세종조 회례연 - 공연 감상
국립국악원의 대표브랜드 <세종조 회례연>
장소: 경복궁 근정전
기간: 2025년 6월 7일 ~ 2025년 6월 8일
“세종조 회례연이 600여 년의 시간을 품고 다시 깨어납니다.”
겹겹이 쌓인 시간의 결을 뚫고,
조선의 숨결이 조용히 다가온다.
음계의 흐름 속, 두 개의 리듬이 포개져
시간을 가로질러 선다.
찬란한 초여름 구름 아래,
단정히 솟은 단청의 선이 하늘을 향해 뜬다.
자박자박,
발바닥을 간지럽히는 경복궁의 흙길 위에서
나는 시간을 걷는다.
600년 전, 그들이 오갔을 이 공간에서
우리는 같은 하늘을 보고, 같은 땅 위에 선다.
생소한 해설과 함께 시작한 회례연.
시간 여행자를 사정없이 제자리로 되돌려놓는다.
기대하던 감정과는 어긋난 낯섬이지만
나는 물러서지 않는다.
천천히, 과거의 리듬에 몸을 내맡긴다.
어색함은 서서히 익숙함이 되고,
그 익숙함은 조용히 내 안을 건드린다.
그리고, 나는 또 무언가를 기대하고 있었다.
‘우아하다’는 말의 절대성.
단단한 절제의 선을 따라 흐르는 여백의 미가
근정전 넘어 경복궁을 가득 채운다.
정갈히 맞물려 사뿐하게 나아가는 춤사위,
고요한 군무는 경회루의 잔물결을 닮았다.
고이 접어, 나빌레라.
잔잔히 피어난 절정이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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