내 블로그를 우연히 보셨고 고등학교 교사라 입시 방향을 잘 알고 있는 점, 꾸준히 글을 써온 이력, 집공부라는 키워드가 맘에 들어서 잘 엮어 책을 내면 좋겠다는 생각이 들었단다.
현재의 글을 좀 다듬고 주제를 뾰족하게 잡아서(이 뾰족하게 라는 말이 핑계가 될 줄을 몰랐지만) 더 발전시켜 보자는 것이다.
편하게 고민해 보고 연락을 주면 대표님과도 논의해 보겠다는 것으로 메일이 마무리되었다.
출판사는 이름 있는 묵직한 회사였고, 혹시 내가 그들을 모를까 봐 친절하게 회사 공식 채널까지 링크로 넣어 보내주었다.
블로그에 글을 쓰면서 막연하지만 최종 목표는 늘 출간이었다.
바쁜 와중에 글쓰기 강좌를 수강하고 블로그에 이어 브런치스토리에 까지 글을 쓰기 시작한 것도 출간을 하겠다는 행보였다.
하지만 늘 핑계가 있으니, 바빴다.
맡은 바 직업이 있고, 건사해야 하는 남매가 있으니 끈덕진 소임을 다하고 나면 이미 힘이 부족했다.
그나마 블로그 글쓰기는 짧은 호흡의 한 꼭지 글이니 근근이 이어왔으나 출간은 너무 큰 일이고 어떻게 시작해야하나 엄두가 나지 않아 한걸음도 떼지 못했다.
하릴없이 현실 위에 뭉개져 있을 수밖에.
그런 내게 출간제안 메일이 온 것이다.
남편에게도 조차 말하지 않고 급하게 답장을 보냈다.
지금껏 없었던 상황이었는데 성급하게 자라버린 욕심이 이제는 없으면 안 되는 절박한 마음을 만들어버렸다.
그도 그럴 것이 이미 메일이 보내진지 일주일이 지난 상황.
날 잊기 전에 서둘러 답장을 보내야 했다.
먼저 제안 주셔서 감사합니다. 제 글이 책이 될 수 있다고 여겨주셔서 기쁘네요. 학기 초 바쁜 시기라 메일을 들여다볼 시간이 없었습니다. 제안을 받아 감사한 마음입니다.
책이 될 수 있어서 보다, 책이 되면 좀 더 많은 분들에게 제 이야기를 전달할 수 있으니깐요. 집공부 많이 하죠, 그런데 그게 엄마표라는 이름으로 엄마가 질질질 하드캐리 하는 모양새라 서로 지키고 지속성이 없습니다. 아이와 자칫 사이가 나빠지기 쉽고요. 사실 책 출간을 염두하고 출판 계획을 구상하고는 있었습니다. 말씀하신 대로 집공부, 초등교육 콘텐츠는 이미 충분히 넘칩니다. 그런데 넘사벽 방법들이거나 엄마의 역할보다는 교사의 역할 같아 보이는 경우가 많습니다. 어떤 건 너무 과하고 어떤 건 너무 부족합니다. 제가 블로그에 남긴, 그러니깐 지금 초등 남매에게 적용하는 공부방법과 공부량은 대학 입시의 방향과 현실을 즉시하고 있는 입장에서 가장 엄선한 방법을 남매에게 적용하고 있다고 보시면 돼요. 제 블로그 글을 묶어서 책을 낸다면 아래 그림과 같은 큰 테두리 안에서 챕터를 구성할 생각을 해보고 있습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