네, 이혼했습니다.

#2

by Liz

전남편의 그 일이 있던 후 나는 2년 동안 수도 없이 이혼을 결심했고, 또다시 아이를 위해 다시 잘 살아 보겠다고 결심하고 그리고 또다시 이혼을 결심했다. 매일 눈을 뜰 때마다 생각이 바뀌었다.

그때의 나는 매우 허약했으나 내게 정해져 있던 일상을 그저 따르는 것으로 시간을 보냈다.


나는 12년 차 직장인이다.


대학교 졸업과 동시에 몇몇 회사의 인턴으로 합격했으며 타 회사에서 인턴 수행 중 현재의 회사에 정식 입사했다. 입사 후 몇 번의 이직 기회가 있었지만 안정적 성향인 나는 쉽게 이직을 선택할 수 없었다. 그렇게 15년의 루틴이 생성되었다. 그 형태 안에서 나는 안전함을 느꼈고 편안함을 느꼈다. 회사 밖에서는 늘 친구와 운동, 그리고 연애를 하며 지냈다.


돌아보면 나는 연애를 참 많이 했다.


사주를 보러 가면 역술인 선생님들이 내게 항상 하는 말이 있었다. 남자가 끊이지 않는 사주라나. 타고난 사주팔자라서 그런지 감사하게도 언제나 날 좋아하는 친구들이 있었다. 다만 나는 내가 좋지 않으면 인연이 시작되지 않는 성향의 사람이었다. 결국 나는 무언가 상대방에게 꽂혀야 한다.


결혼 전 나는 보통의 일상에 대학원을 더했다. 더 늦기 전에 시작해 보자는 생각과 그래도 졸업 논문을 한 번 써봐야지 하는 욕심이 있었다. 마침 회사 업무와 연계하여 공부할 수 있는 경제대학원에 모집요강이 떴고 나는 나의 학부와 동일한 학교의 대학원을 선택했다.


항상 벚꽃이 만개하는 계절이 중간고사 시즌이었다. 졸업 후 8년 만에 보는 학교지만 계절의 시간은 올해도 동일하다. 다만 만개한 벚꽃을 보기에는 수업시간이 너무 늦었고 항상 야간에 벚꽃을 봐야 한다는 게 달랐지만.


시험을 마치고 벚꽃을 따라 학교 정문을 나가는 길에 과후배에게 느닷없이 메시지가 왔다.


'세연언니, 잘 지냈어요?'


'응, 보미야. 잘 지냈어?

혹시.. 결혼해?’


'언니 무슨 결혼이야ㅋㅋㅋ 아니 언니 결혼했어요? 소개해주고 싶은 사람이 있어서'


또다시 불현듯 갑작스럽게 나의 연애가 다시 시작됐다. 결혼을 하기에 마침 매우 좋은 타이밍에 좋은 사람이 내 앞에 나타났다.


포근한 5월에 우린 만나 그 해 11월에 결혼을 했다. 다툼 없이 모든 것이 자연스럽게 흘러가서 더욱 인연이라 여겼던 사람이었다.




수, 금 연재