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혼자가 아니라 함께여서 찾은 길

좋은 동행

by 하루만

대부분 알려주는 릴스 공식은 이러하다.


첫째, 자신이 하고 싶은 카테고리를 정하라.

둘째, 그 카테고리 안에서 유명한 인플루언서를 찾고 그들의 릴스 중 대박이 터진 영상을 찾아라.

셋째, 그것을 모방하여 자신의 콘텐츠로 만들어라.


그대로 베끼는 것이 아니라 자신의 상황이나 내용에 맞게 변형하여 따라 만들라는 것이다.

이러한 대박영상을 1개만 분석하는 것이 아니라, 여러 개의 패턴을 비교하여 공통의 포인트를 찾아낸다.

그 후 그것을 자신의 카테고리 영상에 적용하는 것이 성공의 방식이라고 한다.


나는 이제 영상에 스토리를 더하기로 했고, 그 관점에서 대박이 난 영상들을 분석해 보자.


첫째, 사람들은 유머나 공감에 반응한다.

그러나 나는 우리 집에서 제일 재미없는 사람으로 통한다. 매사 진지해서 가족들이 원하는 포인트에서 웃음의 리액션을 채워주지 못한다. 이런 내가 남을 웃길 방법은 희박하다.


둘째, 사람들은 유용한 정보나 당장 써먹을 수 있는 팁을 저장, 공유한다.

살림을 잘하던지, 다양한 레시피를 활용해 요리를 잘하던지, 할인정보에 민감하던지 사람들이 알고 싶어 하는 분야에 강점이 있다면 얼마든지 영상을 만들 텐데, 내가 정보성에 취약하다.


셋째, 사람들은 어떤 주제든 스토리텔링에 빠져든다.

작지만 강력한 나만의 스토리가 있다면, 그것을 "위기-> 반전 -> 해소"의 형식으로 풀자. 질문은 던지고 그 답을 자신의 경험 속에서 끄집어내며 해결한다든지, 누구나 공감할 수 있는 일상 속 이야기에서 작은 변화 혹은 감동을 나누어보는 것이다.



결국 나는 나에 대한 이야기를 스토리텔링으로 풀어야 한다.

자, 이제 나의 이야기를 나누자.

.

.

.

그런데 갑자기 나란 사람에 대해 이야기하자니 어디서부터 시작해야 되나 고민이 펼쳐진다.

'아, 이거 너무 개인적인 내용인가?.'

'너무 어두운 내용 아닌가?'


나는 내가 좋았다고 느꼈던 영상을 떠올려보았다. 그 영상들은 누구나 겪을 수 있는 일상적이면서 따뜻한 이야기였고, 그 안에는 '진정성'이 있다. 그런 짧지만 마음속 감정을 건드리는 영상들을 만들기 위해 자신이 겪은 현실의 작은 순간을 포착하고, 공감 가능한 메시지로 엮는 것이 핵심이다.


그러나 또 내가 고민하게 된 것은 어디까지 보여줄까 하는 것이었다. 한 번에 너무 많은 걸 보여줄 순 없다. 첫 번째 이야기니 너무 심각하거나 무겁지 않도록 하자. 난 아픔을 치유하기 위해 글을 쓰게 됐기 때문에 내 이야기를 한다는 게 자칫 잘못하면 어두워지는 경향이 있다. 현재 내가 인생의 광야를 지나는 중이라 더욱 그러하다.



혼자 고민하다 하루는 돈블 크루와 챗을 나누게 됐다. 그분의 영상은 따뜻하고 감동이 담겨 있었다. 나는 나도 모르게 고민을 털어놓고 있었다.


"저도 8개월이 되어서야 그 이야기를 할 수 있었어요."


그분이 나누어주는 이야기를 듣다 보니 내가 어떤 부분을 걱정했는지, 어떤 속도로 가길 원하는지가 깨달아졌다. 혼자 끙끙대서는 도무지 알 수 없던 복잡한 것들이 고민을 나누는 와중에 한 겹씩 풀어지며 내가 찾는 해답이 스르륵 보인 것이다.


"나에게 다가오는 모든 것들을 어떻게 나만의 색이 담긴 콘텐츠로 만들 수 있을까 끊임없이 고민하기!"

다음날 리더님의 챗과 함께 만드신 영상이 단톡에 올라왔다.


'리더님은 내가 고민하고 있던 걸 알고 계셨나?'

툭하고 던져주신 동기부여는 마치 내 상황을 다 알고 있다는 듯 말을 걸어주었다. 거기서 나는 아이디어를 얻었고, 나의 삶을 돌아보며 깨달았던 내용을 릴스에 담을 수 있었다.


고작 스토리가 담긴 영상 하나 만든 게 전부지만, 나답게 살기 위해 고민한 순간이며 진짜 동행의 참 묘미를 맛본 한 주였다.



좋은 사람과 함께라면 가장 긴 여정도 즐겁다.



내가 함께하고 있는 돈블에서는 각자가 자기의 존재 의미를 찾으며 길을 더듬고 있다.

불확실하고 쉽지 않은 긴 여정이 되겠지만, 포기하지 말고 나만의 속도로 걸어가 보고 싶다.

그들과 함께 있으면 먼저 길을 만들어가는 모습에 용기를 얻고, 포기하지 않는 열정에 전염이 되기 때문이다.


좋은 동행은 길을 바꾸고, 인생을 바꾼다고 한다.

당신이 가는 길에도 좋은 동행이 있길 바라본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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