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by 주상절리 Oct 04. 2024

모르는 후배가 쪽지를 두고 갔다

젤라또 가게에서 알바를 시작하고 나서, 인스타그램 스토리를 통해 종종 알바 근황을 공유했다. 


'일 구한거 축하해. 다음에 방문할게' 


예상치도 못하게 숱한 DM을 받았다. 고맙게도 말로만 그치지 않고, (말만으로도 큰 감동이었지만) 직접 발걸음을 옮긴 지인이 많았다. 카운터에서 어김없이 문밖을 바라볼 때 반가운 얼굴이 보이면 어찌나 기쁘던지. 


지인이 우리 가게 머무는 순간은 잠깐일지라도, 방문한 그 날만큼은 온종일 행복했다. 바쁜 와중에 나를 생각해준 마음이 무척이나 소중했다. 비유하자면 결혼식에 와준 느낌이랄까. (아직 미혼이긴 함)


대학생때 과생활보단 연합동아리를 더 열심히해서 그런지 동아리 선후배들이 많이 방문해줬다. 지금까지 남아있는 내 지인의 거의 90% 이상은 동아리 사람들이다. 고맙다는 말로도 표현이 안되는, 애틋하고 듬뿍 응원하고 싶은 사람들. 


사실 그 날은 

내 지인이 올거라 

전혀 예측을 못했다 


늘 그랬듯 바쁜 한여름의 주말이었고 역시나 난 카운터에서 나와 테이블을 닦으려고 했다. 


앞으로 가려고 하는 순간, 누가 내 팔을 조심스레 톡톡 쳤다. 


"저기.."


대학생처럼 보이는 손님이 냅킨에 편지를 써 손에 건네줬다. 


내가 살면서 실물 쪽지를 받았던게 몇년만인가.. 고등학교때 수업시간에 쪽지를 주고받은 이후로 성인이 되어 받는 건 처음이다. 


'헉 뭐지.. (두근두근)'


긴장 반 설렘 반의 마음으로 냅킨을 열어보니.. 




선배님, 안녕하세요! 


OO동아리 ㅁㅁ기 ㅇㅇ입니다. 


새롭게 출발하신다고 들어서 응원하는 마음에 종종 찾아왔었는데, 드디어 오늘 뵈었네요!


머지않아 멋지게 차려질 선배님만의 가게에 또 찾아뵙겠습니다.


행운, 멀다고 생각했는데, 이렇게 멋진 선배님이 계시다는 것 자세가 행운인 것 같아요! :)


그럼 오늘도 달콤한 하루되세요!







다정한 글자의 향연이 펼쳐졌다. 세상에.. 우리 동아리 후배였다니. 따스한 문장에 울컥했다. 아니 눈물이 나올뻔했다. 크나큰 응원을 받으니 더 잘해내야겠다는 오기가 생겼다. 


이 소중한 마음 잊지 않고 열심히 잘 준비해가야지. 

그리고 나도 한껏 후배님을 멀리서나마 응원해야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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