아기를 좋아하는 인도인
언제부터인가 한국에서도 '노키즈존'이라는 단어가 들리기 시작했다. 잠깐의 논란이 있었지만 우리 사회에서는 어느 정도 노키즈존이 이해되고 용인되는 분위기인 것 같다. 인도 친구들과 저녁식사를 하면서 물었다. "한국에는 노키즈존이라는 개념이 있어서 식당이나 주요 시설이 노키즈존이면 아이들을 데리로 갈 수 없어. 너네도 이런 개념 있어?"
인도친구가 돼 물었다.
도대체 무슨 말을 하는 거야?
우리나라는 저출산율과 더불어 아기와 아이들이 환영받지 못하는 분위기의 사회로 나아가고 있는 것 같다. 확신은 할 수 없지만, 적어도 내가 생활하고 있는 환경에서는 그런 느낌을 강하게 받는다. 물론, 노키즈존의 취지와 목적을 이해하지만, 이러한 사회적 현상이 아이들의 자유와 아이들을 키우고 있는 부모의 자유를 제한하면 안 된다고 생각한다. 안타깝게도, 우리나라의 노키즈존은 아이와 아이부모의 자유를 제한하는 목적이 강하다.
인도에서 생활하는 동안 우리는 항상 환영받았다. 항상 해도를 데리고 다녔기 때문이다. 인도인들은 누구나 할 것 없이 아기를 보면 주변으로 와서 온갖 좋은 말과 칭찬으로 우리의 기분을 좋게 해 준다. 그리고 불편한 것이 있으면 도와주려는 노력이 가끔은 미안하기도 하고 부담스럽기도 하다. 그만큼, 아기들을 좋아한다. 사회적 분위기도 그렇다.
인도인들은 아기들을 좋은 기운의 상징으로 여긴다. 그렇기 때문에 어디에서든 아기가 있는 것을 행운으로 여기고 축복으로 생각한다. 인도 전역을 다녀본 것은 아니지만, 인도에서 5년간 생활하면서 노키즈존은 보지도 들어보지도 못했다. 인도에서 우리나라 뉴스를 보다가 알게 되었다.
노키즈존을 전혀 이해 못 하는 인도인
노키즈존에 대해서 인도인들에게 설명해 주었다. 공감은커녕, 개념조차 이해하지 못한다. 그 이유는, 인도사회에서는 있을 수 없는 일이기 때문이다. 물론, 인도에서도 키즈프리존(Kids free zone)이라는 것이 존재한다. 아이들이 들어올 수 없다는 것이 공통점이지만, 목적과 분위기는 전혀 다르다. 인도에서 키즈프리존이 적용되는 경우는 공식적인 자리인 경우이다. 예를 들면, 대통령이나 총리의 연설 또는 중요한 회의나 미팅 및 만찬 등과 같이 특별한 목적을 위해 행해지는 행사들에 한해서다. 우리의 '노키즈존'의 개념과는 전혀 다른 것이다.
가족을 중요하게 생각하는 인도인
인도사회에서는 여전히 가족중심적 사회의 성격이 강하다. 그래서, 대가족단위로 모여 살고 다 같이 이동하는 경향이 강하다. 한 집에 본인식구뿐 아니라 처가 식구도 같이 산다. 최근에는 아이들을 돌보는 목적으로 부모님들과 같이 사는 경우가 증가하고 있지만 어찌 되었든 가족을 정말 중요하게 생각한다. 그래서 사회에서의 대부분 행사나 식사자리는 가족을 중심으로 이루어진다.
환영받는 아기
우리가 해도를 데리고 호텔이나 식당에 가면 그곳의 주방장을 높은 확률로 만날 수 있다. 주방장은 해도를 위한 이유식을 준비해 주기 위해서 우리가 따로 요청하지 않아도 직접 다가와 물어본다.
"아기를 위한 이유식을 준비하려고 하는데 따로 원하는 것 있나요?"
우리가 해도를 데리고 여행지를 가면 그곳의 사람들로부터 관심과 배려를 받을 수 있다. 우리 부부가 따로 신경 쓰지 않아도 아기가 울 때 달래준다거나 아기 앞에서 놀아준다. 심지어, 선물을 주는 경우도 많다.
"아기가 너무 귀여워요. 아기 데리고 다니는 모습이 정말 대단해요"
우리가 해도를 데리고 모임에 나가면 그곳의 사람들은 서로 해도를 봐주려고 우리를 난처하게 만든다. 우리 부부가 편하게 식사를 하고 커피를 마실 수 있도록 돌아가면서 해도를 봐준다. 그들은 정작 해도를 돌보느라 식사를 하지 못하더래도 정말 밝고 즐거운 모습으로 해도를 봐준다. 진심이 느껴진다.
"아기가 있는 부부를 위해서 이런 건 당연해요. 걱정 말고 편하게 먹어요"
아기를 키우면서 분명하게 깨달은 부분을 하나 꼽자면, 아기를 키우는데 가장 중요한 것은 사회적 분위기라는 것이다. 경제력, 인프라, 환경 등 아기를 키울 때 필요한 다양한 요소들이 있지만 무엇보다도 부모가 아기를 편안하게 그리고 주변의 따가운 시선을 전혀 신경 쓸 필요 없는 그런 분위기를 의미한다.
감사하게도 모든 인도인들은 우리 부부와 해도를 반겨주었고 친절을 베풀어주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