내가 남편 때문에 인연을 맺게 된 A에 대한 이야기를 하게 되는 까닭은 A의 유별난 자랑 때문이다.
자랑을 하는 것이 그녀의 습관인지 인성인지는 아직 모르겠다.
하지만 그녀는 묻지도 않은 말을 속사포 처럼 내게 해댔고 그 대부분이 자신과 자신의 가족들을 과시하는 내용이었다.
아이가 재주가 많아 학교 선생님들이 늘 찾는다는 이야기로 시작해 첫째가 전교 1등을 해 컵과일과 샌드위치를 만들어 학교에 돌린 이야기로 클라이맥스를 찍고 남편 자랑으로 마무리가 되는 그녀의 이야기를 듣고 있으면 기가 빨렸다.
마지막 만남에서 그녀는 더 믿기 힘든 이야기를 내게 하기 시작했다.
명문대를 졸업한 딸의 대기업 입사를 위해 인사팀에게 메일로 쓴소리를 했고 자신의 쓴소리가 받아들여졌다는 뭐 그런 이야기였다.
바보가 아닌 이상 그 말을 믿는 사람이 있을까?
설사 그랬다 하더라도 부끄러워 숨겨야 하는 사건에 가까운 이야기를 자랑스러운 무용담 처럼 이야기 하는 그녀를 이해하기 힘들었다.
난 귀를 막아 버렸고 마음속으로 그녀도 막아버렸다.
그녀는 본인의 가족들을 내세워 끊임없이 자신을 과시하고 우월하다는 것을 내게 설파하려는 듯 보였다.
가족들을 내세워 마치 자신이 이루어낸 것들이 이 만큼이니 너도 나를 우월하게 바라봐줘야 해 하는 듯 보였다.
그리고 나는 그녀의 보이지 않는 곳에 자리 잡은 열등감을 보았다.
사람은 누구나 열등감을 가지고 있다.
그것이 안으로 쌓이면 주눅이 들고
밖으로 나오면 시기와 질투가 되고
다른 사람을 내세워 나오면 그녀처럼 손절 처리 되는 것이다.
열등감은 다양한 경로로 발현되지만 그 주된 경로는 비교이다.
오죽하면 비교 지옥이라는 말까지 있을까?
사촌이 땅을 사면 배가 아픈 인간의 본성이 열등감을 만들어 낸 것이다.
그리고 나 역시 어떤 면에서는 그녀와 다르지 않는 사람일 수도 있다.
세계에게 행복지수가 가장 높은 핀란드 인의 특징은 개인주의 라고 한다.
자기만 생각한다는 것이 아니라 다른 이의 삶을 본인의 잣대로 판단하지 않는다는 의미의 개인주의이다.
이런 개인주의가 핀란드인의 행복 지수를 높이는 요인이 되었다고 한다.
물론 핀란드인이 다 그런 것은 아닐 테고
잘 구축된 사회복지 시스템도 한몫을 차지했을 것이다.
하지만 좋고 나쁘다는 본인의 기준을 타인에게 적용하여 비교하지 않는다는 것 자체가 마음을 평온하게 만드는 충분한 요소가 될 것이라 생각한다.
나는 뜬금없이 불쑥 튀어나와 나를 고슴도치처럼 만들어 버리는 열등감과 비교 지옥에서 벗어나고자 몇 가지 다짐을 해 본다.
경청하되 말은 잘 다물고
남에 대한 관심을 줄이고
내 잣대로 타인을 평가하지 말기
꾸준히 공부하며 글쓰기는 늘리고
존재 자체가 선한 아우라로 똘똘 뭉쳐진 중년이 되어 보기
서랍 속에 보관된 몇 년 또는 그 이상의 이하의 글들이 공개되며 묘한 책임감이 느껴졌다.
내 손으로 공개하고 내 마음에 책임감을 지우며 발전하는 나를 느꼈다. (글쓰기의 장점이다.)
그래서 다짐을 공개하며 연재 북을 마무리하고자 한다.
노력하다 보면 어느새 더 멋진 사람이 되어 있으리라..
그리고 더 멋진 반백살을 맞게 될 것이라 믿는다.
고백하자면 브런치 작가가 된 걸 소문을 내는 바람에 글쓰기가 좀 어려워졌다.
역시 말이 많아지면 곤란해지는구나...
입 다물고 꾸준히 열심히 써서 드러나면 드러나는 대로
아니면 자기 계발의 일환으로 그냥 쓰면 되는 것을 입방정을 떨어 글을 올리고 난 후 부끄러움이 몰려올 때가 있었다.
동네 바보처럼 웃고 떠들다 급 진지한 글을 공개할 때 특히 그랬다.
브런치 북 30회가 마무리되었습니다.
그간 함께 해 주신 구독자님들께 들숨에 건강을 날숨에 돈과 명예가 함께 하길 기원드립니다.
감개가 무량하여 또 아무 말 대잔치를 할까봐 급히 마무리합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