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6. '진짜 왕따'가 '자발적 왕따'로

- 혼자여도 괜찮아

by 생쥐양

1. 진짜 왕따

나의 장점이자 단점 중 하나는 '거절'을 못하는 것이다. 그로 인해 늘 만남은 넘치지만, 불만은 가득하였다. '웃으며 거절하는 법', '현명하게 거절하는 법' 등 세상에 나와 있는 방법들이 나에게 통용되지 않았던 건 나에게 거절은 아프고 두려운 것이었기 때문이다.


초등학교 4학년 무렵 전학을 간 학교에서 나의 따돌림은 시작되었다. 그때 당시에는 왕따, 학교폭력, 따돌림이라는 단어가 많이 사용되지 않을 만큼 학교 분위기가 평탄하였다. 적어도 나한테는 아니었지만 말이다. 요즘에 뉴스에 나오는 10대 청소년 사건들에 비하면 내가 학교에서 받은 고통은 경미하다고 할 수도 있겠지만 매일 '어떻게 하면 학교를 잘 다닐 수 있을까?'를 고민했던 시간들은 꽤 고통스러웠다. 그렇게 내가 내린 결론은 '친구들에게 무조건 잘해주자'였다.


그때부터 누군가 나에게 물건을 빌리거나, 학급 청소를 부탁하거나, 숙제를 도와달라고 요청하면 친구이건 선생님이건 'Yes'를 외쳤다. 내가 아파도, 내가 힘들어도, 내가 어떤 상태이건 중요하지 않았다. 그건 내가 학교에서 살아남기 위한 작전이었기에.


2. 변화의 시간

사람에게는 오랜 시간 축적된 습관이 있어서, 이를 바꾸기란 쉽지 않다. 게으른 사람이 매년 새해가 되면 '새벽 기상'이란 계획을 세우지만 실패하는 이유 또한 '게으름'이란 습관이 몸에 배어있기 때문이다.


이럴 때 변화에 필요한 두 가지 조건이 있다. 첫째, 자신의 상태를 인정할 것. 즉 게으른 사람은 자신이 게으르다는 걸 인정해야 한다. 무슨 말이냐 하면 성공한 사람들이 새벽 기상을 언급하며 제안하는 것에 대해 무조건 따르기보다 자신의 수면시간을 계산하여 그에 맞는 기상시간을 택해야 한다. 그래서 게으른 사람들이 살아가는 법에 대한 책들을 읽기를 추천한다. 게으른데도 성공하고, 게으른데도 돈을 버는 사람들의 이야기에 귀를 기울이다 보면 게으른 자신을 탓하기보다 그러한 삶을 받아들일 준비가 되기 때문이다.


둘째, 많은 시간을 할애할 것. 우리는 흔히 작심삼일(作心三日 : 단단히 먹은 마음이 사흘을 가지 못한다는 뜻으로, 결심이 굳지 못함을 이르는 말)이라는 말을 사용하는데, 1년 내내 작심삼일의 마음자세로 시간을 꾸준히 써보는 것이다.


그렇게 부족한 나를 한없이 탓하다가 또 알게 되었다. 작심삼일을 매번 반복하면 되는 거라고. 지금 당장에는 3일을 채우지 못했지만 인생이라는 긴 직선 선상에서 내가 성공한 이틀을 찍고, 잠시 쉬었다가 다시 이틀을 찍고, 또다시 이틀을 찍다 보면 열심히 살아온 날들이 점점 길어지게 된다.

<영재 레피시> by 서안정


나에게 있어서도 학창 시절 내내 몸에 밴 'Yes맨' 모드를 변화시키기 위해, 내가 모든 상황에서 모든 사람들에게 거절을 하지 못한다는 걸 인정하고, 'Yes맨'이 조금은 편하게 삶을 살아가는 방법을 하나씩 모으고 있는 중이다. 이처럼 진정한 변화는 조금 더디고, 눈에 띄지 않지만, 뭐라도 해보겠다는 자세가 아닐까?


3. 자발적 왕따

훈습의 두 번째 단계에서는 새로운 생존법을 만들어가지는 시간, 공간이 필요했다. 한 10년 '자발적 왕따'로 지내며 단순한 삶 속에서 신비한 지혜에 닿기를 꿈꾸었다.

<만 가지 행동> by 김형경


그렇다. 나에게도 '자발적 왕따'로서의 시간이 필요했다. 공간으로는 앞에서 언급했던 '나만의 작은 책상'에 앉아 지나온 과거에 묶이지 않고 현재의 시간을 살아내는 힘을 기를 시간들. 그 시간들을 채우다 보니 자연스레 누군가의 만남에 거절을 하게 되었다.


나에게 노자, 공자, 붓다와 같은 위대한 스승들이 출가하여 수행하는 모습은 '스스로의 삶을 돌아보며 내면의 성찰을 이루는' '자발적 왕따'처럼 보였다. 살다가 힘든 순간에 이를 선택하든, 나이가 듦에 성찰의 여유가 생겨 이를 선택하든 결국 인간 누구나, 어느 순간, 한 번쯤 '자발적 왕따'를 선택하게 될 때 당신에게 건네주고 싶은 말은,


"괜찮아, 혼자여도 괜찮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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