brunch

You can make anything
by writing

C.S.Lewis

by 명문식 Nov 25. 2023

삶의 변화와 성장

작은 순간들이 때로는 우리의 삶을 크게 바꾼다

간디는 비폭력운동을 하는 와중에도 집에서 물레를 돌렸다고 한다. 분주한 활동을 마치고 집에 돌아오면 단순 노동으로 자신의 삶을 점검했다. 인생에서 어떤 경험이 변곡점이 될지는 시작하기 전에 알 수 없다. 일단 진지하게 실행하는 태도가 필요하다. 그것이 하찮은 일이라도 정체된 나를 벗어나는 기회가 될 수도 있고, 자신의 미래를 구성하는데 자산이 될 수도 있다. 사소한 일이 내 삶의 주도권을 회복하고, 내가 더 나다워지는 시간이 될 수도 있다. 사소한 일에도 감각과 생각의 자극이 있고, 삶의 주도권을 찾는 과정도 있다. 삶의 주도권을 쥐고 있으면, 올바른 선택을 위해 자극과 반응 사이에 올바른 행위가 나타난다. 자극과 반응 사이에 존재하는 간격을 알아차리면, 올바른 선택을 할 수도 있다.     

 

일탈하고 돌아왔을 때는 딴짓하기 전 상태와 확연히 달라진다. 딴짓은 감각과 생각의 자극을 통해 통찰과 몰입을 경험하고 나서 삶의 주도권을 찾는 과정이다. 일상에서 벗어난 시간도 매우 중요한 시간이다. 사람은 하고 싶은 것이 많다. 인생에서 가장 중요한 것은 어떤 일을 누구와 함께 하느냐이다. 함께하는 사람들을 사랑하면 모든 과정이 즐겁다. 인생에서 어떤 경험이 하찮고, 돈과 시간을 투자하더라도, 그 결과가 변곡점이 될 수도 있다.      


우리가 하는 일이 자신에게는 기대가 크지만, 세상은 별 관심이 없다. 나를 아는 사람보다 모르는 사람이 많고, 군중 속에서 살뿐이다. 자신이 아무리 훌륭한 일을 했어도 다른 사람들과 소통하지 않으면 남들은 나를 알 수 없다. 새해가 되면 누구나 새로운 꿈을 꾸지만, 암초를 만나 쓰러지기도 한다. 현대인은 아무것도 하지 않으면 불안하다. 끊임없이 주어지는 업무, 갈수록 더 빨라지는 일상의 변화로 핸드폰 시대가 되었고, 사람들의 주도권도 약해졌다. 핸드폰을 손에 쥐고 있지 않으면 불안하고, 이동할 때도 핸드폰을 소지하지 않으면, 더 불안하다. 정신없이 돌아가는 세상은 생각할 틈도 주지 않는다. 피로감과 상실감이 남고, 끌려다니는 시간이 대부분이며, 새로운 문물이 등장할 때마다 주도권 싸움만 생긴다. 이런 세상의 흐름에서 벗어날 수 있는 것은 용기뿐이다. 우리는 일상을 벗어나 잠시 내면에 집중하다가 다시 제자리로 돌아온다. 취미생활을 하고 돌아왔을 때는 전 상태와 확연히 달라진다. 우리는 통찰과 몰입을 경험하고 난 후에야 삶의 주도권을 찾는다.   

   

우리가 놓치기 쉬운 일상의 작은 순간들이 때로는 우리 삶을 크게 바꿀 수 있다. 우리는 커다란 순간을 기다리지만, 종종 작은 순간들이 우리에게 미래의 문을 열어준다. 우리의 인생은 미미한 일상의 순간들로 이루어진다. 작은 선택이 우리의 길을 바꾸기도 하고, 시원한 맥주 한 잔, 서툰 발걸음으로 걷는 아기의 모습, 지하철에서 핸드폰에 정신이 없는 젊은이 모습 등 사소한 순간들이 우리의 삶을 여유롭게 만든다. 그 사소한 행위가 더 나은 선택을 주고, 깨달음을 준다. 우리가 놓치기 쉬운 이 작은 순간들이 삶을 더욱 풍요롭게 만들기도 한다.      

