내 첫사랑
2024년 여름, 첫사랑과 여행을 떠났다. 첫 1박2일.
계속 '다음에 가야지' 미루기엔 시간은 기다려주지 않으니 행동해야했다. 여행지는 며칠 전 TV시청 중이던 이 남자가 '저기 한번 가봐야되는데' 라 언급했던, 그곳으로 정했다.
여행 당일, 3시간을 달려 목적지에 도착했고 연신 폭염경보가 울려대는 폰을 가방에 넣으며 유명한 관광지를 걷기 시작했다. 양산 하나씩 손에 들고, 손수건으로 목 뒤를 보호한채.
더위에 지쳐갈때 쯤, 앞서가는 하얀등이 보였다. 근처 나무에 붙어있던 매미 탈피 껍질을 얹어봤다. 껍질이지만 발에 돌기가 있어 아무리 움직여도 떨어지지 않는게 장점이다. 가벼우니 무게도 느껴지지 않는다. 그렇게 귀여운 매미 아저씨가 되었다. 뒤에서 나의 끅끅거리며 웃는 소리로 인해 어깨에 붙은 무언가를 알아차렸지만 아무렇지 않아하는 매미 아저씨.
내가 뭘 하든 받아주는 귀여운 매미 아저씨는 매 순간 내게 사랑을 알려준다. 남자가 귀여우면 끝이라는 말을 매번 매미 아저씨를 통해 느낀다. 왕 귀여워.