엄마 3일 차, 모유수유

엄마가 처음이라 미안해

by 체리시체리

임신을 하고, 이것저것 나름대로 열심히 공부를 했다. 특히 출산이 다가오면서 출산의 방법이나 준비물뿐만 아니라 아기가 처음 태어나면 목욕은 어떻게 시키고 재울 땐 어떻게 해야 하는지 등등. 많이 공부했다고 생각했는데 이상하리만치 모유수유에 대해서는 공부한 게 없었다. 막연히 '어련히 잘할 수 있겠지'라고 생각했던 나의 자신감은 박살이 났다.


보통 미국에서 출산을 하면 질식분만은 1-2일, 제왕절개는 2-3일 입원을 한다. 그리고 병원에 입원해 있는 기간 내내 아기가 아프지 않으면 엄마와 아기는 모자동실을 한다. 그동안 당연하게도 아기는 부모가 돌본다. 즉, 1-2시간마다 깨서 밥을 먹는 아기에게 밥을 주는 사람이 엄마 (혹은 아빠)라는 얘기다. 앞선 이틀 동안 일이 너무 많았던 터라, 3일째 되는 날부터 제대로 모유수유에 도전하게 됐다.


출산을 위해 만들어지는 릴랙신이라는 호르몬은 아기가 잘 나올 수 있도록 관절을 부드럽게 만들어주지만 이 때문에 출산 후에도 관절이 약해져있다 보니 조금만 무리를 하면 관절이 아프다. 아기는 3-4킬로로 무겁지 않다고 생각할 수 있지만 역시 가랑비에 옷 젖는다고, 들었다 내렸다를 수십 번 반복하면 손목이 나가는 건 금방이다. 수유하는 내내 체리를 받치느라 손목이 너덜너덜해졌는데 그렇다고 체리가 잘 먹는 것도 아니었다.


체리는 그렇게 작게 태어난 편은 아니었지만, 그래도 예정일보다 일찍 태어나서 그런지 잠을 정말 많이 잤다. 원래도 신생아는 많이 자는데 모유수유를 하려고 품에 데리고만 오면 잠을 잤다. 처음에는 내 품이 편한가 보다 하고 마냥 귀엽기만 했는데 나중에는 밥을 안 먹고 잠만 자니 젖병으로 보충을 해줘야 했다. 잘 먹지를 못하니 자꾸자꾸 살이 빠졌다. 태어나고 며칠 동안 몸무게가 주는 것은 정상이지만 너무 많이 줄면 또 위험하다는 얘기를 듣자 초보엄마는 밥 먹이기에 혈안이 되어갔다.


이 모든 난관을 뚫고 겨우 체리한테 모유수유를 할 수 있는 기회가 와도 (체리가 깨어있는 동안 손목을 희생하며 자세를 잡아도) 나는 모유수유를 제대로 할 수 없었다. 너무 아팠기 때문이다. 나는 아기는 태어나면 본능적으로 젖을 먹을 줄 알 거라고 생각했는데 절대 아니었다. 아기도 처음, 엄마도 처음. 초보자 둘이 어떻게든 완성해야 하는 지옥의 팀플이었던 것이다. 먼저 백기를 든 건 나였다. 체리가 빠는 것도 너무 아프고 발버둥 치느라 손으로 젖꼭지를 치기라도 하면 떨어져 나가는 것 같았다. 불타는 젖꼭지를 잡고 엉엉 또 울었다.


밥만 잘 먹어도 예쁘다는 말이 이래서 생기는구나 싶었다. 잘 먹고 잘 싸고 잘 자기만 해도 마음껏 칭찬해주고 싶은 사랑스러운 내 아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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