나종호 작가가 쓴 《뉴욕 정신과 의사의 사람 도서관》에는 덴마크에서 시작된 ‘사람 도서관 (Human Library)’을 소개한다. 소수 인종부터 에이즈 환자, 이민자, 조현병 환자, 노숙자, 트랜스젠더, 실직자 등 다양한 사람이 그들의 값진 시간을 지원한 덕에 이 도서관은 유지된다고 한다. 이 ‘사람 도서관’은 타인을 향한 낙인과 편견을 해소하고 공존의 의미를 되새기고자 시작되었다.
책에는 이런 구절이 나온다.
“내가 편견을 가지고 있는 대상이 내 눈앞에서 스스로의 의미 있는 삶을 소개하고 함께 이야기를 나누는 것만으로도 사람들은 자기도 모르게 간직하고 있던 편견에서 벗어나게 된다. 다른 사람의 삶을 완벽하게 이해하는 것은 불가능에 가깝지만 노력으로 그 간극을 좁힐 수 있음을 알기에.”
우리는 타인에 관해 얼마나 많은 편견을 가지고 살아갈까? 자신도 모르는 사이 굳어져 버린 편견, 시선은 쉽게 바뀌지 않는다. 나 또한 굉장히 고지식하고 내 세계, 시선에만 머물러있던 사람이다. 글을 쓰면서 다양한 시선으로 삶을 바라보다 보니 그제야 내 마음이 보이기 시작했다. 타인을 어떻게 보는지 또 나에 대해 어떻게 생각하는지.
편견과 시선은 타인에게만 국한된 것이 아니다. 나를 향해있는 것에서도 그 부분은 드러나게 되어있다. 나종호 작가의 책에선 타인을 향해있는 낙인관 편견을 “이해”하는 과정을 잘 보여준다. 그 부분이 상당히 인상적이었다. 타인과 나를 향한 편견과 시선, 낙인을 한 번쯤은 생각해 보는 시간을 가져보는 건 어떨까?
서로를 사랑하고 이해하는 과정에서 우리는 여태껏 느껴보지 못했던 또 다른 안정감과 따뜻함을 느끼게 될지도 모른다. 점점 개인주의 사회가 되어간다. 서로를 이해하지 못하고 멀리하고 방어하는 시간 속에서 우린 메말라간다. 푸석해진 흙에 물을 주고 햇볕을 쬐어 주면 죽어가던 꽃이 다시 살아나는 모습을 볼 때가 있다. 생명의 신비를 느낀다.
우리의 마음에도 물과 적당한 햇볕을 쬐어 주는 이해와 공감을 곁들여 메말라가는 마음에 촉촉한 사랑이 되어주면 좋겠다.
현재 글은 이 브런치북에
소속되어 있습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