Hola 페루 1
언젠가는 남미를 가겠다고 마음만 먹었는 데, 그 시간이 생각보다 빨리 찾아왔다.
지난해부터 '내년에는 남미다!'는 S의 말에 고개를 끄덕였지만 사실 얼마나 먼 땅인가? 그곳에 가는 것도 쉽지 않지만, 그렇다고 여느 여행처럼 열흘 만에 훌쩍 돌아오기는 더 힘든 곳. 지난해 S는 남미 여행 계획을 나에게 말했다. 듣고만 있어도 좋았지만 슬쩍 든 생각이 '왜 그렇게 빡빡하게 여행해야 되지?' '근데 남미를 꼭 여행해야 돼? 그냥 살면 안 될까' 하는 생각이 머릿속에서 떠나지 않았다.
가방 옮기고 잠자리 바꿔가면서 하는 여행, 현지인의 삶을 한두 걸음 떨어져서 바라만 보는 여행자가 되고 싶지는 않았다. 남미에서는 더더욱. 그러면 어떻게 한다? 여행 말고는 사는 것 밖에 방법이 없잖아. 그래, 여행 말고 살아보자. 남미에서는 살아보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