책임질 생명이 있는데도 나는 마음을 잡지 못하고
매일 1cm씩 나락으로 심연으로 자처하여 내려간다
약효가 더 이상 들지 않는 걸까,
내가 마음먹기만 하면 평생토록 바라왔던 모든 게 끝나는데
유일하게 더 이상 내 딸내미를 못 본다는 것만이 미련이다.
웃어야 할지 울어야 할지,
고양이 한 마리만이 나의 유일한 생명줄이자 구원인 것에.
견디자. 견디자.
고양이의 생명은 사람보다 짧으니 어떻게든 참아보자.
나를 다독이고 알약 몇 알과 물과 함께 삼키며
오늘도 내일도 나는 괜찮은 척 매일 똑같은 일상 속에서 숨을 쉬고 살아간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