우리 부부의 결혼식 날짜는 용하다는 곳에서 잡은 날도 아니고 특별한 의미가 있는 날도 아니다.
처음 날 잡을 때 음력 2월에 하면 식장비가 싸다 해서 윤달 껴도 되냐고 여쭸더니 어른들이 알아서 하라셔서 제일 싼 날 잡았더니 윤달 꼈다고 뒤늦게 뭐라 하셔서 잡은 날과 제일 가까운 주말... 토요일까지 일하고 오시는 친척분들이 계시다하여 그 주 일요일로 잡았다.
처음 아이가 없는 3년간은 그래도 놀 거리를 만들기 위하 둘이서 열심히 챙겼었다.
서로 선물을 주기보단 그 날을 기념하여 여행을 가고 결혼을 주제로 이야기도 많이 했더랬다.
그런데 아이가 태어나고 정신없는 하루하루를 보내다 보니 7년째 지나고서야 아차~우리 결기인데... 하고 기억이 나곤 했다.
이젠 아이도 어느 정도 크고 나니 기념일에 대해 생각해 보게 되었다.
지금 우리 집에서 제일 큰 기념일은 우리 아이의 생일이다.
오랫동안 힘들게 기다리다 온 아이이기에 태어 나 준 것에 감사하고 아이가 태어난 날 우리는 그렇게 되고 싶었던 엄마아빠가 되었다.
그래서 우리 아이의 생일을 우리끼리라도 크게 치르고 물론 양가집에서도 첫 손주에 첫 조카라 축하도 크게 받는다.
생일은 그런 거 같다.
나뿐 아니라 엄마, 아빠도 함께 축하를 받고 함께 기뻐할 수 있는 날이다.
그리고 요즘은 sns에 자동으로 떠서 웬만한 사람들은 축하를 해 준다.
그런데 결혼기념일은 신랑과 신부만의 날이다.
날짜조차 당사자 아니면 기억하지 않는다.
축하 또한 둘이서만 할 일이다.
남이 축하할만한 날이 아님을 결혼하신 분들은.... 다들 아실 것이다 ㅎㅎ
그래서 그 날만큼은 꼭 신랑, 신부 둘이서만이라도 꼭 축하했으면 싶다.
서로가 부부 되었음을 서로가 아닌 어디서 축하받을 수 있을까?
서로 숨 쉬는 것조차 꼴 보기 싫을 만큼 미운 날도 있지만 그래도 힘들고 아플 때, 내가 제일 기쁠 때 함께 해야 하는 사람이 서로이기에 함께 부부가 된 날은 꼭 서로 축하해 줬으면 한다.
그런 의미로 올해 결혼기념일은 미리 달력에 체크 해 두었다.
서로가 꼭 서로에게 축하해 줄 수 있는 날이 될 수 있기를 바라본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