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by 해피도리 Apr 30. 2024

나를 설레게 하는 ‘만촌이’

아빠의 편지

내 딸 해도의 태명은 '만촌이'였다. 우리가 임신한 곳이 만촌동이기 때문이다. 만촌이의 등장으로 우리는 하루하루 행복한 일상을 보냈다. 만촌이가 세상으로 나오는 그 날을 기다리며 매일같이 좋은 기운을 받으려고 했다.


나는 만촌이와 매일저녁 아내의 배꼽을 통해 소통했다. 그날 하루의 일상을 공유하며 우리는 조금씩 서로 만날 준비를 하였다.




만촌이에게 쓰는 편지


지역매거진을 통해 만촌이에게 편지를 썼다. 감사하게도 채택이 되어 매거진에 실렸고, 동네방네 자랑을 하고 다녔다.




7년간의 연애, 그리고 결혼한 지 3년이 되었다. 그리고 찾아온 ‘만촌이(태명)’는 우리 부부에게 새로운 삶을 꿈꾸고 가꾸어 나아갈 수 있는 소중한 기회를 주었다.


사실, 만촌이를 얼마나 기다렸는지 모른다. 지금도 만촌이가 이 세상에 나올 때까지 가슴을 설레며 하루하루 시간이 빠르게 지나가길 바라고 있다. 만촌동은 그런 의미에서 너무 좋은 동네이다.


온화한 날씨와 함께 매일 색다른 산책로는 건강하고 행복한 시간을 만끽할 수 있는 환경과 주민들과 자연스럽게 소통할 수 있는 분위기를 조성해주기 때문이다.


주말이면 동촌유원지에 걸어간다. 우리가 선정한 베스트 둘레길은 푸른 하늘과 맑은 공기를 따라 30분 남짓 걷다 보면 탁 틔인 금호강과 강 주변에 조성된 맛집과 카페, 그리고 귀여운 오리배들을 만나볼 수 있다. 유원지의 벤치에 앉게 되면 그 어느 명소도 부럽지 않을 정도의 경치와 분위기를 자아낸다.


이러한 분위기 속에서 우린 항상 ‘만촌이를 언제 만날 수 있을까?’라는 주제로 참 많은 대화를 했었다. 그리고 이제는, ‘만촌이를 만나면 어떤 삶이 펼쳐질까?’라는 질문을 서로 하며 행복한 기다림의 시간을 즐기고 있다. 만촌동에는 또 하나의 의미 있는 장소가 있다. 바로, 형봉이다. 형봉에 올라서면 만촌동을 한눈에 볼 수 있다. 단순히 마을 전경을 보는 것뿐만 아니라 드넓은 하늘아래 가지각색 펼쳐진 도시의 모습과 곳곳에 초록색으로 장식된 수풀은 사진을 찍거나 그림을 그리고 싶은 욕구를 불러일으킨다. 형봉에서 오르락내리락하면서 만나는 사람들과 인사를 나누다 보면 그날 하루는 행복한 느낌이 가득해진다.


내가 살고 있는 동네의 진면모를 알아보기 위해서 직접 걷다 보면 특별한 의미가 있는 곳들을 발견하게 된다. 그중 가장 최고는, 단연코 만촌동과 만촌이. 만촌이가 이 세상에 나오는 순간, 우리가 기억하는 만촌동을 만촌이와 함께 공유하면서 행복한 기운을 전해주려고 한다. 만촌동을 보금자리로 하고 있는 모든 분들에게, 감사함을 말씀드립니다.

All is well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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