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by Esther Kim Aug 20. 2020

능력과 역량 구별하기 #2

<대학생과 에너지 덩어리 이야기 (2)>

일주일에 하나 쓰는 것이 목표인데 어제 글 이후, 능력과 역량에 대한 추가 질문이 들어와서 오늘 바로 하나 썼습니다. 저도 몇 명이 읽느냐가 아닌 몇 명의 학생이 조금이라도 변화하는지가 목표라 이런 요청에는 바로 움직입니다.


: 평범한 대학생, 그림과 게임이 취미

     에너지 덩어리의 도움으로 행복과 Job을 찾게됨

에너지 덩어리: 천사?  내가 상상하는 장면으로 데려다 줌

교수: 로봇설 있으나 속은 따뜻, 영상보다 글을 좋아함


어제도 새벽까지 게임을 하고 잤다. 한동안 게임 때문에 오전 수업에 늦을 때가 있었다.

그때 교수님이 과제를 주신 것이 있다.

“게임 외에 네가 이 세 가지를 할 수 있는 무엇인가를 찾아봐. 지금은 안 해도 되니까.”  

“첫째, 네가 주도 할 수 있는 것,

둘째, 네가 하는 대로 바로바로 움직이는 것, 즉 피드백이 즉각적인 것,

셋째, 네가 열심히 하면 등급이 올라가거나 성취감을 느껴서 동기부여가 되는 것”

아직은 게임 외에는 이런 것을 찾지 못하고 있다.

그래도 느낀 것은 있다. 내가 이 이유 때문에 게임에 빠져있구나.


덩어리가 사라진 후, 문득문득 능력과 역량의 차이에 대해서 생각하게 된다.

정말 언제부터인지 대학을 입학할 때도, 대학에서도, 회사에 취업을 할 때도 회사에서 평가를 받을 때도 ‘역량’ ‘역량’한다. ‘역량강화,’ ‘역량평가’ ‘역량중심 교육’

유행어처럼 말이다.


초록 박스 사전에서 두 단어를 한번 찾아봤다.

‘능력' 일을 감당해 낼 수 있는 힘

‘역량’  어떤 일을 해낼 수 있는 힘


아무리 봐도 같은 뜻 같다.  그 덩어리가 생각이 난다.

그런데 어떻게 불러내지?

다시 그리던 그림을 꺼내서 들여다봤다. 그런데 꿈틀거리는 것이 없다.

어디서 본 건 있어서 기를 모으고 불러봤다. 미동도 없다.

이번에는 그 덩어리가 했던 단어들을 떠 올려봤다.

“창의성 레벨,” “자기 주도성 레벨” “상상력” “에너지 레벨” “ 그림을 그려봐” 등등


내가 노력을 안 해서 그렇지 머리가 나쁘지는 않은 것 같다.

에너지의 레벨을 올리기 위해 상상력을 발휘해 봤다.

덩어리의 에너지가 커지는 상상,  몽글몽글 나오는 상상, 나와 대화를 하는 상상을 해봤다.


내 생각이 맞았다.  내 눈앞에 몽글몽글 덩어리가 나타났다.

“넌 이제 내 에너지의 양을 키워서 나타나게 하는 방법을 알아냈구나.”


그날 본 첫 번째 상담사 분도 능력이 있지. 그래서 본인의 역할인 상담을 할 수 있는 것이고.

두 번째 분은 초점을 ‘성과’에 두고 성과를 냈지. 아이들을 상담으로 치유하는 성과를 이루셨지.

능력이 일을 할 수 있는 가능성이라면 역량은 성공적으로 수행할 수 있는 것이야.

‘능력’은 영어로 ability, capability에 좀 더 가깝지.

즉, ‘사용 가능한 힘’이야.

그렇지만 ‘역량’은 영어로 competency에 더 가까워.

수행할 수 있는 능력이지. 실행력이라고 할 수도 있겠지."


수행할 수 있는 힘? 그럼 에너지인 건가?

과학시간에 그렇게 배운것 같은데.


암튼 능력과 역량의 차이는 이제 좀 알 것 같다.

능력이 있어도 역량이 없으면 안 되겠네 라는 생각도 하게 된다.

그런데 내가 이 역량이 뭐라고 이렇게 여기에 집착하고 있지?

난 원래 역량에 관심이 있는 사람이 아닌데...

역량은 나랑 별 상관이 없는 것 같은데...


수업 중 가장 기억나는 수업을 한 번 그려봐.”

작년 수업 중에 팀별 과제를 했던 수업이 생각났다.

힘들어서 기억이 난다.

“우리가 지금까지 배웠던 것을 수행평가로 확인해 볼 거예요.”

교수님은 이렇게 말하시면서 과업과 채점 기준표를 나눠주신다. 채점기준표에는 창의적 사고 역량, 공동체 역량, 문제 해결 역량에 해당되는 기준들이 각각 몇 개씩 있다.

무임승차했던 선배의 얼굴이 너무 생생하게 떠오른다.

‘전 자료 정리요.' 하면서 인터넷의 내용을  긁어 보냈던 팀원의 얼굴도 생생하다. 조별과제 모임 약속 시간 안 지키고... 아파서요... 했던 팀원.  팀플의 고충이 다시 그대로 느껴진다.


그때 내 모습이 보인다.

맡은 일은 열심히 하지만 논의 시간에 “전 뭐 별생각 없어요.” 하고 있다.

내 모습이 저랬구나... 몰랐던 나의 모습이다.

하기 싫었던 것은 아닌데.


덩어리가 말한다.

“지금 너의 역량을 발휘해봐.”

난 원래 나대는 것을 좋아하지는 않는다. 내 목소리를 내는 것에 익숙하지가 않다고 말했다.

“너의 목소리를 내야 해. 본인의 목소리를 예쁘게, 바른 방법으로 내는 것이 얼마나 중요한지 차차 알아가게 될 거야.”

나도 안다고요. 그런데 어쩌면 이건 내가 공부를 하고도 ‘공부 안 했어’라고 하는 마음과 같은 것 같다. 열심히 나서서 말했는데 내 의견이 무시당하느니 의견을 안 내는 것이 낫다.

교수님이 항상 하시는

“일단 막던져. 그중 하나라도 건지게.”

라는 말은 그냥 웃고 만다.


“너희들 살면서 도전했다가 실패하는 것이 얼마나 많은 줄 알아?  안 하는 게 남는 거다 라고 생각하고 안 하면 그냥 아무것도 못하는 거야.”

그런데 오늘은 이상하게 그 잔소리가 살짝 그립다.


“자 이제 네가 이 팀 활동을 주도하는 상상을 해봐.”

잘 안되지만 상상을 해봤다.

난  주어진 문제를 해결하기 위해서 수행평가의 목적을 확인하고 있다. 과제의 결과물을 창의적이고 예쁘게 만들기 위한 전략도 세운다. 이를 위해서 팀원들이 생각을 나눌 수 있도록 주도한다. 그리고 상대의 의견이 존중받는 느낌이 나도록 예쁘게 말도 해본다.

한 팀원이 말한다.

“하드 캐리 하는 학생 한 명 있으니까 분위기가 확 사는데요?”

옆에 있는 덩어리는 점점 더 커지고 힘이 나는 것 같다.


“능력은 어떻게 생길까?”

난 공부를 하면 생기겠지라고 답을 하고 덩어리가 맞다고 했다.

“그럼 역량은?”

“이렇게 해야만 생기는 것이지.”

“이 말도 한번 생각해봐.”


덩어리는 자기가 지금 힘이 많이 생겼으니까 이제  어떤 역량을 키워야 하는지 알아보러 가자고 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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