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by 미칼 May 16. 2024

이처럼 사소한 것들

사소한 것을 사소하지 않게, 사소하지 않은 것을 사소하게 


사소한 것들이 한데 합쳐져서 하나의 삶을 이룬다⠀

이처럼 사소한 것들⠀

(Smaii Things Like These)

클레어 키건 지음⠀

홍한별 옮김⠀




늘 이렇지, 펄롱은 생각했다. 언제나 쉼 없이 자동으로, 다음 단계로, 다음 해야 할 일로 넘어갔다. 멈춰서 생각하고 돌아볼 시간이 있다면, 삶이 어떨까. 펼롱은 생각했다. 삶이 달라질까, 아니면 그래도 마찬가지일까. ⠀

고민 없이 일상을 반복하는 것은⠀

대부분의 사람에게는 매우 사소한 일일 거예요. ⠀

다음에 할 일이 자동으로 정해지고, ⠀

반복적으로 기계적으로 처리하는 일상에서 ⠀

사소하지 않음을 찾기는 어렵습니다. ⠀



어떤 날은 

사소한 일로 가득 찬 것을 감사하기도 합니다. 



하지만, 

사소하지만, 

사소하지 않은 일이 되어버리는 때가 있어요. 

사소함은 사람마다 다르게 다가올 거예요. 

누군가에게는 절대 사소할 수 없는 배려가 될 것이고, 친절이 되리라 생각합니다. 


문득 서로 돕지 않는다면 삶에 무슨 의미가 있나 하는 생각이 들었다. (...) 변변찮은 삶에서 펄롱은 지금까지 단 한 번도 이와 견줄만한 행복을 느껴본 적이 없다. ⠀


사소한 일을 사소하지 않게 대하는 것, ⠀

사소하지 않은 일을 사소하게 대하는 것, ⠀

어쩌면 삶의 지혜는 이러한 것에서 생길지도요. 


펄롱은 미시즈 윌슨을 그분이 날마다 보여준 친절을, 어떻게 펄롱을 가르치고 격려했는지를, 말이나 행동으로 하거나 하지 않은 사소한 것들을, 무엇을 알았을지를 생각했다. 그것들이 한데 합쳐져서 하나의 삶을 이루었다. ⠀

사소하다고 생각하고 그냥 지나쳐 보낸 것, ⠀

그중에는 사소하지 않은 것들도 많이 있을 거예요. ⠀

분명 누군가에게는 사소하지 않은 도움이 되었을 겁니다. ⠀

하지 않은 일, 할 수 있었는데 하지 않은 일-평생 지고 살아야 했을 일은 지나갔다. ⠀

사소하다고 여기고 하지 않은 일, ⠀

사소하지 않지만, 사소한 일처럼 여기고 흘려보낸 일, ⠀

그렇게 흘려보내기를 수차례, 

사소하지 않음을 깨닫고 태도를 바꾸게 된 펄롱은 

인생에서 처음 맛보는 행복을 이야기해요. ⠀

그냥 사소하게 흘려보내라는 주위의 조언을 무시한 채로요.. 



남자보다는 여자가 사소하다 여겨집니다. ⠀

어른보다는 아이가 사소하다고 여겨져요. ⠀

가진 자 보다는 못 가진 자가 사소하다 여겨지고요. ⠀

주인보다는 일꾼이 사소합니다. ⠀

어엿한 가정의 구성원보다는 부족하게 살아가는 사람이 사소하다 대우받아요. ⠀

이 모든 사소함의 교집합에 있는 사람은 ⠀

그야말로 사소하고, ⠀

하찮다 여겨질 거예요.⠀

그런 사람에게 사소할법한 관심과 도움을 주는 것, ⠀

사소하지만, 사소하지 않은 일을 하게 합니다. ⠀

어린 소녀의 맨발과 함께 가는 펄롱의 손에 들려진 구두.⠀

누구에게는 사소하지만, ⠀

다른 이에게는 결코 사소하지 않을 것들이 공존하는 풍경이라 생각되었어요. ⠀

사소한 것들에 대해, ⠀

사소한 것들을 사소하지 않게 대하는 것에 대해, ⠀

많은 생각을 하게 해 준 책입니다. ⠀






이 책은 천천히 두 번 읽으라는 옮긴이의 당부가 있었습니다. 

그런 당부의 말을 알게 되어 정말 다행입니다. 

다시 재독 할 책, 첫 번째가 되었어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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