운명이란 정해져 있는가
완성된 문장과 최초의 획을 비교하며, 나는 이 획이 메시지에 포함된 몇 개의 다른 구에 관여하고 있다는 사실을 깨달았다. 이 획은 처음에는 '산소'를 의미하는 어의 문자에서 다른 몇몇 원소들과 그것을 구분하는 한정사로 기능했고, 그다음은 아래로 미끄러져 내려가더니 두 개의 달의 크기에 관한 묘사에서 비교의 기능을 담당하는 형태소가 되었다가..(중략).. 그럼에도 불구하고 이 획은 하나의 연속된 선이었고, 플래퍼가 가장 먼저 쓴 획이었다. 이것은 헵타포드가 최초의 획을 긋기도 전에 문장 전체가 어떤 식으로 구성될지 미리 알고 있어야 한다는 뜻이었다. (197 ~ 198p)
"빛은 이전의 지점을 향해 출발한 다음 나중에 진로를 수정할 수는 없어... 따라서 빛은 처음부터 모든 계산을 끝마쳐야 해."
광선은 어느 방향으로 움직일지 선택하기 전, 자신의 최종 목적지를 알고 있어야 한다. (201p)
이것은 헵타포드가 최초의 획을 긋기도 전에 문장 전체가 어떤 식으로 구성될지 미리 알고 있어야 한다는 뜻이었다.(198p)
"엄마가 한 얘기는 진짜 얘기하고 달라."
"벌써 무슨 얘긴지 알고 있는데 왜 나더러 읽어달라는 거야?"
"얘기를 듣고 싶으니까!" (220p)
'세월의 책'은 절대 옳아야 한다. 그러나 이 책이 뭐라든지 그녀는 그와 다른 선택을 할 수 있다. 어떻게 하면 이 두 가지 사실을 양립시킬 수 있을까? 양립할 수 없다, 가 통상적인 대답이다.... 존재 자체가 모순을 만들어 내기 때문이다.(210p)