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by 송주 Mar 17. 2024

포니테일을 좋아하는 40대

출산 후 탈모가 앞머리로

연예인 고은아가 앞머리를 심는 시술을 받았다고 하여 관심 있게 보았다. 이마가 넓은 나도 이 시술이 너무나 하고 기 때문이다.


나는 앞머리에 모발이식을 하는 시술을 검색해 본 적이 있다. 심어지는 모발 수에 비례하여 보기만 해도 촉수를 건드릴 듯한 통증이 느껴지는 듯했다.

하지만 수풀처럼 풍성하게 자라는 머리카락은 가히 놀라웠다.  정도면 돈 쓸만하겠다 생각하던 찰나 눈에 들어온 시술비는 모발 이식의 꿈을 자동으로 접을 수 있게 만들어 주었다.


포니테일 스타일을 좋아한다.

머리카락이 얼굴에 닿는 느낌을 싫어하기 때문에 묶음 머리를 선호하는 편이고 그중에서 한 묶음으로 정수리까지 올려 묶는 것을 좋아한다.

이 머리 스타일은 뒷머리가 마치 조랑말 꼬리 같다 하여 포니 테일 스타일이라 하고

나는 거의 이 스타일을 주로 하는 편이다.


앞머리가 눈을 찌르는 것도 싫어 넓은 이마를 가릴 대안으로 앞머리를 내는 것 역시 꺼린다.

결국 이마를 훤히 드러내는 올백머리의 포니테일은 내가 가장 즐겨하는 헤어 스타일이 되었다.


머리를 풀고 일을 하다가도 나도 모르게 노란 고무줄이라도 찾게 되니 내 왼쪽 손목에는 늘 머리카락을 묶을 때 사용 할 수 있는 머리 고무줄이  끼어져 있다.


포니테일 스타일은 얼굴과 목선이 드러나 청순하면서 뒤에 묶은 머리가 흔들거리며 발랄한 느낌을 주는 장점이 있다.

물론 보는 사람이 그렇게 봐줘야 그런 거니

일단 그 장점은 자기만족이라 해 두자.

내 만족과 얼굴에 내려오는 머리카락의 귀찮음을 동시에 해결해 주는 포니테일은 내게 최적화된 헤어 스타일이라 생각했다.

최소한 출산 전 까지는 말이다.



산모들이 경험하는 출산 후유증 중에 하나가 바로 탈모이다. 

출산 후 탈모에도 경중은 있겠지만 나 역시 그 과정을 겪었다.


첫 아이를 낳고 조리를 하는 중이었다.

머리를 감는데 머리카락이 뭉태기로 빠졌다.

하지만 머리카락이 빠지더라도 다시 나면 괜찮다는 엄마의 말에 걱정은 접어두고 육아 때문에 정신없는 일상을 보냈다.

크게 신경 쓰지 않고

아니 애 키운다고 신경 쓰지 못한 채 지내다 보니

어느새 고마운 마음이 들 정도로 소중한 머리카락들이 새싹 돋듯 다시 자라나 있었다.


하지만 머리카락은 완벽하게 다시 자라나지 못했다. 2프로 부족하게 자라났는데 이마 쪽 헤어 라인을 제외하고 자란 것이다.

배 속 태아가 앞머리로 가는 영양분만 과하게 빼먹은 건지 출산 후에도 앞머리 라인 쪽 머리숱은 원상복구 되지 않았다. 

그리고 나이가 들수록 줄어드는 속도가 빨라지고 있다. 이마가 점점 더 넓어지고 있는 것이다.


이마가 넓은 건 타고난 것이지만 이마 라인 쪽 머리카락 숱이 없는 건 후천적으로 출산과 나이 때문이다.


 

내가 사랑하는 포니테일이 나조차 부담스러워지기 시작했으나 아직은 머리카락을 쓸어 모아 올려 묶어 본다. 아니 올려 묶고 싶다.


얼굴과 목을 슬쩍슬쩍 건드리는 머리카락의 느낌이 너무 싫다.

바람에 속절없이 휘날리며 엉키는 머리카락의 느낌도 불편하다.


전과 같은 머리를 해도

전과 같지 않은 느낌

앞머리가 헐빈해 보이는 만족스럽지 못한 포니 테일..

막상 묶고 나면 민머리 같은 느낌이 나지만 내가 결혼을 다시 할 것도 아니고 나만 편하면 되지 라며

오늘도 당겨 묶어 본다.

 


올려 묶은 포니테일 머리를 하고

아이들에게 묻는다.


엄마 어때?


황비홍 같아


그럴만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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