brunch

You can make anything
by writing

C.S.Lewis

by 수다쟁이 Jan 14. 2022

금요일 밤은 떡튀어(사랑)


밥이 하기 싫은 금요일 밤이 돌아왔다.

주말을 앞둔 금요일은 주부에게는 마지막 휴일처럼

느껴지는 날이다.

주말의 삼시 세끼에 대한 부담감이

금요일 오후부터 밀려와서인지 이상하게도

밥이 하기 싫어진다.

아! 뭘 먹지?

시켜먹을까? 치킨? 냉동식품?

해결을 보지 못했을 때는  이상하게 떡볶이가

떠올랐다.

코로나 시대에 사람들이 가장 많이 먹었다는

떡볶이!!

웬일인지 모르지만 나도 여태껏  이렇게

많이 떡볶이를 먹어 본 적이 없었다.


김밥이 나의 소울 푸드였다면 떡볶이는

늘 먹어도 질리지 않는 음식이다.

옛날에는 떡볶이 떡도 흔치 않았고

집에서 떡볶이를 자주 해먹지도 않았다.

요즘처럼 빵 같은 먹거리도 다양하지 않고

밥이 주식이던 시절^^

떡볶이는 어쩌다 가끔 사 먹을 수 있는

특별한 간식이었다.


학창 시절 학교 가는 길목.

시장에 쫙 펼쳐진 떡볶이 가게들.

큰 철판에 보글보글 끓고 있는 빨간 떡볶이와 수북이 쌓인 튀김,

그리고 비닐로 덮여 있는 순대를 흘낏거리며

지날 칠 때면 목에선 침이 꿀꺽 넘어갔다.


열 분 정도의 아주머니들이 "학생 떡볶이 먹고 가"

하며 지나치는 누군가를 부를 때마다

나는 늘 배가 고프지 않았는데도 떡볶이가 먹고 싶었다.

귀에 울려 퍼지는

호객행위를 애써 외면했지만

마음은 이미 떡볶이 가게에 앉아 있었다.


그래서일까?

떡볶이는 배가 불러도 언제나 먹을 수 있는 음식이었다.

나에게 떡볶이는 조건 없는 사랑이었.


떡볶이를 많이 하다 보니

어느덧 떡볶이 만드는 일에도 내공이 생겼다.

"엄마 떡볶이 장사할까?"라고 농담을 건넬 정도로 맛은 꽤 괜찮게 변해갔다.


누가 나에게 특별한 레시피가 있냐고 물어보면

아! 그냥 대충 하면 맛있어요..라고 대답한다.

배우 김수미 아줌마가 감으로 넣는 레시피처럼

나의 요리법도 어쩜 비슷하다.


오늘은 온 가족이 함께하는 2021년의

마지막 금요일 밤이니

특별히 어묵과 야채 튀김도

해야겠다고 마음을 먹었다.

떡튀순이 아닌 떡튀어가 돼버렸다.


하루 한 끼라도 집밥을 제대로 챙겨 먹는 건

의외로 공을 많이 들여야  하는 일이다.

하지만 그건

가족에게 사랑을 전하는 일이기도 하다.

오늘 나는 떡튀어로 사랑을 전하련다.

2021년의

소중했던 날들을 기억하며..


수리수리 마수리 맛있어져라!

나의 주문이 시작되었다.



(이건 떡볶이 재료)


(어묵재료인데

 나무젓가락이 없어 일반 젓가락에 끼웠다)


(튀김재료)




(떡튀어의 재료 손질)



(볶이 육수와 어묵 육수로 쓸 다시물)

(물은 지금의 두배만큼)


(냉장고에 콩나물도 있어서 넣었다)



(어묵은 육수 국물이 어느 정도 우러나왔을 때

 넣는다)


(튀김 반죽은 약간 되직하게

 기름을 많이 안 쓰려고 얕은 팬에 튀김)






(떡튀어완성)



재료;

(떡볶이)
떡, 양배추, 양파, 파(어묵), 콩나물
고춧가루 진간장 설탕 대략 한 스푼
멸치 다시 국물 육수, 고추장 대략 두 스푼

(어묵)-무, 파, 어묵, 멸치 다시 육수, 국간장

(튀김)-고구마,당근,감자,튀김가루, 소주 약간


나만의 레시피;

(떡볶이)
-떡볶이 국물은 다시 물(육수)을 내어서 한다.
-고추장 진간장 고춧가루 설탕을 넣고
간을 보며 조절
-중간 불로 좀 오래 끓인다.

(어묵)
-다시물에 무와 파를 넣고
국간장으로 간하기

(튀김)
-반죽을 적당히 되직하게
-소주를 조금 넣으면 바삭함
-두 번 튀기기



이전 07화 낯설었던 떡국 (담백)
brunch book
$magazine.title

현재 글은 이 브런치북에
소속되어 있습니다.

작품 선택
키워드 선택 0 / 3 0
댓글여부
afliean
브런치는 최신 브라우저에 최적화 되어있습니다. IE chrome safari