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by 이루다 Dec 02. 2023

우린 완벽할 수 없다

직업으로 글을 쓴다는 생각조차 해보지 못한 삶을 살았다. 어쩌다 글을 썼고 어쩌다 책을 냈다. 그러고 나니 또 어쩌다, 나는 평생 글을 쓰는 사람으로 살아가자고 다짐하고 있었다. 사람의 삶이란 참 묘한 것이라 앞날이 어떻게 될지는 아무도 알지 못한다. 지금 내가 이렇게 글을 쓸 줄 아무도 몰랐던 거처럼.     


《직업으로서의 소설가》에서 무라카미 하루키는 말한다.     


“다시 곰곰 생각해보니 멋진 소설을 쓰지 못했어도 그건 당연한 것이었습니다. 태어나서 처음으로 소설을 썼는데 첫판부터 그렇게 술술 멋진 작품을 써낼 수 있을 리가 없지요. 능숙한 소설, 소설다운 소설을 쓰려고 했던 게 잘못인지도 모른다, 라고 나는 생각했습니다.”     


처음부터 잘하는 일이란 없다. 어느 정도의 재능과 운에 의해 잠깐 그렇게 보이는 일은 있을 수도 있지만 대부분은 많은 경험과 노력으로 점차 정상으로 오른다. 무라카미 하루키가 한 말만 해도 우리가 얼마나 초반부터 ‘잘’ 써진 ‘능숙한’ 글을 쓰길 원하는지 짐작할 수 있다.     


이렇게 생각해 보자. 우린 모두 초보자다. 지금 시작하는 사람이다. 처음 하는 일에 첫판부터 좋은 결과를 기대하긴 힘들다. 그건 나 혼자만이 아닌 누구에게나 해당하는 일이다. 그러한 마음가짐으로 매일을 살아간다면 더 이상 실력에만 쫓겨 오늘을 망치지는 않지 않을까. 그저 지금 쓰는 글을 즐기고 온 힘을 다한다면 그게 최선일 것이다.     


한 작가의 책을 읽을 때 충격에 가까운 이야기를 들었다. 완벽한 책을 쓸 수 있다면 자신이 책 쓰기를 계속하겠느냐는 것이다. 완벽하다면 거기서 종결되는 것이다. 부족한 부분을 채우기 위해 이어갈 수가 있다는 뜻이다. 당시 상당히 공감하면서 읽은 부분이었다. 우린 완벽할 수 없다. 이어가면서 발전해 나갈 뿐. 




Image by Jill Wellington from Pixabay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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