼운 18인치 휠과 웜 실버 (Warm Silver)가 CCS를 위해 새롭게 적용되었다. 파워트래인으로는 기존 엘리사 트림에서 제공된 2.7리터 6 기통 델타 엔진과 6단 자동 변속기 장착되었다. 하지만 성능이 소폭 개선되어 최고출력 178hp, 최고 토크 245 / 4000 Nm/rpm, 최고 속도 218km/h을 발휘했다.


CCS는 평단의 찬사를 받았다. 유럽의 자동차 전문지들은 감성적인 차를 만들어내기 시작한 한국차의 새로운 방향성을 제시했다고 앞다퉈 호평했다. 이에 고무된 현대차는 2006년을 목표로 CCS의 양산화를 검토했으나 결국 계획은 무산되었다. 소문에 의하면 한국에서 생산해 유럽 등지에 수출할 예정이었으며 3만 불 대의 가격을 책정하려 했다고 전해진다.


CCS 차량 제원

전장: 4,395 mm

전폭: 1,760 mm

전고: 1,330 mm

축거: 2,530 mm


TIMELINE

2003.09.11~2003.09.21 : 제 60회 독일 프랑크푸르트 모터쇼 출품

현재 소재: 불명


REFERENCE

조선비즈 '"국내 첫 철제 천장 여닫는 기술에 보람느껴"' 2003-09-21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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