사람들은 새로운 것보다 익숙한 것을 좋아한다. 새로운 것을 처음 보았을 때가 좋지만, 익숙한 것이 손에 맞고, 눈에 익고 편하다. 휴대전화기를 자꾸 바꾸는 것은 여러 기능이 추가되기 때문이고, 그 기능과 앱들을 익히느라 한동안 시행착오를 겪는다. 인간은 익숙한 환경에서 안정감을 얻는다. 노년에는 새로운 것을 익히는 활동에 부담을 받는다. 나이 들수록 익숙한 것을 추구하며 많은 변화를 피하려고 한다.   

   

익숙한 것을 좋아하는 것은 안정감과 편안함 때문이다. 익숙함은 불확실성을 줄여주고, 안정된 마음을 가질 수 있게 한다. 익숙한 것은 스트레스와 긴장을 줄여준다. 노인은 오랜 시간 같은 일을 하면서 경험을 축적했다. 이를 통해 자신감을 느낀다. 익숙한 환경은 사회적 관계를 형성하는 데 도움을 준다. 노년에는 익숙한 곳에서 가족관계를 유지하고, 소통하며, 지지를 받음으로써 행복을 얻는다. 노인 생활 중에 가장 어려운 일은 건강 문제로 일상생활을 유지하기 어렵고, 만성적인 질환, 약물 복용, 취약한 면역력, 우울증 등의 문제가 있다. 노인이 되면 가족이나 친구들과 멀어질 수도 있고, 경제적인 이유로 사회 활동이 제한될 수도 있다. 노인은 기억력, 집중력, 판단력, 의사소통 능력 등이 약해질 수도 있다. 이런 문제가 노인의 일상생활을 어렵게 만든다.      

우리는 누구나 늙고 노인이 된다. 노인은 함께 살아야 하는 대상이고, 그들도 이 나라를 이만큼 이루어 놓은 역군들이고 행복할 권리가 있다. 그러나 늙어가는 것은 자연의 순리이고 막을 방법은 없다. 노인의 소외감은 스스로 만들기도 하고, 남에 의해 소외되기도 한다. 스스로 만드는 노인 소외감은 자기 자신에게 몰입한 나머지 남을 인정하지 못하고 자신의 굴레를 벗어나지 못한다. 세월 따라 그 시대에 걸맞은 인간 활동이 있고, 세대에 어울리는 삶도 있다. 세상은 변하고, 삶도 세대에 따라 바뀐다. 그것은 사람이 변하는 것이 아니고, 사람이 삶을 따라가는 것이다.   

   

삶은 변하여 인공지능의 도움을 받는 세상이 되었다. 옛날이나 지금이나 사람의 마음은 비슷하다. 옛날 사람도 덧없는 세월을 노래했고, 현대인도 허무함을 노래한다. 그들은 모두 청춘 시절이 있었고, 파란만장한 시절도 있었다. 그 삶을 노년에 와서야 그리워하지만, 아무리 그리워해도 흘러간 세월은 다시 오지 않는다. 그래도 추억을 공유하며 세상을 함께 만들어간다. 오늘도 지난 삶처럼 그리움을 안고 그 자리에 가만히 있는데 세월은 흘러간다. 우리는 그 옛날 그 기분으로 사는데 세상은 그 시절이 아니다. 능동적으로 가는 길보다 피동적으로 가는 길이 많아졌고, 빠른 세월 속에서 한 마리 나비가 되었다.      


삶은 어떤 일이 일어나도 아무런 제약도 없고, 명예와 부귀도 차별하지 않고 흘러간다. 삶의 흐름은 누구도 거스를 수 없다. 그래서 노년에는 익숙한 일을 좋아하고, 늙어가는 자신의 모습도 자연스럽게 받아들인다.      

