엄마 2일 차, 회복 중입니다.

아기도 세상 2일 차

by 체리시체리

체리가 태어난 기쁨도 잠시, 나는 산후 출혈이라는 예기치 못한 위기를 만났다. 모든 산모에게 그렇겠지만 처음 하는 임신이라 모르는 일이 투성이었다. 꽤나 순탄하게 흘러간 출산 후, 처치가 끝나고 나서 쉬고 있는데 아래로 피가 흐르는 게 느껴졌다. 오줌을 싸고 있는 건가 싶을 정도로 패드가 흠뻑 젖었다. 처음에는 원래 그런가 보다 했는데, 몇 시간이 지속되니까 뭔가 잘못된 것 같다는 생각이 들었다. 한두 시간에 한 번씩 체크하러 와주는 간호사 언니를 붙잡고 물어보니 이불을 들춰보고는 몇 가지 검사를 했다.


결과적으로 나는 재 본 무게로만 1.6킬로 넘는 피를 흘렸고 거의 몸에서 3분의 1의 피를 잃었다. 수혈이 시작했지만 수치가 빠르게 좋아지지 않았고 결국 추가 수혈을 받았다. 그런데 피가 너무 빠르게 들어오는 탓인지, 부작용으로 숨이 가빠지기 시작했다. 말을 하는데 계속 기침이 나다가 나중에는 숨쉬기가 힘들어졌다. 일인실이었던 내 병실에 온갖 부서의 의사, 간호사들이 찾아왔고 새벽까지 왔다 간 사람들이 스무 명도 넘는 것 같았다. 나와 남편에게 병원에서 가장 무서웠던 순간은 출산 전도, 출산 중도 아닌 출산 후였다.


의식을 차리려고 노력하는 나와 달리 그 상황을 지켜볼 수밖에 없었던 남편은 더 무서웠다고 했다. (이 이야기를 하면서 세 번째로 우는 남편을 봤다.) 이제 막 태어난 아기를 옆에 두고 아내가 숨이 가빠하면서 의식을 잃어가다니, 듣기만 해도 무섭다. 남편도 나도 아기를 돌볼 수 있는 상황이 아니라서 아기는 간호사 언니 품에 안겨있었다. 내가 좀 진정을 한 후에도 왼팔 오른팔에 정맥주사를 꽂고 손끝에는 맥박기, 팔뚝에는 혈압계를 달고 몇 시간을 더 있었어야 해서 모유수유를 할 수가 없었다.


초유가 좋다고 하던데, 덕분에 체리는 초유를 많이 먹지 못했다. 정신이 없는 동안에 체리는 다른 사람의 모유를 먹었다. 병원에서 분유와 모유 중 선택지로 주어 뭐가 됐든 분유보다는 좋지 않을까 하는 마음에 그랬다. 직접 수유를 하기가 힘들어서 유축기를 빌렸다. 사용법을 듣고 유축기를 꽂았는데 막상 해보니 기분이 너무 안 좋았다. 젖소가 된 것 같은 기분이 들었다. 유축기를 치우고 손으로 가슴을 짜는데 손목이 너무 아팠다. 결국 유축기를 쓰면서 우는데 남편이 주는 내 모유를 꼴딱꼴딱 받아먹는 체리를 보니 너무 귀여워서 눈물이 쏙 들어갔다.


앞으로 나의 삶에 거대한 변화가 생길 것 같은 예감이 들었다.



목, 일 연재