인생 2막을 위해 한 발자국 #20
아들과 함께 축구장에서 같은 팀을 응원하는 것.
아들이 태어나기 전부터 꿈꾸던 버킷리스트 중 하나야.
난 오래전부터 부천fc의 서포터즈인 헤르메스야.
그런 아빠의 영향으로 아들이 요새 부쩍 축구와 부천fc에
관심이 많아져 처음으로 홈경기를 보러 단둘이 여행을 다녀왔어.
대전에서 자리 잡고 살다 보니 원정경기만 보러 다니고
막상 홈구장에는 한 번도 데려가지 못해서 아쉬웠었거든.
떠나기 전날 얼마나 흥분을 했는지 저녁 내내
부천 응원가를 고래고래 부르고 있더라.
아들과 함께 하는 첫 홈경기 응원을 반겨주는 듯
며칠 동안 어마어마하게 쏟아지던 비도 멈추고
경기장 위에 무지개도 아름답게 떠 주었어.
유일하게 아쉬운 건 아들이 제일 좋아하는 선수가
카드 누적으로 당일 출전 못하고 VIP석에 앉아 있었어.
멀찍이 난간에서 그 선수를 배경으로 아들을 찍어주고 있었는데
구단 관계자 한 분이 그런 우리 모습을 봤는지 자리까지 찾아와
아들에게 선수와 사진 찍겠냐고 물어보고 데려가더니
사진도 함께 찍고 입고 있는 유니폼에 사인도 받아주었어.
구단 관계자분의 섬세함과 선수의 팬서비스로
아들에게는 평생 가지고 갈 추억이 생겼고
미래의 헤르메스가 늘어나는 순간이 되었지.
이제는 부천 팬이 되어버린 아들에게
행복한 기억구슬로 남기를 바라며.