한 송이 꽃다발에 당신의 미소

by 김단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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꽃을 좋아하기 때문에 평소에도 꽃다발 선물을 많이 받는다. 남자친구가 줄 때도 있고, 친구들이 줄 때도 있고, 때론 의외의 인물들이 선물로 주기도 한다. 어떤 사람은 거금을 들여 곧 시들고 마는 꽃을 왜 사서 주냐고 말하기도 하지만, 나 같은 사람에겐 마음을 전하는 선물에 꽃만 한 것이 없다. 시들고 말 것을 안다. 그래도 꽃을 받고 집에 돌아온 날이면 찬장 깊숙이 넣어둔 유리병을 꺼내 물에 깨끗이 씻는다. 그 안에 물을 받고 선물 받은 꽃을 다시 예쁘게 꽂아놓는다. 미리 물을 담아둔 스프레이로 꽃잎마다 물을 칙칙 뿌려 반짝이는 물방울을 머금게 해놓으면 끝. 그리고 거동이 어려워 화장실만 겨우 다니시는, 밖에 나가지 못하는 향년 93세 우리 할머니 방에 꽃병을 갖다 놓는다.


“어머, 예쁘다! 꽃이네!”


할머니의 감탄사를 들으며 나는 킁킁 꽃향기를 맡는다.


“할머니도 맡아볼래?”


꽃병을 할머니 코끝에 들이밀면 할머니도 킁킁.


“아휴, 누가 이렇게 이쁜 꽃을 줬어? 누구야?”


할머니가 물으면 난 대답한다.


“나 사랑해주는 사람이 줬어.”


그럼 할머니가 다시 답한다.


“그럼 사랑받을만하지! 넌 날 닮았거든!”


시간이 지나면 꽃은 시들었다. 그렇다 하더라도 시든 꽃을 떠나보내는 일은 어렵지 않았다. 그들이 준 꽃은 기억 속에 이미지와 향기로 뚜렷이 남아있기 때문이다. 할머니의 미소도 매 순간 기억 속에 고이 저장되는 것이 언제나 감사할 따름이었다.



23.07.18.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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한 송이 꽃다발에 당신의 미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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