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by 장보라 Nov 14. 2023

'같이 놀아요.'라는 말에 사람들이 모인다

비카인드 카페 이야기 2


'그래 이제 만나자!' 결심을 했다.

그리고 카페의 오픈 소식을 SNS에 올렸다.

'같이 재미있게 놀아요.'

아무런 준비도 하지 않았다.

그저 사람들이 보고 싶었다.


'얼마나 올까?'


솔직히 카페에 많은 사람이 북적북적하면 좋겠지만 몇 명 되지 않아도 상관은 없다. '좋은 사람들과 함께 재미있는 일을 한다는 것'만으로도 좋기 때문이다.


감격은 잠시 접어두고 실질적인 일을 해야 한다. 이미지 작업과 카페 메뉴 만들기와 글쓰기가 있다.카페 아이콘, 타이틀 이미지를 만들었다. 어떤 카테고리들이 있을까?


원래 하고 싶었던 '함께 놀러 가요.'를 제일 처음 만들었다. 나는 혼자 잘 논다. 하지만 함께 가는 것이 몇 배나 더 재미있다. 어디든 함께 하고 싶다. 마음이 맞는 사람들과 함께. 전시회, 콘서트, 여행, 산책, 맛집 등등 함께 갈 곳은 넘쳐난다. 


다음은 '축하할 일 알리기'. 살다 보면 축하할 일이 생긴다. 새롭게 사업을 시작할 수도 있고, 전시회를 할 수도 있다. 책을 출판하기도 하고, 강의를 오픈하기도 한다. 소소하게는 생일이나 수상, 진급, 취업 등등 알려서 축하를 받으면 더욱 좋은 일들이다. 무언가를 새롭게 시작할 때는 도움이 필요하다. 딱 그 순간만 누군가가 등을 밀어주면 되는데 그게 어렵다. 그런 일을 우리는 축하해주고 싶다. 그럴 준비가 되어 있다. 카페를 시작한 이유 중에 큰 부분을 차지하는 것이 '응원하고 등 떠밀기'를 하는 바로 이 부분이다.


'글쓰기'는 정말 같이 해보고 싶은 것이다. 아마도 '편지 쓰기'부터 하게 될 것 같다. 편지를 써본 적이 언제였던가! 이메일 말고 손 편지를 말한다. 금방이라도 작가가 될 듯 생각되던 때도 있었지만 글쓰기는 힘든 만큼 얻어지는 것도 많은 일이다. 내가 경험했고 지금도 지나가고 있는 길을 같이 나누고 함께 하고 싶다.


'보호자 되어주기' 아마도 이 카테고리가 대부분 이해가 안되었을 듯하다. 팔에 링거를 꼽고 입원하고 있을 때 생각한 일이니, 나도 참 못 말린다. 병원을 오가면서 많이 듣게 되는 말이 있다. '보호자와 함께 오세요.' 누군가에게는 쉬운 말이겠지만 또 누군가에게는 어려운 말이다. 그래서 서로 보호자가 되어주면 좋겠다. 그런 생각을 했다. 우리는 이렇게 가까워지고 서로의 어깨에 가끔은 기댈 수도 있다.


'챌린지' 나는 챌린지를 잘한다. 그런 성향이라는 것을 알게 되었다. 100일 챌린지도 여러 번 성공했다. 챌린지에 관련된 글도 이곳 브런치에 있다. 그 과정에서 알게 된 것 중에 하나는, 혼자서는 어렵지만 함께 할 때 그 힘으로 성공해 보는 경험을 하는 것이 좋다. 신년에는 시작하려고 한다. 어떤 것이 될지는 그때 알려줄 거다.


'40:20'은 아마도 실험이 될 듯하다. 얼마 전부터 내가 집중하는 방법이다. 40분 집중, 20분 휴식하는 방법으로 하루에 몇 번의 사이클이 나에게 가능한지를 예상해 보고 적용해 보는 것이다. 함께 해보면 좋을 것 같다. 좋은 것은 나누고, 알리고, 같이 하면 좋다.


일단 시작은 이런 카테고리를 만들어서 시작을 한다. 카페는 살아있는 것이기 때문에 항상 바뀌고 변화하게 된다. 그것이 재미있다.


이렇게 이미지를 만들고, SNS에 틈틈이 알리고 게시판을 열고 글을 쓰면서 사람들을 기다린다.


그리고 대단한 일이 벌어졌다. 사람들이 온다. 익숙한 아이디가 보인다. 아무것도 없는 카페에, 그저 '같이 놀아요.' 한마디에 모이고 있다. 코끝이 찡하고 눈이 흐려지지만 참는다. 그리고 웃는다.


내가 잠시 멀어져 있던 그 시간 동안 얼마나 변했을까? 어떤 경험들이 그들을 성숙하게 만들었을까? 기대가 점점 오르고 있다. 얼마 만에 느껴보는 살아있는 기분인지 모르겠다. 그래 이렇게 살아야 한다. 하고 싶은 일은 해야 하고 보고 싶은 사람은 만나야 한다. 


앞으로 이곳에서 일어나게 될 일들이, 사람들의 이야기가 벌써부터 나를 흥분시키고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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