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 포스트에서는 세 가지를 한다
‘도파민 중독’이라는 표현을 깐다.
현대인이 겪는 ‘도파민 중독’은 특정 상태를 피하는 분별력을 필요로 하지, 다른 중독처럼 끊을 수 없는 것이란 설명을 한다.
그러면서, 내가 이 시리즈를 왜 쓰게 되었는지 소개한다.
*‘유튜브 중독 탈출기’는 유튜브에 중독에서 벗어나는 과정에 대한 이야기다. 시리즈 초반에 중독의 정의와 해법, 중독에서 벗어나기 위해 필요한 기본기를 먼저 설명한다. 그리고 유튜브 중독 상태에서 빠져나오기 위해 내가 한 일들, 뭐가 통했고, 뭐가 잘 안 되었는지, 구체적인 행동과 일지를 공유한다.
매일매일 엄청난 시간을 폰을 보면서 보낸다.
나는 이걸 ‘현대 문명이 스마트폰으로 이전했다’ 고 표현한다.
언제 어디서든 주변 사람들을 봐도, 태반은 폰을 들여다보고 있고, 어떤 사람들은 마치 자기가 어디 있는지도 모르는 것처럼 보인다.
지금 이 글을 쓰는 것도 컴퓨터가 아니라 폰에서 한다.
그리고 무언가에 홀려버린 사람들은 ‘도파민 중독’이란 말을 듣는다.
도파민은 신경 전달 물질, 뉴런 사이에서 신호를 전달하는 역할을 하는 화학 물질 중에 하나로 뇌의 정상적인 활동에 필요한 물질이다.
한국 건강관리협회 블로그는 도파민을 ‘몰입과 쾌락의 호르몬‘이라고 소개한다.
https://m.blog.naver.com/kahp_blog/169473835
쾌락을 주는 행동을 계속하면, 도파민이 과하게 분출되어서 도파민에 중독된다는 얘긴데, 이건 따져보면 틀린 말이다.
'도파민이나 그 전구체는 중독성이 없다. 굳이 중독에 대한 도파민 관련성을 표현한다면, '도파민성 신경활성을 높이는 약물이나 행위에 중독될 수 있다'라고 할 수 있다.'
https://www.pharmnews.com/news/articleView.html?idxno=243413
마약이나, 알코올, 담배에 중독되었다고 할 때 중독의 대상은 우리 몸 외부에 있는 물질이다. 도파민은 마약처럼 투입하는 것도 아니고, 담배처럼 피우는 것도 아니다. 몸 안에서 만들어지고, 순환하는 신경전달물질이자 호르몬이다. 그래서 마약 중독, 알코올 중독처럼 도파민에 중독되었다고 하는 표현은 사실 틀린 말이다. 마약이나 알코올처럼 없으면 더 잘 살고, ‘사용하면’ 건강을 해치는 물질이 아니기 때문이다.
마약이나 알코올처럼 도파민을 “끊는다”는 건 불가능하다. 내가 매일 도파민을 사서 들이마시는 게 아니니까.
왜 중독의 대상을 지칭하지 않고, 행동의 결과로 생기는 도파민을 탓하게 되었을까?
사람들을 도파민에 중독되게 만드는 ‘단순한 쾌락 지향적 행위’는 사실 소셜 미디어나, 온라인 비디오(유튜브, 넷플릭스, 숏폼)다. 마약 중독, 알코올 중독 같이 표현하면 스마트폰 중독, 소셜 미디어 중독이나 온라인 비디오 중독이라고 불러야 맞다. 그런데 굳이 모호하고 추상적인 ‘도파민 중독’이라는 말이 유행하게 된 이유는 스마트폰은 마약처럼 끊을 수 없기 때문이 아닐까 생각한다.
사회생활은 소셜 미디어에서 이루어지고, 쉬는 시간은 넷플릭스나 유튜브를 보는 시간과 매일반이다. 현대 문명 자체가 스마트 폰을 중심으로 펼쳐지는 상황에서 그나마 과도한 사용을 줄이라는 정도의 경고가 ‘도파민 중독’이라는 말에 드러나는 게 아닐까. 스마트폰 없이는 살 수 없는 사회에서 우리가 할 수 있는 최선은 스마트폰을 ‘잘’ ‘현명하게’ 사용하는 것뿐.
소위 말하는 ‘도파민 중독’, 현대인이 겪는 다양한 형태의 스마트폰 중독의 해결법은 중독의 대상을 끊는 게 아니라, (뇌 속의 특정 신경전달물질이 많이 분비되는) 어떤 상태를 피하는 분별력이다.
내가 앞으로 이 시리즈 ‘유튜브 중독 탈출기’에서 할 이야기는 유튜브에 중독된 ‘특정 상태’에 대한 경험과 분석이다. 그리고 그 상태에서 빠져나오기 위해 내가 한 일들, 뭐가 통했고, 뭐가 잘 안 되었는지, 구체적인 행동과 일지를 공유하려고 한다.
왜?
넷플릭스 다큐멘터리 ‘소셜 딜레마‘를 기억하는지? https://www.thesocialdilemma.com
혹시 안 봤다면 강력히 추천한다.
2020년 나와 지인들이 페이스 북에서 떠나는데 (떠나지는 않더라도 사용을 줄이는데) 큰 영향을 미친 다큐다. 대충 얘기하면, 구글이나 페이스북을 개발하는 데 참여한 사람들이 떼로 나와서 ‘손에서 뗄 수 없게’ 만들었다고 증언한다. 인간의 행동 방식과 사고 체계에 대한 지식을 총동원해서 이용자들이 빠져들게끔 디자인했다는 것.
‘That toxic feeling? It’s not by accident, it’s by design.’
‘그 해로운 느낌이요? 우연이 아닙니다. 그렇게 설계된 거예요.’
지금 내 손에 있는 스마트폰, 그 안에 있는 온갖 앱과 내용물들은 사람들이 정신을 잃고 빠져들도록 조심 스고 치밀하게 설계된 작품들이다.
그러니까, ‘중독’되는 게 이상한 일이 아니다.
중독되는 게 자연스러운 일이다.
나를 비롯한 수많은 사람들이 어떤 형태로든 스마트폰 중독을 경험한다. 없이는 살 수 없는 현대 문명의 총체가 손안에 항상 있는데, 그 물건이 또한 정신 놓고 살게 만드는 중독의 원천이다. 이건 마치, 알코올 중독에 걸린 사람에게 손에 위스키 한 병을 쥐어주고, 적당히 잘 분별해서 마시라는 얘기나 똑같다. 스마트 폰에 기반한 삶을 살아가는 현대인들은 언제라도 중심을 잃고 중독에 빠질 위험을 손안에 달고 사는 셈이다.
이 중독에 빠져 시간을 허비하기가 너무너무 쉽다. 술, 담배, 마약과 비교할 수 없을 정도로 접근이 쉽다. 딱 한 클릭, 넋 놓고 손가락만 까딱하면 시간이 후딱 간다.
이 중독에서 벗어날 수 있는 사람과 벗어나지 못하고 스마트폰 안에서 인생을 보내는 사람의 경로가 점점 극명하게 갈릴 것이다. 그리고 대부분의 사람들은 이 정교한 중독에 빠져 인생을 허비할 것이다.
그래서 나의 경험을 재료 삼아 ‘유튜브 중독 치료기’를 써보았다.
관전 포인트는 ‘끊을 수 없는 중독’을 어떻게 치료하는가?
미래의 나에게, 그리고 비슷한 경험을 하는 다른 사람에게도 도움이 되길 바란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