젤라또 가게에서 알바를 시작하고 나서, 인스타그램 스토리를 통해 종종 알바 근황을 공유했다.
'일 구한거 축하해. 다음에 방문할게'
예상치도 못하게 숱한 DM을 받았다. 고맙게도 말로만 그치지 않고, (말만으로도 큰 감동이었지만) 직접 발걸음을 옮긴 지인이 많았다. 카운터에서 어김없이 문밖을 바라볼 때 반가운 얼굴이 보이면 어찌나 기쁘던지.
지인이 우리 가게 머무는 순간은 잠깐일지라도, 방문한 그 날만큼은 온종일 행복했다. 바쁜 와중에 나를 생각해준 마음이 무척이나 소중했다. 비유하자면 결혼식에 와준 느낌이랄까. (아직 미혼이긴 함)
대학생때 과생활보단 연합동아리를 더 열심히해서 그런지 동아리 선후배들이 많이 방문해줬다. 지금까지 남아있는 내 지인의 거의 90% 이상은 동아리 사람들이다. 고맙다는 말로도 표현이 안되는, 애틋하고 듬뿍 응원하고 싶은 사람들.
늘 그랬듯 바쁜 한여름의 주말이었고 역시나 난 카운터에서 나와 테이블을 닦으려고 했다.
앞으로 가려고 하는 순간, 누가 내 팔을 조심스레 톡톡 쳤다.
대학생처럼 보이는 손님이 냅킨에 편지를 써 손에 건네줬다.
내가 살면서 실물 쪽지를 받았던게 몇년만인가.. 고등학교때 수업시간에 쪽지를 주고받은 이후로 성인이 되어 받는 건 처음이다.
'헉 뭐지.. (두근두근)'
긴장 반 설렘 반의 마음으로 냅킨을 열어보니..
선배님, 안녕하세요!
OO동아리 ㅁㅁ기 ㅇㅇ입니다.
새롭게 출발하신다고 들어서 응원하는 마음에 종종 찾아왔었는데, 드디어 오늘 뵈었네요!
머지않아 멋지게 차려질 선배님만의 가게에 또 찾아뵙겠습니다.
행운, 멀다고 생각했는데, 이렇게 멋진 선배님이 계시다는 것 자세가 행운인 것 같아요! :)
그럼 오늘도 달콤한 하루되세요!
다정한 글자의 향연이 펼쳐졌다. 세상에.. 우리 동아리 후배였다니. 따스한 문장에 울컥했다. 아니 눈물이 나올뻔했다. 크나큰 응원을 받으니 더 잘해내야겠다는 오기가 생겼다.
이 소중한 마음 잊지 않고 열심히 잘 준비해가야지.
그리고 나도 한껏 후배님을 멀리서나마 응원해야지.