생각하는 대로 이루어지길

매일매일 싸우는 내 두뇌

by Ssong

요즘 하루하루가 고되다고 느낀다.

식도염은 많이 좋아졌지만 여전히 약을 먹을 때 한 두 번씩은 걸린다.

열심히 물로 내려보는데 잘 안될 때도 있다. 궤양은 사라졌을 테니 크게 아픈 건 아니지만

방사통이 살짝 오면서 기력이 쭉 빠지게 된다.

아침에 눈 뜨면 약 먹을 생각에 잠시 우울해지고 먹기 싫은 것도 먹어야 하고 몸은 늘어지고

아침이 개운하지가 않으면 하루가 힘들다. (개운했던 적은 손에 꼽는다.)

오늘은 금요일인데 어제 새벽부터 비가 왔다. 요새 약 먹고 물을 그냥 있는 대로 들이키느라

새벽에 화장실만 5번 이상은 간다. 결국 잠을 잘 못 자는 셈이다. 그래서 어제 빗소리를 한참 들었다.

그러고 생각했다. '아 내일 아침엔 몸이 또 축 쳐지겠구먼' 항상 생각은 부정적인 것부터 떠오른다.

안 그러고 싶은데... 인간의 본능일까? 아니면 내 의지의 차이일까?


뇌는 생각하는 대로 하려고 한다는 말이 있다. 그래서 치료에 있어서도 긍정적인 생각이 중요하다고

하는 이유이다. 유튜브에서 많이 보기는 봤는데.. 참 실천하기는 어렵다.

이런 쪽으로 검색을 하다 보면 관련 영상이나 Shorts에 자주 보이는데 보통 강연자나 성공한 연예인들이

나와서 주절주절 얘기를 한다. 근데 멍하니 보고 있으면 짜증이 난다. 누가 몰라서 못하는가?

몸이 힘드니까 자꾸 주저앉게 되는 거지... 하지만 그들도 성공하겠다는 목표를 가지고 달려가는 거고

나도 회복하겠다는 목표를 가지고 달려 나가는 점은 똑같다. 그런 거 같다. 숙제해야 하는 거 알고

이따가 할 건데 자꾸 옆에서 보채고 혼내는 부모님 때문에 짜증이 나는 그런 느낌? 그래서 그 뒤로는

관련영상이 뜨면 과감히 넘겨버린다.


일주일을 동생과 함께 보내는데

아침에 아들을 조부모의 손에 보내고 약 먹고 지쳐서 헉헉대고 있으면 동생이 온다.

"오늘도....?"라고 물어보는 동생의 눈이 아련하다. 그런 동생의 눈앞에 스테로이드 약봉투를 흔들어 준다.

"여기 아직 남았어....." 지겨운 폐렴은 왜 이리 낫지를 않는지. 숨 좀 그만 차고 싶다. 오늘같이 습도가 높으면

힘들다. 집안일하면서도 헉헉대고 나가서 차 타는 것만 해도 벌써 지쳐버린다. 내가 날씨 탓을 이렇게 많이 하게 될 줄이야. 늙어서는 하게 되겠지 생각했는데 30대에 이래도 되는 건가!

그렇게 약이 천천히 내려가고 몸을 움직이는데 좀 편해지면 지쳐서 오전 잠을 자거나 (점심에 일어남)

오전에 해결해야 할 일이 있으면 바로 청소를 한 후 이른 점심을 먹으러 갔다가 볼일을 보고 돌아온다.

내가 볼일도 있고 동생이 볼일도 있는데 서로 공유하며 스케줄을 짠다. 그리고 웬만해선 외출을 꼭 넣는 편이다. 하루 종일 집에 있으면 기분도 더 다운되고 몸도 힘들다. 근데 나갔다 와도 몸이 힘들다. 어쩌라는 건지..


내 두뇌는 매일 싸운다.

표현하기 편하게 좌뇌와 우뇌로 얘기해 보겠다.


좌뇌 : 으 또 아침이야 오늘은 약을 잘 넘겨야 할 텐데

우뇌 : 미리 걱정부터 하지 마 기세로 치고 나가는 거야!

좌뇌 : 벌써 몸이 아픈 거 같아

우뇌 : 아니야 아침이라 몸이 덜 풀려서 그래 긴장 좀 풀어봐

좌뇌 : 저녁에 기침도 많이 했는데 폐렴이 더 심해진 걸까?

우뇌 : 엑스레이 찍으면 나오니까 걱정 그만해 어차피 지금 걱정해 봤자 해결될 건 없어

좌뇌 : 요새 좀 우울하고 하루도 고되고 그러네

우뇌 : 너 저번에 아들 조부모님 집에 오래 보냈다고 울고불고 안 했니? 정신 차려 육아를 하면 시간 금방 가

그리고 지금 너 힘든 거 약 때문도 있겠지만 근력이 없어서 그래. 운동이나 꾸준히 하려고 노력해.

좌뇌 : 우뇌... 혹시 너 남편이니? ㅋㅋ


근데 정말 실제로 머릿속에서 저렇게 왔다 갔다 떠든다.

하기 싫다 VS 해야 한다로 말이다. 평범한 사람들도 그렇겠지? 하지만 나는 별로 생각 없이 흘러가는 대로 살던 사람이었는데 아프고 나서 생각이 많아지고 겁도 많아지고 눈물도 많아지고.. 그냥 이런 거 다 그 자체만으로 날 지치게 하는 거 같다. 나 이렇게 약한 사람이었나. 남들도 각자 자기만의 힘듦을 안고 사는데 나만 징징대는 거 같기도 하다. 평범하게 살고 있었고 내 친구들과 같은 상황에 놓이면서(결혼, 육아 등) 서로 힘내라고 응원하며 살고 있겠지 싶었는데. 쩝. 씁쓸하다. 차라리 바쁘게 살고 싶다. 체력만 된다면 직장도 다녔을 텐데. 아쉽다. 지금은 집에서 바쁘게 살려고 한다. 장난감 정리며 옷 정리며 평소 맘에 안 들었던 곳 정리며 할 건 많다. 빨래 한 탕 돌리고 개키고 넣는대만 해도 시간이 은근 소요된다. 사방에 널린 게 일들이다. 힘내자 엄마야.

금요일 연재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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