대전의 지하철은 서울의 지하철보다 덜 복잡하여 좋다. 가까운 거리를 이동할 때면 지하철을 자주 이용한다. 지하철을 이용하면, 요금도 무료이고, 객실 귀퉁이에 노약자석이 마련되어 있어서 좋다. 젊은이들은 그 자리에 앉지 않아 보통은 비어 있거나, 나이 많으신 어르신들이 앉아 있다. 노약자석이 존재하는 이유는 노인을 공경하고 보호해야 한다는 나름의 합당한 취지가 있다. 어느새 이 보호 대상에 포함되었다고 생각하면 세월이 무상하다. ‘초고령화 사회’라는 말처럼 어르신들이 넘쳐나고 있다. 모든 일에는 얻는 것이 있으면 잃는 것이 있다. ‘자신이 늙었다’라는 사실을 직시하고, 젊어 보이려고 노력하지 않으면 더 늙는다. 원래 노인은 익숙한 것을 좋아하고, 사회와 단절된 생활도 잘 버틴다. 노인들이 느긋해 보이는 것은 환경에 적응하는 속도가 늦기 때문이다. 퇴직 후에 여건이 좋으면 여행을 하며 새로운 문화와 경험을 쌓을 수 있고, 가족과 많은 시간을 보낼 수도 있고, 취미 생활을 즐길 수도 있고, 자선 활동을 통해 사회적 가치를 실현할 수도 있다. 그러나 여건이 좋지 못한 사람은 여러 가지 문제가 발생한다. 건강 문제와 사회적 고립과 경제적 문제와 인지적 문제를 겪는다. 이러한 것들이 퇴직 후에 일어날 수 있는 가장 비참한 일이다.      


퇴직 후에 이차적인 인생길이 열리면서 지금까지 생활하던 직장의 유통기한이 끝난다. 가난한 어린 시절을 경험한 사람은 젊은 날에 절약하는 생활을 하며 노후를 준비했다. 그들에게 젊은 날의 인간관계는 이미 지난 이야기가 되었고 새로운 인간관계를 맺으며 노년의 세상을 산다. 그때부터 새로운 일자리를 찾기도 하고, 새벽에 지하철도 타며 돈도 벌어야 하는 사람도 생긴다. 현대인들은 젊은 시절부터 노년의 삶을 풍요롭게 만들기 위하여 저축하고 투자하는 습관을 기른다. 많은 사람이 건강한 노후를 유지하기 위하여 꾸준한 운동과 올바른 식습관을 갖는데 노력한다. 지식의 지속적인 습득은 물론이고, 자신의 성장을 위해 사회적 연결을 유지하고 넓히는 사람들이 많아지고 있다.      


노년을 소외시키는 사회적 요인과 구조적 문제는 다양한 형태로 나타난다. 노년층에 대한 편견과 차별이 존재하며, 노인들이 사회적으로 배제될 수 있다. 노년은 경제적인 활동이나 가족 구성원의 역할에서 점차 배제되고, 건강 문제가 더욱 빈번하게 발생하는 시기다. 현대 사회는 디지털 기술의 발전이 급속히 진행되고 있지만, 노년에 대한 편견과 차별도 존재하고, 사회적인 고립과 소외를 경험할 수도 있다. 노년에는 ‘건강하세요’라는 말만 듣는다. 노인들은 나이가 들수록 주변에 있던 친구들을 먼저 떠나보내고, 자식들도 독립한다. 늙으면 상실감이 커지고, 시간의 흐름이 빨라지고, 새로운 시대의 방식대로 흘러간다.      

작가의 이전글 작아서 예쁜 참새

작품 선택

키워드 선택 0 / 3 0

댓글여부

afliean
브런치는 최신 브라우저에 최적화 되어있습니다. IE chrome safari